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평론] 프랙탈 미학의 공간으로 그려내는 건축풍경 전략 : 원림건축의 발현

건축가 손명문의 한옥건축, ‘헤리티지 유와’ 평론 – 4
라펜트l조세환 명예교수l기사입력2024-01-24
조세환 한양대 명예교수의 경관평론 - 4


건축가 손명문의 한옥건축, ‘헤리티지 유와’ 평론 
신한옥 원림건축의 세렌디피티(Serendipity) 미학 읽기 - 4


프랙털 미학의 공간으로 그려내는 건축풍경 전략

 : 원림건축의 발현





_조세환 경관평론가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사)한국조경학회 고문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IV. 프랙털 미학의 공간으로 그려내는 건축풍경 전략 : 원림건축의 발현


건축가 손명문의 신한옥은 ‘ㅜ’자형과 ‘ㅁ’자형 등 두 가지 스타일의 건축평면 도입과 이들의 조합을 통해 오묘한 한옥건축물의 배치를 그려낸다.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손명문의 이 낯설고 놀라운 평면형 도입과 배치의 조합을 특히, 자연의 형태와 작동의 질서를 상징하는 ‘프랙탈(Fractal)’4) 관점에서 읽고 해석해 낸다. 뿐만이 아니다. 단순히 기계처럼 읽고 해석하는 차원을 넘어 손명문 표 ‘프랙탈 미학의 건축(Architectural Aesthetics of Fractal)’으로 명명하는 즐거움까지 누린다. ‘정자형 대문’을 지나 ‘유와’의 중심부를 남북으로 종단하며 한옥단지를 동서로 갈라놓는 돌담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면 오른쪽인 서쪽 편에 ‘ㅜ’자 형태의 건축평면을 가지는 한옥 세 채가 나란히 병렬로 놓여 있다. 이 한옥들은 여행객들에게 돌담 골목길의 수려한 풍경체험을 하는 동안 반복되는 요철(凹凸)의 건축 형태와 그로부터 외부에 빚어지는 공간을 통해 정갈한 질서의 리듬감을 느끼게 한다. 이 리듬감은 돌담 골목길 풍경에 더하여 원 플러스 원의 배가된 낙(樂)의 기운을 느끼게 함직도 하다. 유클리트 기하학 기반의 형식미학적 관점으로 본다면 아마도 건축가 손명문은 이 정갈한 리듬이 주는 질서의 아름다움을 그리려고 노력했을 법하다.


