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기반 탄소흡수원 확충 통해 탄소 중립 실현해 나가야”

KICT, ‘자연기반 탄소 흡수원 현황 및 확보’ 주요 연구성과 발표
라펜트l주선영 기자l기사입력2024-04-04


제주 자생 맹그로브 / 산림청 제공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5차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과 해수면 상승으로 생명과 재산 피해, 식량과 물 부족, 공공서비스 기능 상실, 생물 다양성 및 자연환경 훼손 등 주요 4대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각 국가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했다.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인 대한민국은 수정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Contribution, 2021)’를 발표했고 산업계를 포함한 사회 전반적으로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 도래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탄소저감 및 중립을 위한 많은 정책적·기술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2016년 파리협약에서는 120여 개 국가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배출량을 제로로하는 탄소중립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발효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한편 한국건설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자연기반 탄소 흡수원 현황 및 확보연구정보에 따르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를 흡수해서 탄소배출을 상쇄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연기반 탄소흡수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연기반 탄소흡수원

 

한국건설연구원에 따르면, 탄소는 자연상태에서 저장환경에 따라 브라운카본(화석연료기원의 온실가스), 블랙카본(불완전 연소에 의한 그을음), 그린카본(육상식물의 광합성 작용으로 저장되는 탄소), 블루카본(해양 및 연안의 식물에 의해서 격리 및 저장되는 탄소)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그린카본(Green carbon)과 블루카본(Blue carbon)이 대표적인 탄소흡수원의 의미를 갖는다. 육상의 산림에서 흡수하는 탄소인 그린카본은 식물의 생체량이나 삼림,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의 대규모 경작지(플랜테이션), 농경지, 목축지 등의 토양에 저장된 육상의 탄소를 의미한다.

 

산림환경은 지구 전체 광합성량의 약 75%를 차지하고 육상생태계에서 고정하는 탄소량의 80%와 토양에서 고정하는 탄소량의 40%가 산림생태계에서 고정되고 있다. 또 대기와의 탄소 교환량이 매우 크고 기후변화 및 지구 탄소순환에 민감하게 작용한다.

 

연안 또는 연안 습지에 분포하는 식물과 퇴적물을 포함하는 생태계가 격리 및 저장하고 있는 탄소를 블루카본이라고 한다. 연안지역은 강이나 호수, 바다를 따라 잇닿아 있는 육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블루카본 흡수원으로는 갯벌이 이에 속한다.

 

연안습지의 식물과 퇴적물에는 어패류, 잘피(seagrass), 염생식물 등 바닷가에 서식하는 해양생물과 맹그로브숲, 염습지와 잘피림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지속적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UN블루카본-건강한 해양의 탄소 포집 역할보고서에 따르면 연안 지역은 탄소 흡수 속도가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 빠르고 수천 년 동안 탄소를 저장할 수 있어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현재, 크게 주목받고 있다.



국내 산림의 이산화탄소 저장량과 흡수량(산림청, 2023)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국내 탄소흡수원의 여건과 전망

 

연구정보에 따르면, 그린카본의 대부분은 산림환경에 의해 탄소흡수가 이루어진다. 국내 산림의 이산화탄소 순흡수량은 약 4,050만 톤(’20)으로 국가 배출량(656백만 톤)6.2%가 상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2008년 이후부터는 감소 추세의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31~50년생 숲이 전체산림의 2/3를 차지하는 불균형한 나이 분포와 산불, 산사태, 병충해 등 산림재해가 대형화·빈번화되고 있어 탄소흡수량은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블루카본 흡수원은 연안 지역의 갯벌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갯벌의 총 면적은 국토 대비 2.5%를 차지하며, 그 넓이가 무려 2,482 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갯벌은 약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최소 26만 톤에서 최대 49만 톤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자동차 20만 대가 내뿜는 양에 해당하며 최대치 기준으로 30년 된 소나무 약 7,340만 그루가 한 해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와 비슷한 양이다. 그러나 갯벌이 간척 사업, 개발 등의 이유로 점점 소실되거나 오염되고 있으며 2018년에 조사한 갯벌 면적(2,482 )1987년에 비해 약 20% 정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연안지역 감소 현황(Jong Seong Khim et al, 2021)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육상·연안 연계형 탄소흡수원 확보

 

습지는 지역적으로 육상 및 연안 지역에 존재하는 탄소흡수원으로 지구 지표면의 약 6%를 차지하고 있다. 습지는 밀물 때 잠기고 썰물 때 드러나는 연안습지(갯벌 포함)와 하천, 호수, 산지 등에 발달한 내륙습지 그리고 인공적으로 만든인공습지로 분류할 수 있다.

 

습지 환경은 수초류, 어류, 조류, 육상동물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생태계를 이루고 서식 환경을 제공해 생태계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미생물들로 탄소흡수를 위한 식물의 식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식물이 생명을 다하면 육상에서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다시 이용 가능한 물질순환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습지에서는 분해가 잘되지 않아 퇴적물(이탄, 泥炭)로 남게 된다. 이탄층에서는 분해속도가 늦어 다량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어 탄소흡수량은 숲에 비해 약 50배가 뛰어나다.

 

습지는 지역·지형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탄소흡수원으로 매력적이다. 먼저 물과 육지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처가 되고, 육지로부터 퇴적물을 공급받기 좋으며 육지의 홍수 등 재난의 파괴력을 순화함과 동시에 연안지역의 침식 방지에 효과가 있다. 또 습지 지역 일대의 관점에서 볼 때도 온도와 습도 등 국지적인 기후 조절 기능으로 기후변화 완화 효과가 있다. 이런 이점에 습지는 탄소흡수원으로 매력적이다. 또 육상과 연안의 탄소흡수원을 연결하는 생태축 역할로 기존탄소흡수원 감소에 대한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윤상린 KICT 환경연구본부 수석연구원은 탄소중립 실현은 미래세대에게 대한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인류의 과제라며 우리는 급격하게 파괴돼 가는 탄소흡수원의 생태학적 복원 및 신규 탄소흡수원 확충을 통해 탄소 중립 실현의 기반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탄소흡수원 맹그로브 숲조성 연구 속도

 

한편 탄소흡수원인 맹그로브 숲조성을 위해 국내에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과 베트남 산림위원회는 협약을 맺고, 제주 해안가에서 자생하는 황근, 갯대추 등 맹그로브류의 탄소흡수 능력에 대한 국제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또 전라남도산림자원연구소도 지역 기후에 적합한 개체 선발 및 적응시험 등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맹그로브는 해안 지역이나 강의 하구, 염분이 많은 물에 서식하고, 바닷물에서도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다. 탄소흡수 능력이 뛰어나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대표적 블루카본 수종이다. 탄소흡수와 저장 기능 이외에도 태풍과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해안 침식과 피해 예방, 다양한 생물에 서식지 제공 등 해안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_ 주선영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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