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라바트의 도심공원과 식물원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4-01-05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62


모로코와 파리편 - 19

라바트의 도심공원과 식물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오늘 소개하는 수도 라바트의 도심공원과 식물원 그리고 광장은 답사 스케줄에 있던 곳이 아닙니다.

도시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살피다 우연히 만나게 된 곳이랍니다.

필자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성격의 공간들에 해당하지만, 지도를 비롯한 자료들을 접할 수 없었답니다.

이러한 곳들을 만나는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닌 것 같네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반드시 있다고 하였습니다. 


















모로코는 절대 권력을 장악한 국왕이 통치하는 국가입니다.

이 공원에도 ‘Hassan’이라는 이름이 들어있습니다.

공원은 트램이 다니는 ‘하산 2세 거리’에 맞닿아 있으며, 라바트 빌 중앙역 근처에 위치합니다.

즉, 구도시와 신도시의 경계에 해당됩니다.

시민들의 접근성을 고려한 배려라 생각되네요.















공원은 서구의 도시공원과 비슷한 분위기로 느껴집니다.

많은 시민들이 즐겨찾는 여가 쉼터로 이용되는 듯 하네요.

공원은 조성된 지 오래되어 나무들이 빼곡하고 우람하게 성장하여 울창한 숲을 이룹니다.

오가는 시민들의 행태를 보아도 공원은 이미 안정된 분위기로 느껴지네요.

그늘이 있는 도심 속 숲에서 쉬는 모습이 편안해 보입니다. 
















이 공원은 8ha(약 24,000평) 규모로 1924년 조성되었고, 2018년 재정비를 하였답니다.

산책 동선을 따라 구석구석을 살펴봅니다.

그늘 쉼터가 가장 인기가 좋네요.

어린이 놀이공간을 비롯하여 다양한 편익시설들이 있습니다.

식물들도 다양하네요. 지중해 지역의 올리브, 호주 원산의 유칼리나무, 남아프리카 원산의 알로에와 파피루스도 크게 자란 모습입니다.













도시공원은 그 규모나 시설 못지 않게, 위치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공원이야말로 도시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이 기대되네요. 

많은 시민이 오가다 쉽게 들릴 수 있는 장소로 보입니다.

이곳 역시 개방되지만 튼튼한 경계 울타리가 있습니다.

치안 등 유지 관리상 이용 시간을 통제하나 봅니다.

공원내 녹지에는 아이비 등 지피식물을 피복하였네요.

거리에서 보다 숲이 울창한 이곳이 훨씬 시원함을 느끼게 됩니다.

입지 여건이 꼭 서울의 파고다공원처럼 느껴지네요.

세련됨이나 새로움은 없다지만, 손때 묻은 가구처럼 편안한 정서가 흐르는 곳 같습니다.



















이곳은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한 라바트 최대의 식물원이랍니다.

식물원은 17ha(약 5만여 평)규모입니다.

도심으로 통하는 중앙로를 사이에 두고 양측으로 나뉘어져 있네요.

1914년 조성하였답니다.

본 식물원은 미래 도시의 확장과 개발을 고려한 차원에서 입지가 검토되었답니다.

서구의 많은 정원이 약초원이나 식물원에서 시작되었지요.

이곳 역시 Jardin(Garden)과 Botaniques(식물원)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도시공원에 가까운 규모와 성격, 이용행태를 엿볼 수 있답니다.

야자수류를 비롯하여 고무나무나 태산목, 벤자민, 바나나 등 열대수종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식물원과 수목원, 정원과 공원이 혼돈되는 처지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원이 이들 모두를 포용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정원이 압도적으로 선호되는 사회적 현상에 그 누구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듯 합니다.

공원이나 조경이란 용어마저도 정원이 잠식한 것 같은 현실로 느껴지지요.

용어의 정의는 분명해야 할 것이며, 그 선택은 매우 중요하지요.

















식물원의 중심축은 입구 광장의 분수와 주동선 중심으로 이어지는 수로입니다.

수로는 이슬람 문화의 산물로 여겨지네요.

강수량이 적고 태양이 강렬한 기후 환경적 특성을 고려하면 지극히 바람직한 귀결로 여겨집니다.

열대와 사막기후대, 지중해 연안에 서식하는 수종들이 대거 망라되어 있답니다.

















권역별로 다양한 주제의 식물군이 선보입니다.

더운 지역이라 터널 등 그늘이 될 수 있는 식재기법들이 자주 등장하네요.

실내에도 식물들의 특성과 기능을 알려주는 요소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곳이 도심공원보다 여유롭고 풍성하지만, 이용자는 극소수입니다.

공원에 딸린 별도의 주차장 시설이 없는 게 유럽처럼 특이하네요.

























‘Place Moulay Hassan’이란 이름의 도시 광장입니다.

이곳 역시 지나치다가 우연하게 발견하였답니다.

대박이지요.

일본 도쿄의 중심가(신주쿠역에서 도쿄도 청사로 통하는 중간에 위치)에 있는 ‘Sunken Plaza’와 비슷한 성격이고 규모로 보이네요.

이곳은 그늘시설이 절실합니다.

주변보다 2층 높이 정도 낮게 조성된 광장이지요.

직사광선을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였습니다.

무미건조한 도시에서 이 정도의 시각자원도 흔치 않을 겁니다.

모양이나 색상이 시각적으로 매우 특출납니다.

눈길을 사로잡네요.

숙소에서 도보 15-20분 거리라 세 번이나 이곳을 찾았답니다.






















배치도나 구조물 도면이 없기에 반복된 듯한 이미지를 싣습니다.

광장에서는 도시 소음이 거의 없지요.

동경에서는 도시 소음을 상쇄시키기 위한 계단식 폭포를 도입하였지요.

그늘 쉼터로의 기능도 좋지만, 시각자원으로서의 역할도 더욱 기대됩니다.

‘Moulay Hassan’은 2003년에 출생한 모로코 왕국의 왕세자랍니다.

현재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의 장남이지요.

그는 할아버지 ‘하산 2세’의 이름을 따서 지었답니다.

훗날 그가 왕위에 오르게 되면 ‘Hassan 3세’ 국왕이라는 칭호가 부여될 것으로 예상된다네요.

특이하고 생소한 구조물이라 비슷한 이미지를 다수 올려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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