‘ㅜ’자형 한옥 평면의 프랙탈 미학의 디자인

하지만 필자는 이 ‘ㅜ’자형 한옥의 평면에서 프랙탈 패턴을 보았고, 특히 이 패턴이 병렬로 이어지는 연속적 배열에서 ‘프랙탈 건축의 미학’을 읽어낼 수 있었다. 한옥에서 ‘ㅜ’자형의 평면이라니! 쉽게 볼 수 있는 평면이 아니다. 왜 건축가 손명문은 뜬금없이 ‘ㅜ’자형 평면 디자인의 카드를 날렸을까? 필자는 여기에 적어도 휴(休)를 품어내기 위한 4가지 차원의 디자인 전략이 숨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첫째 차원이 앞서 얘기한 골목길을 걸으며 요철(凹凸) 공간의 정갈한 리듬의 질서부여를 통해 방문객의 활달한 마음의 행보, 즉 낙(樂)을 이끌어낼 수 있는 대목으로 분석했다. 둘째 차원은 보다 더 근본적인 것으로 ‘ㅜ’자형 건축평면에 대한 의혹인데 이 특징적 평면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속속들이 건축 지혜의 산물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셋째 차원으로 넘어가면, 전통한옥의 마루 형태 중에서 ‘누(樓)마루’라는 형식의 기능을 차용해 왔다는 것이다. ‘누(樓)마루’는 건물을 등에 짊어진 툇마루의 끝단에 단을 올려 다소 높고 넓은 공간적 감각의 장소를 만들어 마치 높은 정자 또는 누(樓)의 기능과 툇마루가 결합된 듯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구조물이다. 누마루는 건축물(채)를 뒤지고 앉아 있어 전방과 좌우 방향을 향해 삼면으로 시야가 툭 트이게 되어 있는 한옥 특유의 구조물로 평가된다. 이곳은 집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폭넓게 자연을 즐기고 시를 짓는 등의 풍유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특히, 자연과 폭넓게 교감할 수 있는 장소의 기능을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곳이다. 손명문은 절묘하게도 ‘ㅜ’자형 한옥 평면을 구상함으로써 이 누마루의 개념과 기능을 건물 실내공간으로 차입하는데 성공하였다. ‘ㅜ’자형 평면에서 아랫부분 기둥과 좌상부의 가로획 부분 건축물에 ‘누마루’ 기능을 들여와 휴식과 놀이 기능의 실내공간(각각 거실과 풀(pool) 등. 그림 8, 9)으로 디자인하고, 또 이 공간들로부터 골목길 방향의 외부공간으로 270도 시야가 트이도록 함과 동시에 외부(자연)공간과도 물리적으로 상호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도록 벽면(Wall)을 개방할 수 있는 구조로 디자인했다. 당연히 휴(休), 낙(樂), 기(氣)의 원림건축 효과를 최대로 얻기 위한 전략적 복선이다. 마지막 차원으로서 여기서 더 눈여겨볼 대목은 이 ‘ㅜ’자형 한옥의 평면 배치로 인해 그 외부공간 역시 역 ‘ㅜ’자형 평면공간으로 형성됨으로써 이 건축물과 맞물려 외부공간 역시 ‘ㅜ’자형의 패턴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결국 ‘ㅜ’자형의 한옥 평면은 돌담 골목길 방향을 향해 철(凸) 형태의 건축평면으로 앉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일(一)자 형이나 역 기역(ㄴ)자형 건물보다 같은 평면적을 가지면서도 더 넓은 표면적, 또는 둘레길이를 가지게 된다. 이 마술이 바로 자연이 가지고 있는 형태적 특성인 프랙탈(Fractal)의 원리, 그 원리를 적용한 디자인으로서 프랙탈 미학(Fractal Aesthetics)의 진수에 해당되는 것이다. 건축가 손명문은 한옥건축에 이 미학의 원리를 적용하여 여행객이 입실하였을 때 시각적으로 탁 트이고, 공간적으로 더 크고 풍부한 정원을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것은 한옥호텔 ‘유와’가 품어야 하는 휴(休)의 유전형질이 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공간 인프라를 구축하는 디자인 마술로 해석될 수 있다. 결국, ‘T’자형 한옥 평면으로 이루어지는 3개의 실내공간 중 2곳(그림 8, 9)에 각각 누마루 기능과 유사한 거실(Living Room)과 풀(pool)의 기능을 앉히고, 이 공간들에서부터 3방향 270도로 외부공간(정원공간)을 향해 시각적으로 열어놓음으로써 마침내 실내공간과 외부공간이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휴(休)와 낙(樂)의 기능을 최대로 살릴 수 있게끔 디자인한 것이 된다.

하지만 손명문이 ‘ㅜ’자형 한옥 평면으로 만든 프랙탈 미학의 디자인은 이처럼 단순히 휴(休)와 낙(樂)의 기능을 담을 수 있도록 실내공간을 디자인하고 외부를 향한 시야만 열어 놓은 것으로 끝나는 것 같진 않다. 자연은 모든 물체가 상호 연결되고 에너지가 흐르도록 디자인된 초연결(Super Connection)의 존재다. 그렇듯이 이 ‘ㅜ’자형 한옥이 좌우로 병렬되어 연결되고 전개될 때 자연에서 비롯되는 프랙탈 패턴이 주는 최대의 가치를 누릴 수 있다. 즉 ‘ㅜ’자형 한옥 평면이 좌우로 병렬되어 연결되고 연속될 때 결과적으로 비롯되는 철(凸형)으로 이어지 둘레의 공간건축(Space Architecture)(그림 13)은 凸凸凸 패턴처럼 연결되어 그 규모와 가치는 배가 된다.

손명문의 프랙탈 디자인 마술의 극적 효과는 여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프랙탈 패턴으로 더 크고 넓은 공간건축의 인프라를 구축한 뒤 여기에 기품 있고 생생한 대자연의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이처럼 건축에서 대자연을 공간건축으로 그려낼 때 건축은 메마르고 건조한 인공의 건축이 아니라 풍요롭고 아름다운 생명의 건축이 된다. 손명문은 이처럼 건축 속 자투리땅처럼 화장된 ‘건축정원(arden in Architecture)’을 넘어, 풍부한 자연 속에 건축이 스며드는, 이른바 ‘원림건축(Architecture of Forest Garden)’이란 이름의 혁신의 건축을 개척해 냈다. 손명문이 세운 이 혁신 디자인 전략의 이유와 목적은 명백하다. 한옥건축 ‘유와’에서 휴(休)와 낙(樂)과 기(氣)의 문화유전형질을 품을 수 있는 최적의 건축 표현형으로 발현시키기 위한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의 열정과 집념 이상 다름 아니다.

