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LA APR, 숨은일꾼을 찾아서

라펜트l기사입력2009-09-08

 

IFLA-APR 기간, 총회 사무국에서 가장 많이 불리었던 이름은?
대회장과 공동조직위원장, 그리고 조직위원들도 물론 많이 불리우긴 했지만, ‘박 국장님, 유 간사님...’ 등으로 불리던 총회 사무국장, 간사,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이름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횟수에 비례하여 그들의 걸음 또한 바삐 움직였다. 참가자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던 총회사무국과 자원봉사자들이다.

개회식 첫날에만 1,500여명이 모이고, 조경직공무원회의와 디자인워크숍 등 APR의 주요행사가 호평을 받았다. 아태지역 10여개국 해외조경가들은 엄지손가락을 들고 ‘베리굿’을 연호했다. 실질적 행사 집행을 맡았던 이들의 숨은노력이 있었기에, 원활히 그리고 성대히 본 총회를 치룰 수 있었다. 
무대 뒤편에서 묵묵히 총회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며, 굵은 땀방울을 떨어뜨렸던 ‘2009 인천 IFLA APR 총회’의 숨은 공로자를 찾아보았다.

박은영 前사무국장((재)환경조경발전재단)
박은영 사무국장은 행사 집행업무의 중심에 있었다. 그녀는 지난해 9월 인천 워크숍을 시작으로 준비위원회 결성 및 IFLA APR 조직위 구성 등 행사준비 초기부터 1년여간 집행총괄을 담당해 왔다. 구체적으로 3번의 총괄기획조정위원회의와 10번의 조직위원회의를 꾸려갔으며, 큰 틀에서는 각 프로그램 조정, 인력 및 예산계획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그녀는 IFLA APR를 되돌아보며 “문화와 풍습이 다른 각국의 단체를 통솔하는 일과 신종플루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고 토로하였지만, 미소를 잃지 않으며 “그래도 행사준비때 가졌던 많은 염려와 달리, 무사히 행사를 마치게 되어 다행이예요. 이는 많은 사람이 노력이 수반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더욱이 이번 IFLA APR은 그녀가 환경조경발전재단의 사무국장으로서 수행하는 마지막 공식업무이기도 하다. “IFLA APR을 끝으로 1년간의 발전재단 사무국장직을 그만두게 됩니다. 열심히 일한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조경의 발전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또 다른 길을 떠나게 됩니다.”라고 끝인사를 전하는 그녀에게 있어 이번 IFLA-APR은 잊지못할 기억의 한 켜로 남게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윤상준 사무국장((재)환경조경발전재단)
박은영 사무국장 다음으로 새롭게 재단의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윤상준 사무국장. 그는 월간 환경과조경의 해외리포터이자, 도서출판 조경에서 발행한 ‘영국플라워 쇼와 정원문화’의 저자이기도 하다. 최근 영국 쉐필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하였다. IFLA-APR은 그가 재단사무국장으로서 맡게된 최초의 행사이다. 주로 담당한 업무는 대외 홍보부문과 행사배너 및 감사패 제작 등이었다.
윤상준 사무국장은 인터뷰 내내 “이번 행사에서 제가 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대신에 “환경조경발전재단 및 조경학회 사무국의 여성동지들이 실제로 많은 고생을 했고, 많은부분 도와주었으니 그들의 목소리를 가능한 많이 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다른 이들에게 공을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적지않은 사무국의 집기와 물품을 옮기기라도 할 때면 어김없이 그가 나타나 힘든일을 자처했으며, 행사전반의 조율을 하며 바쁘게 걷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기도 했다.
윤상준 사무국장은 “개회식은 성황리에 마쳤지만 세부 프로그램에서 도출된 내용들을 실속있게 어떻게 유용할 지는 고민해보아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현재에 만족하는 모습이 아닌, 다음을 준비하는 자세로 미래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은자 간사((사)한국조경학회)
정산 및 등록․결재업무를 담당한 유은자 간사. 그녀 역시 IFLA APR의 행사준비 시작부터 1년여의 장기 레이스를 달려온 장본인이다. APR 기간동안 유은자 간사를 볼 수 있었던 곳은 ‘등록데스크’였다. 짧지않은 시간동안 총회준비에 주력해왔던 그녀이다. 그러나 등록업무로 총회의 개막식을 비롯한 주요행사를 직접 볼 수 없었다는 점은 유은자 간사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주위에서 도와주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이 한 가득이라고 말한다. “총회의 세부진행을 맡아주신 대행사(B612)에서 많은 고생을 해주셨습니다. 거기에 도시축전추진단을 비롯한 인천시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러나 총회를 준비하며, 등록업무를 맡다보니 겪게되는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유은자 간사이다. “사전등록 기간, 예상했던 인원보다 적은 사람들이 참여하여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 전국 조경학과 학생들과 해외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마음고생을 덜게 되었습니다.”라며 그간의 마음 졸였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평소 차분해 보이는 그녀의 이미지처럼 꼼꼼히 이번 총회의 안살림을 꾸리며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성공적인 행사가 되어 그 보람도 두배가 되었다’고 말하며 활짝 웃어보이는 유은자 간사이다. 

