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쿠웨이트 국립박물관과 그랜드 모스크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3-06-16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36


아랍의 석유 왕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편 - 22

쿠웨이트 국립박물관과 그랜드 모스크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이번 답사는 날씨가 계속 흐리고 비가 잦아 장마같은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늦가을처럼 춥네요.

일기가 불순하여 옥외 활동은 곤란하다고 판단되어 National Museum으로 설계 변경을 하였습니다.

박물관은 숙소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지만 우천으로 택시를 이용했습니다.













정원을 중심으로 4개의 건물들이 에워싼 중정(Patio) 구조랍니다.

정원(중정)이라기보다 광장이나 마당이란 표현이 더 적합하겠네요.

건물들은 다리를 통해 서로 연결됩니다.

중정의 투명한 알루미늄 지붕이 인상적이네요.

건축계획과 설계는 1960년 시작되었지만, 건물은 '81년 착공하여 '83년에 완공하였답니다.

3개의 건물은 상설전시관, 나머지 한 건물은 강당과 관리사무실이라네요.











이번 답사에서는 의외로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관람하게 됩니다.

아랍 문화에 대한 궁금함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날씨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됩니다.

















이슬람 문화권의 생활도구와 양식 등 다양한 내용들을 구역별 주제를 나누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서구나 우리와는 색다른 문화권이라 신기하네요.

깊이 모르고 관심도 적은 처지라 그냥 살펴보고 기록해봅니다.

혹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평일이라 그런지 방문자가 우리밖에 없나봅니다.





















암실같은 미로를 따라 한바퀴 돌고 다시 중정으로 나왔습니다.

아직도 궂은 날씨에 비는 계속됩니다.

날씨가 맑아지길 기대하며 또 다른 전시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곳은 그림들이 많네요.

설명을 들어야 이해가 쉬울 텐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수 많은 그림들을 만났습니다.

기록된 것은 식물들의 세밀화가 대부분이네요.

역시 직업이나 전공을 속일 수 없음을 증명해줍니다. 

70년대 초반, 필자가 진주농림고등전문학교 임업과 재학시절 청량리 홍릉 앞에 있는 중앙임업시험장(현 산림청 산림과학원)에서의 생각이 납니다.

매일같이 일과 후에 도서관을 찾았답니다.

흑백으로 된 한국수목도감을 빌려(실습생이라 대출이 불가함) 그림과 설명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필사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그 시절은 복사기가 없었지요. 지칠 줄 모르고 열정을 쏟는 시골 학생이 애처로웠던지?

한 달 여 실습이 끝날 즈음 도서관 직원께서 똑같은 책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 도감은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지요.

그 시절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답니다.























박물관에는 쿠웨이트 왕족인 Al-Sabah 집안의 소장품을 비롯하여 세계적 수준의 이슬람 문물들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인근 Failaka Island에서 출토된 청동기 유물과 19C까지 쿠웨이트에서 가장 중요했던 생계수단인 진주조개를 채취하던 잠수부에 관한 유물이 매우 소중하다네요.

1990년 걸프전 때 이라크에 의해 파괴와 약탈 등 손실이 많았으나 꾸준한 노력으로 복구하였답니다.

아랍 걸프만 거리에 접해있는 바다 쪽은 약간의 정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쿠웨이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이슬람사원입니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며, 1979년 착공하여 1986년에 완공되었답니다.

부지 면적 45,000㎡, 건물면적이 20,000㎡인데 주예배실이 5,300㎡로 남자 1만 명이 동시에 예배가 가능하다네요.

출입문이 21개, 144개의 유리창을 통해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구조랍니다.

















무슬림이 아니면 안내를 받아 관람이 됩니다.

관람객을 위한 대기 장소가 영빈관 수준이네요. 차와 다과 및 기념품까지 제공합니다. 

대기실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주변 정원을 감상하다가 정해진 시간에 맞춰 가이드 투어가 진행됩니다.

실내 분위기는 물론, 옥외 공간의 뜰도 아주 고급스럽고 정갈하게 가꾸어져 있습니다.

정원에 도입된 분수와 수경시설도 이슬람 분위기네요.















옥외 중정을 지내 예배실로 들어가기 이전에 전시공간을 경유합니다.

9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성전용 예배실도 있답니다.

오늘은 날씨가 궂어 가이드 투어는 저 혼자네요. 

검정색 차도르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중년 여성은 아주 친절하게 이곳저곳의 공간들을 안내하여 주었습니다.

규모 있는 도서관과 5층으로 된 주차빌딩도 갖추었네요.

























그랜드 모스크는 이슬람 전통의 건축양식을 따르되, 현대적 건축기법을 충분히 활용하였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외관은 장엄하고 실내는 아주 밝고 화려합니다.

건축물 외부는 다양한 색감의 자연석으로 마감하였습니다.

한편 내부는 양질의 대리석과 자연소재를 섞어 사용했다네요.

벽면은 다채로운 색상의 모로코산 타일로 섬세하게 장식하였답니다.

이슬람 건축의 벽면 타일은 매우 섬세하고 화려하지요.































궁전같이 넓고 화려한 이방 저방을 조심스럽게 누비며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웅장함과 섬세함를 함께 간직한 분위기에 압도됩니다. 

실로 대단하네요.

나의 감동하는 표정과 열정적으로 기록하는 모습에 마음이 통했는지, 일반인들의 출입이 쉽지 않은 VIP실까지 안내받는 행운이 따랐습니다.













이토록 웅대하고 화려한 공간에서 나홀로 투어룰 한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황홀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형용할 수 있는 수단의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오늘의 날씨 덕분에 박물관과 그랜드 모스크에서 새로운 감동의 순간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모스크의 천정과 벽면을 오래도록 잘 간직하고 싶습니다.

오늘 출국하여 7월 5일까지 모로코와 파리를 답사하게 됩니다.

목적 달성을 이루고 잘 다녀오겠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드림.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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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hul1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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