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미래형 신도시, La Defense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24-05-03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78



모로코와 파리편 - 35

미래형 신도시, La Defense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예전에 답사왔을 때도 이곳에서 특별하게 많은 시간을 주었다지만, 주변 지리가 익숙하지 않고 쫓기는 처지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없었답니다.

이번 파리 답사에서는 라 데팡스에 숙소를 잡았기에 지겹도록 이곳을 살피게 되었네요.

이미 라 데팡스에 관한 소개가 많았으므로 이번에는 사진을 위주로 가볍게 소개합니다. 


















라 데팡스에는 50여 동에 달하는 개성있는 고층건물들이 모여 있지요.

그 많은 건물 중에서 디자인은 물론, 상징성에서 가장 으뜸으로 주목받는 건축물은 단연 신개선문이랍니다.

‘세계로 향하는 창’이란 의미를 담았다지요.

한편, 인류의 영광을 위한 새로운 개선문이란 뜻에서 ‘인간 개선문’으로 통한답니다.

표면은 반투명 유리와 흰 대리석이며, 내부는 빈 큐브(6면체)로 된 35층 규모랍니다.

루브르 궁전과 샹젤리제 개선문을 잇는 일직선상에 위치하여 파리의 도시축을 형성한다지요.
















빌딩 숲 사이로 동선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점과 같은 작은 녹지들도 시일이 지남에 따라 제법 풍성한 녹색 지대로 변했네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빌딩들의 자태를 살피며 감상해봅니다.

개성미가 있고 매력적인 건축물도 꽤 많이 숨어있네요.

개성 있는 건축물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는 모습도 재미있네요.

장소에 따라 군집미가 변화되지요.

기능은 물론, 경관미와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식물의 배치(배식 설계)도 어렵듯이 군집된 건축물의 경관성을 고려함도 난해하겠습니다.

시뮬레이션 기법과 수단들이 끊임없이 연구되고 개발되어야 하겠습니다.

종려나무와 팔손이 나무가 자라네요.

부산이나 창원 이남에서 볼 수 있는 수종이지요. 

수종들을 보면 기후대를 대략 가늠할 수 있답니다.




















현대식 건축물들이 즐비한 이곳은 건축박물관이나 다름 없답니다.

세월이 꽤 지났지만 아직 신도시 같은 분위기이지요.

공간 효율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밀도가 매우 높은 신도시라지만, 곳곳에 광장과 환경조각, 용기식재 등 문화적 요소를 부여하여 생각보다 여유롭습니다.

용기에 식재된 올리브나무도 새롭게 보이네요.





50여동에 빌딩 중에는 조형성이 강조된 건축물들도 많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형 환경조각품이나 조형물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지요. 

프랑스가 낳은 국보급 조각가 Cesar Baldaccini(1921-1999)의 대표작 엄지손가락입니다.

그의 엄지손가락 작품은 서울 올림픽기념공원에 1점 설치되었지요.

세계적으로 10여 점 밖에 없는 귀한 작품이랍니다.

라 데팡스에 설치된 작품이 올림픽 공원의 작품보다 훨씬 크게 보이네요. 

작품의 크기는 공간의 환경 여건에 맞추어 정해질 것입니다.

이곳은 빌딩들의 숲속이라 작으면 존재감이 없겠지요.






















라 데팡스를 중심으로 주변을 두루 살피봅니다.

흰 색상의 우아한 건축물이 눈에 띄네요.

문화예술의 도시 파리에 걸맞는 멋진 공연장이겠구나 생각했답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해 보니 다목적 실내 경기장인 ‘Paris La Defense Arena’이네요.

럭비 유니언 클럽인 Racing 92가 개발하여 2017년 개장하였답니다.

이번에 처음 본 건물이라 새롭고 반갑네요.

라 데팡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모여 있네요.

사람 사는 동네에 먹고 쉬는 곳이 빠질 수 없습니다.



중앙광장 가까이 자리한 이 거대한 폐철덩이는 의자로 이용되고 있네요.

영국 출신의 금속조각가로 주로 산업폐기물을 이용한 추상작품을 추구하는 Anthony Caro의 설치작품이랍니다.

녹슬고 폐기된 금속재가 둔탁하고 무겁게 생겨 꼭 중장비 부품을 연상시키네요.

오가는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의자와 같은 편익 시설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금속 막대기를 이용한 조각직품을 주로 수영장에 설치하는 특이한 모습이지요.

막대기 높이는 3-9m랍니다.

다양한 색상의 막대 끝에는 조명이 설치되었다지요. 

오래전 싱가포르에서도 같은 작품을 목격하였답니다.

이곳에는 주로 풀장에 설치되어 있는데 광장에도 일부가 전시되어 있네요.

그리스 조각가 Vassilakis Panayotis Takis의 작품이랍니다.























‘라 데팡스’는 새로운 개념의 신도시이지요.

인간을 위한 배려에 나름대로 고뇌한 흔적들이 곳곳에 스며있답니다.

지상부에 차량이 없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고 돋보이지요.

그래서 소음이 없고 공기가 맑습니다. 

도시 구역 전체가 보행자 전용인 셈이지요.

홍콩이나 맨해튼과 전혀 다른 분위기랍니다.





















호안 미로(Joan Miro, 1893-1983)의 ‘두 사람’이란 작품도 반갑게 다시 만났습니다.

바르셀로나에는 그의 미술관도 있지요.

중심부에 위치한 넓은 광장에서는 이벤트가 끊이질 않는답니다.

이곳에 머무는 기간 중에 정원 문화 행사도 열린다니 기대가 되었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정원박람회와는 규모나 성격이 전혀 다르네요.

행사명은 제법 거창하게 홍보되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곳은 조각공원 수준이지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번 기회에 대부분의 환경조각과 조형물들을 기록하였네요.



















건축물과 조형물의 영역이 모호해지는 환경입니다.

라 데팡스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네요.



















이곳은 부지가 다소 높은 구릉지입니다.

그래서 여러 곳에 고저차를 극복할 수 있는 램프시설과 육교가 있지요.

건물과 건물을 서로 연결하는 구름다리 등 통로가 운치 있고 기능적으로 잘 되어 있습니다.

모양과 크기, 재료와 색상이 서로 다른 특이한 건축물과 조각품들이 서로 융화되며 새로운 도시 이미지와 환경을 만들어가지요.



한국인 작가 임동락 교수의 점-성장(Point-Croissance)이란 제목의 작품이지요.

필자가 라 데팡스에 처음 답사 왔을 당시, 이 교수님의 개인전이 신개선문 앞 광장에서 열리고 있었답니다. 

이 작품은 당시 기억이 뚜렷하여 더욱 반갑고 인상적이지요.




















비탈진 부지를 종일 오르내리며 하루를 소진하였습니다.

파리를 다시 방문하게 되면 이곳을 찾게 될지 저 자신도 궁금하네요.

하지만, 다시 오게 될 것입니다.

저는 정든 곳을 더 즐겨 찾는 버릇이 있지요.

싱가포르와 교토, 제주도를 비롯하여 발리를 20여 차례 이상 다녀온 경험이 있답니다.

아무튼 ‘라 데팡스’의 독특한 도시적 풍광은 오래도록 뇌리에 머물 것 같습니다.

우리의 경우 건설된 지 30년이 지나면 재개발 운운하는데, 이곳은 30년의 세월로 완성시켰다지요.

지속가능한 정주환경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 원고는 2024년 5월 1일~2일 교토와 나라 답사 현장에서 정리하였습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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