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건설현장에서의 조경감리의 역할(下)

라펜트l나창호l기사입력2009-12-17

조경감리원의 현실
'처음 2개월 투입, 1년2개월 지나 5개월 투입, 2009년 2월 계약... 투입은 2011년 3월 등...' 건축, 토목 등 주공종을 제외한, 조경을 비롯한 이른바 부대공종에 속하는 감리원들의 배치현황이 이렇다 보니 보따리 싸서 이 현장, 저 현장 다니는 것은 보통이고, 일이 끊어지면 눈총 받고 본사에 대기하거나, 변변한 대우도 못받으며, 재택근무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인원을 운용하는 본사 관리자들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많은 현장의 인원을 P.Q서류의 배치표에 맞게 맞춰야하고, 부득불 변경요인이 생기면 감점을 맞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배치된 감리원을 퇴사, 지병 등의 정당한 이유 없이 교체하는 것은 감점의 요인이 됨).
조경 공종으로서는 비교적 큰 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하는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도 일부 대형 프로젝트(서울숲, 북서울 꿈의숲, 월드컵공원 등)에 투입된 조경감리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원은 늘 보따리 장사 신세이다. 여타 다른 감리전문회사의 조경감리원의 처지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조경감리의 자리 찾기
최근 서울시의 마곡지구 워터프런트,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반포 한강공원 등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 장충자락, 한남자락 정비, 남산물길 잇기 등 남산르네상스 사업, 동탄, 흥덕, 김포한강, 판교, 광교 등 대규모 신도시 건설 사업 등으로, 물량으로 보나 사업의 규모로 보나 가히 조경관련업의 르네상스라 할 만하다.
더욱 고무되는 일은 이러한 사업추진에 있어서 과거에는 도시계획이나 건축계획이 확정되고 나서 빈자리를 채우는 일로 인식되었던 조경분야가, 계획수립 단계에서부터 주도적인 참여가 이루어진 점이다.
이러한 조경 업역(業域)의 확대는 우리 조경인 개개인의 부단한 노력과 함께 관련 협회 및 학계, 관련단체의 헌신적인 참여와 봉사로 이루어낸 성과로 생각된다.

▲현장점검 중인 감리원

이러한 건설시장 전반의 변화에 따라 감리분야도 더욱 복잡해지고, 전문화, 대형화 되어 담당 감리원의 역할 또한 막중해 졌다. 옛날 조경공사 금액 1~20억 규모의 현장에서 그저 이런저런 간섭이나 하는 감리업무에서, 이젠 조경뿐만 아니라 토목, 건축, 기계, 설비, 전기 등을 아우르는 그야 말로 현장의 지휘자의 위치가 된 것이다.
잘 조화된 화음을 내는 연주를 위해서는 감리원 개개인의 충분한 자질과 폭넓은 지식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감리원은 자기가 맡은 전공분야는 물론이고 타 분야의 일의 흐름도 예측하고 판단하여 전체적인 공정 진행에 차질 없이 대처해야 하며, 그 중에서 내․외부 공간의 조화, 완공 후 전체가 어울리는 경관조성, 자연과 조화되는 목적물 창조 등을 위해서 부단한 활동을 하는 것이 조경감리원의 몫이라 생각된다.
감리자는 발주청과 시공사 사이에서 당당한 기술인으로서 윤리의식을 가지고, 주도적인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하며, 부실공사 감독자가 아닌 건설 Project의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

결언(結言)
바야흐로 시대는 학문(學文)간 업역(業域)간 경계가 불분명하고, 서로간의 영역을 넘나들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이른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통섭(統攝 Consilience)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그런 사회가 된 것이다. 건축, 토목 등의 진행에 따라 그저 후속공정의 역할에 치중하다가는 변화의 시대, 복합․다양해진 현장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다. 완공후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이렇게 했을 때, 저렇게 했을 때 장․단점을 설명하고 바람의 통로, 빚의 변화까지도 살펴 반영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면 그저 뛰어들어 휘젓고 다니면 참여가 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개발 노력으로 내실을 다져 전문성을 더욱 공고히 하여 당당한 기술인으로 자리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감리원 수는 2009년 8월말 현재 약 33,300명 정도이고, 그 중 조경분야(국토)는 약 810명(한국건설감리협회 통계자료)으로 수적으로는 전체의 2.4%에 불과하지만 토목, 건축, 기계 다음으로 많은, 적지 않은 인원이다. 그 810명 중의 한 사람으로서, 과거 20여년의 세월을 건설현장에 있어왔지만 한마디로 두렵다.
아무리 큰 프로젝트, 아무리 많은 물량이 나온다 해도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저 남의 얘기가 될 뿐이고, 오히려 상대적인 박탈감만 커져 점점 소외되는 꼴이 될 뿐이다.
두렵다는 화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이고, 뒤처지면 자기도 모르게 거센 시대변화의 조류에 휩싸여 어디론가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스스로의 역량향상 노력으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해당분야의 설계․시공에 관한 학문적인 전문지식을 쌓은, 당당한 건설기술인으로서, 소명의식을 갖춘 멋진 감리원을 기대한다.
특별히 조경분야는 자랑할 것도 내 세울 것도 많은, 보람이 큰 분야라 생각된다.
조경감리원 여러분 이제 높은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윤리의식과 책임감으로 각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여, 이 단지, 저 블록, 이 공원, 저 공원 내가 참여한, 내가 감리원으로 활동한 작품이라고, 주변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자랑하며 삽시다.

글․사진_김기현 이사((주)선진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프로젝트운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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