임해숙 간사((사)한국조경학회)
임해숙 간사는 IFLA APR 프로그램 내에서 주로 ‘조경직공무원 회의’의 집행전반을 담당하였다. 그녀로서는 99년도 동부지역 총회이후 10년만에 개최되는 국제대회라 "행사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생경했으며, 공무원회의에는 분야내 인사들의 참석이 많아 의전부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등록비를 깎아줄 수 없느냐?’, ‘돈을 안내도 되느냐’는 문의도 들어왔던 당시의 난감했던 상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임해숙 간사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IFLA APR총회에 힘을 보탰다는 사실만으로 영광이자 행운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제법 긴시간 동안 총회를 위해 모두가 힘을모아 준비해 왔습니다. 많은 분들과 함께 대규모 행사를 준비했던 경험, 그것은 앞으로 앞으로의 제 인생에 큰 재산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였다. 더불어 그녀는 “만약 이런 행사를 다시한다면 더 잘할 자신이 있어요”라고 전하며 총회의 마지막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임해숙 간사는 “총회준비 때문에 가정에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일에 대해 이해해주는 남편과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라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였다.

임수정 간사((사)한국조경학회)
주로 디자인워크숍 행사준비와 자원봉사자 관리 등의 집행업무를 담당했던 임수정 간사. 총회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을 정도로 바쁜와중에도 그녀는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러나 총회의 규모에 비례하여 행사진행은 물론이거니와 준비과정도 녹록하지 않았다. “총회일정에 맞추어 준비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준비 막바지에는 업무가 몰려 3주동안은 막차시간에 맞춰 퇴근하기도 했지요.” 거기에 “준비과정에서 빠지는 것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였지만, 걱정만큼은 쉽게 놓아지질 않았습니다”라고 전하였다.
그러한 노력 때문이었을까? 첫날 개회식에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고, 그 때서야 그동안 졸여왔던 마음에 한숨을 불어넣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총회 셋째 날 디자인워크숍의 집행을 담당하며, 걱정되었던 것이 저녁 6시에 행사가 시작한다는 점이었다고 전한다.
“결국엔 그런 생각이 기우였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실무자들에게는 6시에 개최하였기 때문에 디자인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요. 워크숍을 진행해주셨던 설계사무소 소장님들과 대학교수님들의 강의내용또한 알차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요청하는 해외조경가들도 많았습니다.”라고 행사를 진행하며 느꼈던 보람에 대해 술회하였다.

김기송 자원봉사자(영남대학교 조경학과)
조경학과 학생으로서 총회기간동안 자원봉사활동을 수행했던 김기송 학생. 그는 환경과조경 25기 통신원 기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행사기간동안에는 10여명 안팎의 조경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구성되었고, 그들의 활약상은 총회기간내내 눈부셨다. 김기송 학생도 그 중 한명이다. 
학생의 관점에서 그는 “세계각국의 유명조경가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어요. 특히 논문발표 시간에는 일반학생으로선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며, 가장 인상깊었던 프로그램으로 ‘디자인워크숍’을 꼽았다. “수도권 지역외에 산재한 대학에서는 ‘한강, 광교호수공원, 청계천 등’에 대한 실무자료를 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이들 대상지조성에 직접 관여한 실무자의 설명까지 듣게되었다는 점은 학생으로서도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김기송 학생이 맡았던 임무는 개회식 준비와 학술논문발표 지원, 그리고 환송만찬 때 해외조경가 안내 등이었다. 행사 중간중간 단상을 옮기고, 학술논문 발표동안 각종 기기들의 작동여부를 점검하는 등의 일들을 했다. 그래서 행사기간내내 앉지도 못하고, 진행에 집중해야 했다. 그래서 본인도 피곤해 할 만한데, 주위의 다른 자원봉사자들을 다독이고 응원하는 의젓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행사를 마치며 김기송 학생은 “IFLA APR에 오신 많은 분들의 고견을 접할 기회는 많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친해진 타학교 조경학과 학생들과의 커뮤니티도 앞으로의 인생에 커다란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전하며,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다시한번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이다. 

이번 총회를 준비하고 진행에 공헌했던 드러나지 않은 일꾼들은 이밖에도 많이있다. 그들역시 IFLA APR 성공개최의 숨은주역들이다. 비록 음지에서 땀흘렸던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진 못하지만, 적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경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땀방울을 흘리는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정도는 우리가 알아야 하지않을까.우리, 마음속으로나마 그들의 노고에 격려박수를 보내주는 것은 어떨까?  


▲조세환 대회장을 비롯한 총회 사무국과 자원봉사자들의 모습


▲총회 전날, 리허설 모습


▲총회 전날, 행사준비 모습

나창호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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