한편 생각하면 전통 한옥 패턴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ㅜ’자형 건물 평면이라니! 그 낯섦에 어색하여 어쩌면 궁색하게 여겨질 수도 있고, 또 그로부터 얼마나 많은 건축가들로부터 비난 아닌 비난으로 회자될 수도 있을까 싶다. 하지만 필자는 역설적으로 한옥호텔 ‘유와’에서 ‘ㅜ’자형으로 빚어지는 ‘공간건축(Space Architecture)’의 다양성, 횡적 배열로 그려지는 풍부한 공간건축이 만들어 내는 ‘프랙탈 건축(Fractal Architecture)’, 그로부터 연출되는 ‘원림건축(Architecture of Forest Garden)’의 미학이야말로 손명문표 신한옥 건축 디자인의 혁신 아이콘으로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림 8. ‘T’ 자형의 기둥 부분에 해당하는 공간


그림 9. ‘T’ 자형의 날개 부분에 해당하는 공간


그림 10. ‘ㅜ’자형 한옥에 의한 공간건축(Front Garden)


그림 11. ‘ㅁ’자형 한옥 평면의 셋 프론트를 통한 공간건축(Back Garden)


‘ㅁ’ 자형 한옥 평면의 프랙탈 미학의 디자인

손명문의 프랙탈 미학의 마법적 디자인 전개는 ‘ㅜ’자형 한옥 평면의 도입에서 끝나지 않는다. 돌담 골목길의 동측 한옥군에는 또 다른 스타일의 풍부한 ‘공간건축’ 창출 기법으로 공간의 프랙탈 효과를 극대화하는 디자인 전략을 선보인다. 지금부터는 한옥에서 너무도 평범한 스타일의 ‘ㅁ’자형의 평면에서 어떻게 손명문이 프랙탈 미학적 디자인의 ‘공간건축’ 짓기 차원의 마법을 부리는지 분석하는 단계로 들어가 본다. 전통한옥에서 ‘ㅁ’ 자형의 평면의 공간건축적 중심은 보편적으로 가운데 있는 네모진 형태의 마당 즉, 중정(中庭)이다. 손명문의 디자인에서도 이 부분에서는 특별한 이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건축가 손명문의 프랙탈 미학의 디자인적 적용은 이 중정공간의 보편성을 넘어서는 특별한 디자인 마법을 선보인다. 놀랍게도 그는 ‘ㅁ’자 형태를 구성하는 한옥의 건물 채를 중정의 중심을 향해 구심력을 작용시켜 셋 프론트(Set-Front)시킴으로써 ‘ㅁ’자 형태의 채 바깥쪽으로 폭넓은 ‘공간건축’의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그림 9) 셋백(Set-Back)이 아니라 셋 프론트(Set-Front)라니! 놀라운 상상력의 발휘다.

대지 위에 놓이는 건축공간(Architectural Space)을 공간건축(Space Architecture)으로 상쇄(Trade-Off)시키는 상상력은 매우 과감한 디자인 전략이다. 건축분야에서 결코 예사스러운 일이라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건축주는 한 뼘이라도 땅을 더 건축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욕심 아닌 욕심이 있음을 떠올리면 이처럼 건축공간을 공간건축으로 과감하게 전환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우리는 상식으로 알고 있다. 건축가 손명문의 생각 속엔 그만큼 이 공간건축의 중요성이 건축공간에 못지않게 다가왔음을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유는 여행객들에게 한옥호텔 ‘유와’에서 휴(休)와 낙(樂)의 유전형질이 발현되는 묘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일 게다. 이제 ‘ㅜ’자형의 한옥 평면의 도입을 넘어 ‘ㅁ’자 형태의 채에서 셋 프론트(Set-Front)를 통해 채의 후면 공간에 독자적인 공간건축을 구축함으로써 각 방마다 독자적으로 생명의 자연으로 점철된 정원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주기 위한 창의적 디자인을 읽어내 본다.


