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9월 1일부터 1년간 해외 파견교수로 임명을 받은 나는 13회에 걸쳐 답사해 보았던 중국 일대를 다시 찾아보기로 하였다. 그동안 주마간산격으로 변방문화권의 이구석과 저구석을 헤집기만 한 것을 정리도 할겸, 마음속에 접어두었던 두만강 7백리 길에서 우리 피붙이들과 못다한 이야기들도 이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우선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고대사(古代史)의 우리 뿌리를 확인하는 즐거움도 맛보았고, 수천년이 지난 오늘 이라고 반겼을 때에도 그리 거북하지 않았었다. 중국의 서남쪽 운남성에서는 소수민족들의 풍물과 석림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만끽하기도 하였고 요녕성 요동반도 끝자락의 대련과 여순시에서는 중국의 근대사와 현대 도시로의 발돋움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어서 찾은 중원의 고도 하남성 개봉과 소림사에서는 황하만큼이나 길고 깊은 한족들의 근원과 역사의 자존심을 읽어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