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프랑스 최고의 ‘파리식물원’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4-02-23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68



모로코와 파리편 - 25

프랑스 최고의 ‘파리식물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파리식물원(Jardin des Plantes)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 식물원입니다.

그 역사를 살펴보면 1635년 루이 13세 시절 조성한 왕립약용식물원으로 출범한 이래, 1718년 왕립식물원으로 개칭되었답니다.

18C에는 지속적인 식민지 원정 탐험과 식물학 연구를 통한 축적된 자료와 연구 성과에 힘입어 프랑스 식물학자들의 연구 중심지로 성장 발전하게 되었다네요.

이탈리아를 비롯한 서구 식물원의 역사를 살펴보면, 대부분 왕실의 먹거리나 약용식물을 재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지요. 

파리식물원도 마찬가지랍니다.

















식물원은 시민공원처럼 무료로 개방됩니다.

하지만, 단위시설인 자연사박물관과 동물원은 입장권을 구입해야지요. 

정원으로 들어왔습니다.

이곳 역시 예전에 몇차례 다녀간 곳이지요.

유럽의 구시가지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큰 변화가 없답니다.

어떻게 보면 매일 방문하여도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시설을 비롯한 동선체계 등 물리적 환경은 그대로인데, 계절과 시간에 따라 식물들의 색상과 질감이 변화되고 이용자들의 행태가 바뀐답니다.

그래서 팔자는 식물원을 비롯한 공원이나 정원을 반복해서 답사하게 되지요.





















정문을 들어서면 평탄한 부지에 직선의 원로가 축을 이루며, 구역과 블록별로 식물가족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직선의 넓은 원로에는 녹음수가 식재되어 그늘을 제공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소규모 놀이시설도 있지요.

식물들은 각 분류군별, 테마별, 특성을 고려하여 배치되어 있답니다.

우리와는 달리 대부분의 부지가 평지로 이루어져 있지요.

식물원 부지는 28ha(약 8만 4천여 평) 규모로 6개의 전시온실과 20여 곳의 공급용 온실 및 묘포 시설을 갖추었답니다.















식물원내에는 1793년 국립자연사박물관이 건립되었고, 이어 1795년에는 수족관과 동물원이 들어섰답니다.

식물원을 들어가면 정원의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국립자연사박물관이지요.

이곳은 진화관을 비롯하여 식물관과 광물관, 고생물관, 곤충관으로 구성되어 있다네요.

국립자연사박물관은 ‘자연과학의 루브르’로 불릴 정도로 자부심을 갖는답니다.

식물원내에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생물학자 라마르코(Chevalier de Lamarck) 동상을 비롯하여 식물원과 연관된 학자와 정원사의 동상이나 기념물들이 자리하고 있지요.













식물원 부지의 깊숙한 뒤쪽에는 야트막한 구릉지가 있습니다.

주변보다 20-30m 정도 높아 보이는 야산이지요.

경사진 이곳에는 거목들이 있고 울창한 숲을 이룹니다.

평탄한 정상부에는 조형물이 있지요. 올라가는 중간에 있는 노거수에서 기운을 받는 분이 눈길을 끄네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이나 중국 등 동남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파리의 도심이라 뭔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지는 기하학식 땅가름인 반면, 이곳 구릉지 주변은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진 영국 풍경식 분위기네요.







얕은 언덕이라도 있으니 단순해 보이지 않고, 깊고 풍성한 느낌을 줍니다.

파리 도심에 이렇게 조용하고 풍성한 자연의 보고가 있음이 믿기질 않습니다.

공간의 성격과 규모가 서울의 청량리 홍능 앞에 있는 국립산림과학원(구, 중앙임업시험장)을 빼닮았네요. 

그러나 이곳은 도시의 변방이 아니라, 도심 한가운데 자리합니다.

이곳은 파리지앵들이 즐겨찾는 도시공원이자 자연학습원이고, 여가 쉼터랍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과 젊은 연인들이 많이 보이네요.












식물원내에서도 테마별 다른 여러 구역으로 나뉩니다.

이곳은 숙근초류와 습지식물 및 바위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 다양한 식물종들이 자리하고 있지요. 

라벨을 붙여 집약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이 세계적 식물원들과 비슷한 분위기랍니다. 























이곳은 또 다른 보호펜스내의 모습입니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주요 동선을 따라 산책하게 되지만, 식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이곳에서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답니다.

바람이나 광선에 민감한 식물들의 보살핌 시설도 보이네요.

아주 다양한 식물종을 수집하여 온전하게 가꾸며 연구하는 곳입니다.

환경에 민감한 외래종들이 많으므로 관리에 어려움이 많겠지요.

토양이나 방위, 햇볕, 바람, 온습도 등 아주 다양한 요소들이 식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친답니다.
























필자는 조경수목학이 주전공이라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수종들도 만났지요.

같은 종이라 할지라도 환경 여건에 따라 형태적, 생리적으로 전혀 다른 모습인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래서 쉽고도 어려운 분야라 생각되지요.

수많은 소중한 종들이 모여 있습니다.

모두 학명 표찰이 있어 매우 편리하네요.



















식물원의 동선체계와 분위기 정도만 소개합니다.

필자가 기록한 단위식물에 대한 관찰기록은 수백 장이 넘는답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매우 아쉬웠지요.

특히 디지털카메라의 편리함과 경제성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식물원은 전체적으로 2만 3천여 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세계 곳곳에서 수집해 온 2,000여종에 달하는 고산식물이 유명하다네요.



야생초원입니다.

미국은 물론,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식물원이나 정원, 도시공원과 녹지에 대한 관리가 큰 문제가 된다지요. 

많은 예산이 지속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에,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여러 대안이 제시되고 있답니다.

그중 하나가 인간에 의한 관리 등 간섭이 최소화하는 생태적 설계기법이지요.

자연의 순환 원리에 의존하며 맡기는 방식입니다.

단순한 예를 들면, 환경적응력이 양호하고 생명력이 강인한 야생초를 적극 활용하는 사례이지요. 

우리나라도 일부 골프장이나 도시공원에서 관리비용이 부담스런 잔디 대용으로 억새 군락 등을 조성합니다.





동물원입니다.

캥거루가 어린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숲속에서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네요.






















이 식물원에는 1734년 식재된 레바논삼나무 등 수백 년 수령의 희귀 외래 수종들도 자리하고 있답니다.

특히 파리식물원이 소장하고 있는 600만여 점의 식물표본은 영국 런던의 ‘큐 가든’과 더불어 지구촌 최고의 보배로 평가된다네요.

한편, 본 식물원에서는 매년 10월 파리에서 개최되는 세계적 아트페어인 국제현대미술전시회(FIAC)가 열리는 장소로도 유명하답니다.

주전시장은 ‘그랑 팔레’이고, 튈르리 공원과 이곳에 분산되어 진행된다네요.

400년 전 왕실의 약초재배지로 시작된 이곳이 파리 시민들을 위한 여가 쉼터로 변신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2023년 7월 2일

모감주나무의 노란꽃이 만개한 파리식물원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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