그림 12. 체크 인 센터 주변의 공간건축과 연결·소통됨

그림 13. 객실(1) - 공간건축을 향해 열려 있는 객실 풍경

그림 14. 객실(2) - 공간건축을 향해 열려 있는 객실 풍경

그림 15. 객실(3) - 공간건축을 향해 열려 있는 객실 풍경

일반적으로 건축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셋 백(Set-Back)을 사용한다. 건물을 뒤로 물림으로써 건물의 앞쪽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제한된 부지 안에서 중정(마당)이 형성되도록 하는 한옥건축에서는 중정(마당)은 공적이고 공개적인 공간이기에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될 수 없다. 손명문이 한옥호텔 유와 건축에서 ‘ㅁ’자형의 한옥 평면을 도입하며 객실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확보와 함께 휴(休)와 낙(樂), 기(氣)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건축(Space Architecture)을 구축하기 위해 설정한 디자인 전략이 바로 셋 프론트(Set-Front)다. 그는 ‘ㅁ’자형의 채를 구심력으로 중정(마당)을 향해 압축시키고 원심력으로 채의 뒤쪽 공간을 넓힘으로써 마침내 채의 뒤편에 공간건축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성공한다. 객실마다 사적공간으로서 후정(Backyard Garden)이 마련되는 탁월한 디자인 전략으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여행객들이 머무는 객실마다 개별적으로 후정(그림 9)의 공간을 구축하면 이 공간들은 ‘ㅁ’자형의 채의 뒤편을 따라 자연스럽게 연결되게 되어 있다. 그럼으로써 마침내 ‘ㅁ’자형 채의 외곽을 따라 길게 연결되어 하나의 연속적 정원공간으로 통합된다. 한옥호텔 ‘유와’에서 이때 이 정원들은 작은 개별 정원으로서의 존재감을 넘어 한옥과 한 몸 되어 마침내 개별로서의 ‘건축정원(Garden in Architecture)’을 넘어 전체적으로 자연 속에 건축을 품는 ‘원림건축(Arcitecture of Forest Garden)’으로 거듭나게 된다. 표면의 둘레길이와 표면적을 넓히는 자연의 프랙탈 기하학이 또다시 건축미학으로 탄생하는 순간이다.


그림 16. 낙(樂)의 정원, 일명 불멍의 정원

그림 17. 파티오 정원


마침내 빚어지는 스토리텔링의 원림건축

건축가 손명문은 이처럼 ‘ㅜ’자형과 ‘ㅁ’자 형태의 한옥 채의 도입과 여기에 프랙탈 미학의 건축 디자인을 통해 다양한 스케일과 양상의 ‘공간건축(Space Architecture)’과 ‘오브제 건축(Object Architecture)’의 완성을 이뤄냈다. 공간건축은 마침내 ‘정자 아닌 정자’와 그 주변 좌우편을 둘러싸는 ‘입구정원(Entrance Garden)’(그림 2)과 ‘낙(樂)의 정원(Delight Garden, 일명 불멍의 정원’(그림 6, 16), ‘ㅜ’자형 한옥의 ‘앞마당 정원(Foreground Garden)’(그림 12), ‘ㅁ’자형 한옥의 후정(Background Garden)(그림 10)과 파티오 정원(Patio Garden)(그림 17), ‘돌담 골목길 정원(Footpath Garden)’(그림 3), 그리고 돌담 골목길의 남단 끝에 있는 한옥호텔 ‘유와’의 숨겨진 비밀병기인 ‘비밀의 정원(Secret Garden)’(그림 18) 등 다양한 정원 구축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 모든 정원들이 연결되고 확장되어 마침내 원림풍경(Landscape of Forest Garden)의 건축 즉, 원림건축(Architecture of Forest Garden)이라는 신한옥의 풍경(그림 19, 22)을 이뤄낸다.


