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장례제도는 국토의 훼손과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
아름답고 풍성한 산림은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이며 우리민족의 터전이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는 산림환경 생태자원을 보다 건강하게 가꾸고 보전하여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묘지문제에서 만큼은 현 실태가 증명하듯 국토훼손과 산림파괴의 인위적인 역사를 지금도 되풀이하고 있다.
산림내 여기저기 수없이 설치된 묘지와 부실한 사후관리는 산림경관과 생태의 파괴 및 산사태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매년 서울 여의도 면적 크기의 산림면적이 묘지로 잠식되고 있어 머지않아 우리국토가 묘지 공화국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그동안 화장 장려를 위해 도입된 납골시설이 지나친 석물 이용으로 호화스럽고 대형화 되어감에 따라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국토의 훼손 및 미관상으로도 분묘에 못지않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자연친화적 장묘방법 수목장
이는 새로운 형태의 장문화를 도입,정착시킬 필요가 있음을 의미하며, 이에 대한 대안 중 하나가 수목장이다. 수목장이란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하여 그 골분을 지정된 수목의 뿌리에 묻어서 그 수목과 영생을 함께한다는 것으로 사람과 나무는 상생한다는 철학적 사고에 기초하여 자연으로 회귀한다는 섭리에 근거하고 있다. 또한, 수목장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신수사상과 존골개념과도 연계하여 생각해 볼 수 있으므로 국민 정서적으로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묘방법다.
수목장은 산골이 갖는 ‘2%의 부족’ 즉, 허무함을 보완하며 후손에게 푸른 숲까지 선물로 주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에서 나무는 자연숭배사상의 중심에 있어 하늘의 신과 지상의 인간을 이어 주는 연결고리로 묘사되곤 한다. 자연으로 다시 되돌려 보내는 과정에서 흙으로 돌아가는 매장 및 산골, 돌 속에 안치되는 납골과는 달리 수목장은 나무로 돌아가게 돼 자연으로 회귀하는 생명의 순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의 수목장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목장으로는 2004년 9월에 타계하신 고 김장수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수목장과 모범독림가로서 1987년 타계하신 임종국 선생의 유골을 2005년 11월에 치룬 수목장을 들 수 있다. 양평군 양동면의 고려대학교 연습림에서 시행된 고 김장수 교수의 수목장은 산림 내에서 특정 수목 밑에 화장한 유골을 묻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스위스나 독일의 수목장과 유사한 형태라 볼 수 있다. 평생 나무와 더불어 살았던 고인의 신조를 받들어 고인이 아끼던 50년생 굴참나무 밑에 묻혔다. 봉분이나 비석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고인을 위한 표식으로는 ‘김장수 할아버지 나무’라는 표식이 수간 부위에 부착되었다. 죽어서 나무와 함께 한다는 고인의 뜻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수목장으로 수목장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던 수목장이다.
우리나라의 모범 독림가로서 평생을 나무심기와 가꾸기에 헌신하다가 1987년 타계한 춘원 임종국 선생의 유골이 2005년 11월에 수목장(樹木葬)되었다. 고 임종국 선생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1956년부터 1976년까지 20년간 혼자서 전남 장성군 서삼면 일대 축령산 596㏊에 삼나무 편백 등 279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국내 최고의 삼나무 편백숲으로 가꾼 임업계의 선각자였다.
서부지방산림관리청(전북 남원)과 전남 장성군은 임종국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친환경 장묘문화인 수목장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고 임종국 선생이 평생을 바쳐 심고 가꾼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축령산 삼나무 편백 인공조림지 내에서 2005년 11월 23일 선생의 수목장을 실시했다. 이날 수목장 행사는 전북 순창 선영에 안치된 선생의 유골을 화장한 후 골분을 축령산으로 옮겨온 뒤, 봉분을 만들거나 주변에 비석 등 인공구조물은 설치하지 않고 추모목으로 선정된 느티나무 아래에 다시 묻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서영완 Seo, Young Wan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