“아동친화 도시란, 체험과 성장 위한 환경 설계”···연령별 놀이터도 必

국토연구원, 어린이를 위한 건강도시 가이드라인 제시
라펜트l주선영 기자l기사입력2023-02-12



지구단위계획수립지침 가이드라인(안) 활용 예시 / 국토연구원 제공


국내 어린이·청소년의 성장 수준은 키와 몸무게가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40년 동안 평균 체중이 급증했다.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1983년 대비 2021년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의 평균 신장은 약 9.17%, 여학생 평균 신장은 약 7.74% 증가했다. 평균 체중은 1983년 대비 2021년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은 약 56.46%(33.3㎏→52.1), 여학생은 39.18%(34.2㎏→47.6) 늘었다.

 

반면, 물리적으로 신체가 발달한 것과 달리 건강상태는 더욱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량 감소 등으로 어린이 비만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2006년 대비 2018년 중학생 전체 평균 비만율은 약 75%p(5.2%9.1%), 고등학생 평균은 약 86.4%p(6.60%12.30%)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어린이의 하루 60분 이상 신체활동을 권장하고 있고, 미국 스포츠의학회(America College of Sports Medicine: ACSM) 역시 비만 위험 감소와 심리적 안정을 위해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강조한다.

 

이에 이진희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어린이를 위한, 즉 아동친화적 건강도시란 단순히 신체활동 증진만을 목표로 하는 것을 넘어 어린이들의 주요 활동반경이 되는 공간을 안전한 체험과 성장을 위한 환경으로 설계한 도시라 정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어린이를 위한 건강도시 가이드라인이란 발간물을 통해, 어린이들의 주요 활동반경을 고려해 다양한 공간 위계 및 단위에 따라 적용 가능한 실효성 높은 계획 방향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들의 주요 활동공간은 놀이터 학교 근린 및 통학로 주거단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놀이는 어린이의 신체·인지·정서·사회성 발달을 촉진하며, 이를 통해 어린이의 지적 발달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으므로 놀이터는 어린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활동공간이다.

 

학교는 어린이들이 매일 모여서 학습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어린이들의 중심 활동공간이다. 이를 위한 통학로는 어린이들의 주요 이동이 일어나는 장소다. 따라서 학교 주변지역과 거주지에서 학교까지 이르는 통학로는 어린이들이 규칙적으로 방문해 가장 친숙한 공간이다.

 

주거단지는 어린이들의 이동반경을 고려할 때, 거주지 주변지역은 놀이활동이나 외부활동의 시작점이 되는 공간으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파트 거주비율이 높은 국내의 경우, 영아기나 유아기 어린이의 외부활동은 단지 내 외부공간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Handy et al.(2008)은 주거지 환경디자인이 어린이의 외부 놀이공간 이용과 그에 따른 신체활동 증진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파리 만들기 개념도 (출처: Faire le Paris des enfants et des familles. 

https://www.paris.fr/pages/faire-le-paris-des-enfants-et-des-familles-2934) / 국토연구원 제공


파리,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파리 만들기프로젝트 진행

 

해외 사례를 살펴 보면, 프랑스 파리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배려와 포용의 도시 만들기를 중요 가치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파리는 친환경적 도시 조성에 나섰다. 모든 형태의 오염에 대응하며, 녹지를 개발하고 자연 교육을 실시하는 등 가능한 수단을 활용해 어린이와 가족이 살기 좋은 도시를 조성한다.

 

주요 조치로는 오염 방지 계획을 수립하고, 30ha의 새로운 정원과 100ha의 지붕 및 파사드의 녹화 작업, 2만 그루의 나무 심기, 다양한 수종이 있는 녹색거리 조성, 교육 농장 개설, 각 학교에 채소밭 조성, 공공공간에 분무 시스템 및 40개의 음수대 설치, 천연 수영장 개장 등을 행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와 가족의 요구에 적합한 도시공간 구축을 하고 있다. 파리를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만들고, 교통 개선을 통해 공공공간으로의 접근성과 안전성을 제고하며, 주택 재고를 조정해 가족의 용도와 수요에 맞는 도시를 건설한다.

