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선 조경가의 삶 담은 ‘땅에 쓰는 시’ EBS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

EIDF2023, 다양한 주제의 상영작 10개 섹션, 35개국 56편 준비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23-08-03

정영선 조경가의 삶과 철학이 담긴 다큐멘터리 ‘땅에 쓰는 시’ 스틸 컷 / EIDF 제공

“우리 삶에 자연을 끌어들이고 공원을 디자인하는 ‘조경가’라는 직업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경가란 자연과 공간 속 생명력을 디자인하여, 우리 삶과 자연이 회복되도록 노력하는 사람이다. 82세 정영선은 조경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여전한 현역이다”

정영선 조경가의 삶과 철학이 담긴 다큐멘터리 ‘땅에 쓰는 시’가 ‘제20회 EBS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2023’)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EIDF2023’은 EBS가 주최하고 고양특례시가 후원하는 영화제로,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35개국 56편의 작품을 고양특례시와 서울시 종로구 일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EIDF2023는 20주년을 맞이해 ‘모두가 즐기는 영화제’를 위해 개·폐막식 또한 초청인에 한정된 행사가 아닌 특별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한 지상파 방송편성으로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영화제를 열고 닫을 예정이다.

‘땅에 쓰는 시’는 대한민국 1호 여성 조경가이자 선유도공원이란 아름다운 정원을 우리에게 선물한 정영선 조경가를 조명하며, 집 앞마당에서 무덤까지, 한강의 샛강, 선유도 공원, 강원도 고성산불의 환경복원 영역까지 맡는 조경가(Landscape Architect)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전히 호미를 들고 전국을 누비는 정영선 조경가는 자신 작품의 근원이 한국의 자연, 본연의 모습이라고 강조해왔다. 한국의 도시는 고성장, 고효율을 목표로 수많은 난개발이 진행됐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공공 조경프로젝트를 담당하며 한국 개발사와 함께했다. 건축을 위해 파헤친 경관을 녹색으로 덮고 조용히 나무와 꽃을 심는 일로 치부됐던 한국의 조경을 평생 굳건히 지켜왔다.

그녀가 은퇴를 잊고 아직도 작업에 매진하는 이유는 여전히 꿈꾸고 있는 한국적 경관의 동시대적 복원 때문이다. 한국적 경관의 복원이란 가장 좋은 모습을 찾아, 남길 것은 남기고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래야 아름다운 자연이 후세에게 전달될 것이라 믿는다. 기업 회장들과 저명한 건축가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실력을 증명해냈던 그녀는 책상 위에 놓인 두 살 손자 사진을 바라보며 스케치를 하는 우리네 정겨운 할머니다. 한국의 경관이 사람들과 건강하게 연결되길 희망하며, 그녀는 오늘도 땅 위에 시를 쓴다.

정다운 감독은 “그녀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등 한국 개발사와 함께했고 제주에서 파주까지 전 국토에 걸쳐 작업했다. 집 앞 정원부터 묘지의 한 그루 나무까지 그녀의 작품은 우리 인생을 관통하는 삶의 정경을 보여준다. 그녀의 시간은 난개발의 칼날을 다독이며 우리 산야의 아름다운 본질을 지켜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했다. 여전히 회복보다 개발을 추구하는 한국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한국적 경관의 복원이라는 희망을 심고 있는 조경가 할머니의 꿈을 통해 더이상 잃으면 안 되는 오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EIDF2023’ 프로그램 섹션 중 지난 EIDF를 돌아보는 ‘20주년 회고전’도 주목할만한 요소인데, 해당 섹션에선 그 간 EIDF에서 큰 사랑을 받았거나 의미가 깊은 작품을 다시 선보이게 된다.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아쇼’나 작년 EIDF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던 ‘넬리와 나딘’ 같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 특히 EIDF에 꾸준한 애정을 보여주었던 시청자 및 관객들에게는 보다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긴 단절의 시간을 지나 엔데믹 상황에서 개최되는 이번 영화제는 관객들의 심화된 감상과 즐거운 체험을 도울 수 있는 ‘비욘드 더 필름’, ‘여성의 시선: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다’, ‘전쟁과 다큐멘터리: 진실과 기억의 조각들’, ‘가드닝 클래스’ 와 같은 대면 행사 프로그램들이 예정되어 있어 EIDF를 찾는 관객들에게 몰입도 있는 현장 참여 기회를 선보이게 된다.

다큐멘터리의 진입장벽을 낮추어 장르의 대중화를 위해 20년간 달려온 EIDF는 올해도 우수한 다큐멘터리 작품들로 가득 찬 라인업으로 지상파 방송, 극장 상영, 야외 상영, 오프라인 이벤트, 자체 온라인 VOD 서비스 D-BOX로 구성되어 영화제를 즐기고 싶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영화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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