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마을가드너, '공유정원 프로젝트' 실시

놀고 있는 사유지를 ‘공유지화'
라펜트l기사입력2016-03-11

 

1968년 미국 생태학자 개릿 하딘(Garret Hardin)은 사이언스지에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공유지의 자유로운 이용이 모두에게 파멸을 안겨주므로 공유지 관리에 정부의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오늘,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공유지의 희극’을 이야기하며 사유지를 공유정원으로 되살리고 시민 주도형 녹색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해 공유정원 프로젝트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시내 녹지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 서울에서 지나치게 상승한 땅값은 녹지 확보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도심 녹지 확보를 위한 지자체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정 여건상 토지 매입을 통해 공원을 늘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용산구는 놀고 있는 사유지를 찾아내 ‘공유지화’ 하기로 하는 색다른 아이디어를 냈다.

 

구는 참여기관을 물색한 끝에 교육관 일대 사유지(569.9㎡)를 주민을 위해 무상 개방한다는 ‘통 큰’ 결단을 내린 한남제일교회와 이달 중 협약을 체결한다.

 

구는 이곳을 화사한 봄꽃으로 새단장하고 지역주민과 외부인이 함께 소통하는 공유정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며, 정원 조성에 ‘한남동 꿈꾸는 조경사’ 30여명이 참여해 주민 주도형 자율적인 사업으로 진행한다.

 


한남동 꽃나무길 가꾸기에 참여한 용산구 주민들

 

용산구 주민 강선주(50)씨는 “처음에는 도시 녹화에 관심이 없었다. 우연히 마을 사람들과 함께 꽃과 나무를 심고 교육을 들으면서 가드닝에 대한 열의가 생겨났다. 앞으로도 지역 녹화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구는 한남동 꿈꾸는 조경사를 비롯한 마을가드너 모임이 녹화활동 노하우를 널리 전파하고 도시녹화 공동체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공유정원 사업으로 구는 약 24억 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이는 토지매입을 통한 공원 조성에 필요한 보상액으로, 정원 조성 사업비는 시 보조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공유정원 프로젝트는 예산 절감과 함께 시민의 자율적인 관리를 유도하고 부족한 녹지도 확보하는 1석 3조의 정책”이라며 “주민 주도형 도시녹화와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문화를 선도함으로써 골목골목 꽃향기 가득한 용산을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용산구는 지난 2013년부터 주민들이 참여하는 골목길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서빙고동 주민들이 골목길 녹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꽃피는 서울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글·사진_임경숙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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