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건축·도시·조경의 지식 지형

건축·도시·조경 이론가 6인이 주목하는 내일
라펜트l기사입력2012-01-06

 

 

이 책은 건축, 도시, 조경 분야의 대표적인 이론가 6인이 뜻을 모아 함께 그려낸 20세기 후반의 건축, 도시, 조경의 지식 지형도이다.

 

1980년대 이후의 상황을 중심으로, 우리 삶의 터전이자 바탕을 구축하고 있는 건축, 도시, 조경 분야가 어떤 담론과 철학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천을 펼쳐나갔는지를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시대적 상황과 이들 결과물의 변화양상까지 엿볼 수 있다.


박정희의 조경관은 곧 한국 조경의 근대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박정희의 조경관은 한국 현대 조경의 출발점이자 현재 진행형의 지식인 것이다.(중략) 필자는 앞에서 박정희의 조경관에서 비롯된 한국 조경의 근대성이 그러한 지식의 지형을 구성하는 가장 큰 힘이었음을 확인하고 주장했다.(중략) 박정희 조경관 즉, 즉 한국 조경의 근대성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동시대 조경의 문제들에 접근할 수 있는 열쇠를 확보한 셈이다

-본문 중: 배정한 근대의 굴래, 녹색의 이면’-

 

건축, 도시, 조경 분야는 삶의 공간을 축조해나가는데 있어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이에 소통의 시도는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환경과 생태적 관점에서 건축, 도시, 조경 분야의 통합적 접근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여섯 편을 글을 통해, 다른 성장과정을 거친 각 분야의 궤적을 고찰함으로써, 단절된 심연을 메워나가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들은 근대성, 정체성, 환경, 장소, 현실, 생산과 같은 키워드들을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어서 지식 지형을 그리는 데 중요한 바탕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논리 전개과정에도 몇 가지 공통점이 드러난다. , 정인하가 사용한아이디어와 현실의 이분법, 조명래가 제기한 도시에 관한추상지와 경험지의 구분, 그리고 배형민이 제기한서구적인 지식과 체험에 의한 앎과의 구분을 통해, 비록 사용된 용어가 다르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표출된 지식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읽어낼 수 있다. 그리고 조명래의자기다움의 표출 혹은 재현적 근대성’, 배정한의박정희의 전통 이데올로기’, 조경진의장소의 기억과 재현’, 배형민의전통과 파편을 통해 각 영역에서 정체성의 추구가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민범식의건전한 공동체 의식’, 배형민의개인의 형태의지와 공공의 존재’, 조명래의도시주체들의 사회적 참여등에서 도시공간 속에서 나타나는 개인과 공공 사이의 대립과 참여의 이중적 과제를 읽어낼 수 있다.”

-서문 중: 정인하

 

지식 지형이라는 통합된 틀로 묶기는 했지만, 건축, 도시, 조경이라는 개별적 관점에서 지형도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엇갈린 시각으로 인해 표출된 분열과 단절이 여과 없이 드러나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드러난 굴곡과 불연속성이 바로 어제까지의 건축, 도시, 조경의 총체적 지식 지형의 한 단면일 수 있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지점이 오늘 이후의 내일이라는 점에서, 저자들은 새로운 통합적 지식 지형의 바탕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지은이

 

정인하

현재 한양대학교 건축학부의 건축역사 및 이론 담당 교수이다. 1992년 프랑스 파리 제1대학에서 프랑스 현대 건축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한국에 귀국한 이후 한국 근현대 건축에 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했고, 2007년 이후로는 연구 범위를 동아시아 근대 건축과 도시로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요 저서로는 『김수근 건축론』(미건사, 1996), 『김중업 건축론』(산업도서출판공사, 1998), 『현대건축과 비표상』(아카넷, 2006),  Exploring Tectonic Space(Tubingen: Wasmuth, 2008) 등이 있고, 2012 University of Hawaii Press에서 『Architecture and Urbanism in Modern Korea』가 출판될 예정이다.

 

배형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환경대학원을 졸업했으며, MIT에서 역사, 이론, 비평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The Portfolio and the Diagram: Architecture, Discourse, and Modernity(MIT Press, 2002)와 『감각의 단면 - 승효상의 건축』(동녘, 2007) 등의 저서가 있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큐레이터,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수석 큐레이터, 그리고 두 차례 풀브라이트 스콜라를 역임하였다. 

 

조명래

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영국 서섹스 대학교에서 도시지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NGO학회장, 한국공간환경학회 명예회장, 인간도시컨센서스 공동대표, 환경정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국제저널인 『Space and Culture』의 국제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현대사회의 도시론』, 『포스트포디즘과 현대사회 위기』, 『녹색사회탐색』, 『개발정치와 녹색진보』, 『지구화 되돌아보기 넘어서기』 등이 있으며, 『공간과 사회』, 『녹색토건주의와 환경위기』를 집필하고 있다.

 

민범식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국토연구원에 근무 중이다. 도시 정비와 도시 설계를 주로 연구하고 있는데, 분당·일산신도시, 용인 동백지구, 성남 판교지구, 행정중심복합도시 기본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수도권신도시 종합평가분석’, ‘도시환경개선을 위한 기성시가지 정비방안’, ‘주거지역개발밀도 설정방안’, ‘커뮤니티 중심의 도시활성화 방안’, ‘미래도시정책방향등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배정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 조경미학연구실에서 석박사학위를 마쳤으며, 펜실베니아 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post-doc. 연구를 했다. 지은 책으로 『조경의 시대, 조경을 넘어』와 『현대 조경설계의 이론과 쟁점』, 번역서로 『라지 파크』가 있다. 『공원을 읽다』, 『봄, 디자인 경쟁시대의 조경』, 『봄, 조경 사회 디자인』, 『텍스트로 만나는 조경』, LAnD: 조경미학디자인』, Locus 2: 조경과 비평』, Locus 1: 조경과 문화』 등을 여러 동학들과 함께 썼다. 조경 이론과 설계, 조경 미학과 비평 사이의 다각적 함수를 구축해 왔으며,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녹지공간과 용산공원 등 대형 공원의 기획과 구상에 참여하면서 통합적 환경설계의 실천적 전략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이다.

 

조경진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및 서울대 대학원 생태조경학과를 졸업했고,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경설계론, 도시공간문화론에 관한 연구를 해왔으며, 도시조경과 문화의 접점을 찾는 일과 조경의 사회적 실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다양한 영역의 도시조경 및 문화환경 정책 연구 및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현재 서울그린트러스트 공동운영위원장 및 서울문화포럼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공저로 『공원을 읽다』(나무도시, 2010) 등 다수가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차례

 

Part1. 건축의 지식 지형 

현실의 발견 _ 정인하                                          

- 근대화의 정착과 세계화로의 이행

파편과 체험의 언어 _ 배형민                                   

- 1980년대 이후 한국 건축담론

 

Part2. 도시의 지식 지형 

한국의 도시현실과 도시지식 _ 조명래                           

- 1980년대 후반 이후의 도시상황을 중심으로

이상적 도시환경 _ 민범식                                      

- 우리나라 신도시설계를 돌아보다

 

Part3. 조경의 지식 지형

근대의 굴레, 녹색의 이면 _ 배정한                              

- 한국 조경의 근대성과 박정희의 조경관

장소의 기억과 재현 _ 조경진                                    

- 한국 공원의 정치와 디자인을 횡단하다

지은이정인하, 배형민, 조명래, 민범식, 배정한, 조경진 | 펴낸곳 _ 나무도시 |발행 _ 2011 12 | 정가 _ 17,000 | 문의 _ (031)915-3803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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