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가을, 세 번째 이야기

계간 조경생태시공 2007년 12월 40호|조경생태시공

 

구인난·구직난

대학의 중간고사가 끝나는 11월초가 되면 취업을 희망하는 전국의 조경학과 졸업예정 학생들은 취업문제로 고민하기 시작한다. 지도교수님이나 먼저 취업해 있는 과 선배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학과게시판을 가득 채운 사원모집·인재영입 안내문을 꼼꼼히 살피기도 한다. 모집하는 회사의 소재지·주요 공사 실적·회사스타일이나 근무조건을 따져봐야 하고 연봉은 얼마나 주는지도 물어보고 가고 싶은 회사의 평판을 알아보려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곤 한다.

“선배님 C조경 어때요?"
"응. 거긴 가지 마라. 매일 회사로 들어가서 출납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직영인부들이 거칠기로 유명한 회사야”
“인부들이 어떻게 거친데요?”
“신입 기사 들어오면 일부러 일 늦게 해서 깨지게 만들지. 일종의 군기 잡는 거지. 자기들 말 어느 정도 들어주면 그땐 적당히 타협해서 서로 편하게 지내는데, 처음에는 거의 전쟁 수준이야”
“그걸 놔둬요? 머든지 FM대로 하면 되지 않나요?”
“현장생활을 너가 몰라서 그렇지. 비가 쏟아지는데 뒤늦게 나무가 들어오면 달래서 나무 하차시켜야지. 준공일이 얼마 남지 않으면 야간작업도 계속해서 설득해 시켜야 하고,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나무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인부들의 손끝이 제일 중요하거든. 심는 사람의 정성과 애정이 중요한 거거든. 나무가 생각보다 많이 죽으면 사장한테 혼난단 말이야”
“잘 심으면 나무가 왜 죽나요?”
“너가 아직 현장 여건을 몰라서 그러는데. 준공 막판에 나무를 심는다는게 전쟁터라니까. 아파트 현장같은 경우에는 식재를 할 수 있는 자리가 가장 늦게 나오거든. 심을 시간을 넉넉하게 주질 않아. 나무는 들어오는 대로 심어야 살 확률이 높은데도.”
“그렇게 일하면 하자가 많이 날 수 밖에 없죠. 그렇게 여유가 없이 몰아붙이나요?”
“주로 아파트 현장에서 그런 편인데, 고층 아파트일수록 식재를 해야 하는 공간이 뒤늦게 나오니까 우리 같은 조경회사에서 일 할 수 있는 시간이 항상 부족하지. 준공일은 정해져 있으니까.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온다만. 내 경우에는 부레카로 땅을 파서 나무 심은 적도 많이 있었어.”
“이거 입사하기도 전에 겁을 너무 주는 거 아니세요?”
“그 정도로 현장노가다 일이 힘이 든다는 이야기지. 편한 날도 많긴 해. 다만 준공을 앞두고는 정신없이 돌아가고 그걸 이겨 낼만한 마인드가 있어야 현장 시공직으로 들어가라 그 이야기지.”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홍태식
녹색문화포털, 라펜트(Lafent),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이전 및 다음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