그림 18. 비밀의 정원(Secret Garden)의 조명


그림 19. 건축 속의 정원이 아니라 자연의 건축으로 승화시킨 원림건축의 창조

이 각각의 정원들은 한옥호텔 ‘유와’가 의도한 문화적 유전형질인 휴(休), 낙(樂), 기(期)를 품기 위해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디자인 된다. 진입구 부분의 ‘인사하는 나무와 입구 정원 풍경’(그림 2), ‘향나무 열주와 돌담 골목길 풍경’(그림 3), ‘반달처럼 땅으로부터 솟아오르는 반월형의 기와지붕과 불놀이 풍경’(그림 6, 16), ‘인생을 연주하는 화룡정점의 나무가 있는 마당의 풍경’(파티오정원, 그림 17), ‘원림건축의 풍경을 이루는 객실 정원들의 합창’(그림 10, 11), ‘한옥호텔 ‘유와’의 비밀의 정원(Secret Garden)(그림 18) 등 숱한 이야기가 있는 풍경을 그려냈다. 이 과정에서 때론 철판, 아크릴 등과 같은 소재로 현대적 조형성을 지닌 정원 오브제도 엿보이고(그림 2, 20, 21), 제매정의 정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조(Pond, 그림 18), 장고한 세월의 빛을 지닌 돌들의 담(그림 19), 이야기가 있는 밤들을 밝히는 숫한 조형성의 조명등(그림 20, 21) 등도 출현한다. 이 모든 요소들이 마치 신의 손으로 빚어진 것처럼 높고 낮은 다양한 야생의 수목과 생화와 풀들이 고고하게 치솟고, 뻗치고 얽히며 돌담과 함께 이지러지는 원림의 자연스러운 경관(그림 19)을 그려냄으로써 마침내 한옥과 조화되는 오묘한 원림 건축(Architecture of Forest Garden)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된다.(그림 1) 한옥호텔 ‘유와’를 찾아온 여행객은 건축가 손명문이 연출해낸 이 모든 신한옥의 건축풍경 체험을 통해 마침내 휴(休), 낙(樂), 기(氣)를 감흥하며 느끼고, 정서를 순화하고, 마음을 다독이고 활력을 찾아 다시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림 20. 예술 조명 - 건축주의 발 / 그림 21. 예술 조명 - 건축가의 손


그림 22. 한옥호텔 ‘유와’ - 원림건축의 풍경

 


4) 프랙탈은 자연이 만들어 내는 사물의 보편적 형태 패턴으로서 이 패턴을 통해 자연의 힘과 기능이 가장 잘 작동되도록 하는 특징이 있다. 프랙탈 형태의 여러 가지 특징 중 한 가지는 면적에 비해 둘레의 비율이 높아 주위 환경과 접촉면을 넓히고 동시에 주위 공간 활동의 확장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건축가 손명문 약력>



 
건축가 손명문은 30대 후반에 건축개인전 개최를 시작으로 동시대 수많은 건축 작품을 남겼다. 그는 대한민국 건축대전 초대작가와 국토교통부 건축디자인 평가위원으로 활동하였고, 한국건축가협회상 심사위원, 경상북도 건축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하였다.  

대한건축사협회 작품상, 국토교통부 주최 공동주택경기설계 입상, 경향하우징페어 주택공모전 입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바다를 품은 집’과 ‘한옥건축 유와’ 작품으로 경주시 건축상 대상 및 최우수상을 각각 수상하였다. 


현재 경주에서 건축사사무소 건·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동국대학교 조경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쏟고 있다.  


그는 고향인 경주에서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고, 2022년도엔 한옥건축 ‘헤리티지 유와’를 통해 우리시대 새로운 한옥의 아름다운 모습을 디자인했다. 헤리티지 유와 외에도 그의 대표적인 한옥 작품으로는 황남관, 소설재, 월성과자점, 위연재, 경주 테라로사 등이 있다.




<편집자주>

2024년 신년기획으로 <경관평론> 코너를 마련합니다. 조경분야에서 공원, 생태, 정원 등 환경관련 작품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조경의 문화화 및 확산 맥락에서 관련 작품들에 대한 평론은 비교적 활성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라펜트 <경관평론>의 첫 번째 코너에는 건축가 손명문이 한옥을 설계하고, 작가 황지해가 정원설계한 “한옥건축, 헤리티지 유와”에 대한 조세환 한양대 명예교수의 경관평론이 게재됩니다.  “한옥건축, 헤리티지 유와” 평론은 모두 2편으로 구성되는 데, <제1편>은 건축가 손명문의 한옥건축 평론 관점에서, <제2편>은 작가 황지해 작가의 정원 작품에 대한 평론이 개제됩니다. 특히, 제1편은 경주문화원에서 2023년 12월 31일에 발간하는 「경주문화」 제29호에 동시에 게제되고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Ⅰ. 프롤로그 : 동시대 신한옥 건축의 탄생

Ⅱ. 건축가 손명문의 전통한옥 DNA의 창의적 변이 전략  

Ⅲ. ‘공간건축’과 ‘오브제 건축’의 조합 : 정원과 건축의 관계성 확장 

Ⅳ. 프랙탈 미학의 공간으로 그려내는 건축풍경 전략_원림건축의 발현

Ⅴ. 에필로그 _낯익은 낯섦(Serendipity)의 신한옥의 건축풍경


<경관평론> 코너는 구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당 코너에 경관평론을 기고하실 분들은 lafent@naver. com으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사진 _ 조세환 명예교수  ·  한양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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