 

이를 위해 연간 1만 개의 신규 주택을 건설하고, 신규 주택의 60%는 가족을 위해 최소 방이 3개 이상 있는 형태로 공급하며, 빈 주택을 매입해 저소득 가정을 위해 시중보다 20% 낮은 임대료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파리시 7개 광장을 다용도로 개선하고, 4개의

새로운 장난감 도서관과 순회 장난감 도서관, 공공장소와 공원에서 어린이들에게 게임을 제공하는 어린이를 위한 거리를 운영하한다. 또 혁신적인 놀이터 개설, 학교 주변의 차량 속도 제한 등의 조치를 실시한다.

 

연령별 놀이터 설계 필요

 

놀이터 설계 시 연령별 놀이터 구분이 필요하다.

 

이진희 도시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네덜란드와 독일의 연령별 놀이터 구분 및 기준처럼 유아, 어린이, 청소년, 성인 및 가족 이용에 따라 거주지로부터의 거리나 규모, 설치된 시설이 차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거주지로부터 근처에 위치해야 하며, 비교적 단순한 시설을 포함해야 한다. 또 연령에 따라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시설에는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다양한 놀이를 경험할 수 있으며, 사회적 교류나 자유로운 놀이가 가능한 오픈스페이스는 공통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요소로 꼽힌다.

 

나이가 어릴수록 물이나 모래놀이 등 비교적 단순하지만, 촉감과 운동감을 함께 키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또 성장할수록 오르기나 공놀이, 암벽등반, 스케이트 등 기구를 활용해서 수행할 수 있는 놀이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또한 자연녹지나 자연환경과의 연계를 통해 어린이들이 주변환경과 교감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야하며, 나이가 들수록 수다나 또래와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요구된다.

 

나이가 어린 경우 보호자들을 위한 공간 역시 필요하다. 특히 독립 이동이 어려운 연령일 수록 유모차나 자전거 이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넓은 보도와 안전을 위한 바닥 등에 신경써야 한다.

 

놀이터와 주변과의 연결에 있어서도 나이가 어린 어린이가 주로 이용할 경우 주행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사고의 위험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가이드라인 활용방안

 

어린이들의 주요 활동공간에 대한 정비사업, 개발사업 등과 정책에 폭넓게 이용될 수 있다. 하지만 각 사업 및 정책의 정책입안자 및 설계자 등이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사업의 특성에 맞춰 재가공돼 사용돼야 한다.

 

예를 들어 신도시를 포함한 공공주택지구의 경우, 어린이를 위한 건강도시 개념이 사업지구의 개발 방향 설정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포함돼야 하므로 도시공간에 실현시킬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지구별 지구단위계획수립지침에 명시돼야 한다.

 

점검항목으로는 단지 내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녹지공간 조성 단지 내 산책로의 접근성을 높게 설계 단지 내 다양한 연령이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도로 설치 단지 내 다양한 예술작품 설치 등이다.

 

또한 주거단지 내 놀이터 확충을 목적으로 이 가이드라인()을 활용하는 경우, 그에 맞춰 구체적인 놀이공간 조성 및 놀이기구 설치 기준이 작성돼야 한다.

 

그 예로, 단지 내 산책로를 낙상에 대비해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재질로 포장 단지 내 산책로를 유모차가 함께 이용 가능하도록 폭원 확보 연령별 이용 시 구분이 되도록, 자전거도로 색상을 차별화 다양한 색상, 촉감, 높이, 향의 식물을 산책로 주변에 식재 놀이시설로 이용 가능한 흥미로운 시설물 설치 등이다.

 

이진희 도시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가장 어린 단계를 목표로 하는 환경설계의 경우, 거의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놀이터의 놀이시설은 연령별로 구분을 하거나 공간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행정안전부는 2023년판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 매뉴얼가 발간·배포했다. 매뉴얼에는 놀이시설의 설치·등록·안전검사, 배상책임보험가입 및 안전관리자 교육 등 법령에 흩어져 있는 의무사항과 업무처리 방법을 정리해 알기 쉽게 서술돼 있다. 또 어린이놀이시설 안전업무를 맡은 공무원을 위해 법령에 따른 행정처리 절차와 방법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네덜란드와 독일의 연령별 놀이터 구분 및 기준 (출처: 한국토지주택공사 2020, 29.) / 국토연구원 제공

_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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