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들의 부도소식이 속속들리는 가운데, 대부분의 조경업체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모두가 몸을 움츠리는 가운데 공격적 투자로 시선을 받는 업체가 눈에 띤다. 바로 스페이스톡이다. 웹진이라 매체를 도입한 것이 첫 째이고, 직원대상으로 해외 디자인탐방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 둘째이다. 어렵다, 어렵다를 입에 달고 살기보단 다각화된 홍보방법을 연구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스페이스톡이다. 최근 웹진 여름호가 발행된 가운데, 라펜트는 뉴욕 ICFF 박람회와 밀라노 "I saloni milano 2010" 박람회를 다녀온 정현미 씨의 글을 발췌해 싣고자 한다. 스페이스톡 웹진은 <www.webspacetalk.co.kr>에서 구독할 수 있다. -편집자주-
뉴욕 ICFF vs 밀라노 "I saloni milano 2010"
글․사진_정현미(스페이스톡)
뉴욕과 밀라노 두 단어의 발음이나 쓰기만큼 두 도시는 닮았지만 다르다고 한다면 너무 애매할까?
밀라노가구 박람회는 뉴욕박람회의 13배 크기 이상이다. 규모면에서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뉴욕은 코엑스의 구 인도양홀 정도의 규모였고 밀라노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람회장이다. 그래서 밀라노는 하나의 축제 분위기로, 뉴욕은 차분한 하나의 전시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
하지만 규모가 다르다 해서 뉴욕이 밀라노보다 못하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밀라노는 전체 전시를 보는데 3일정도가 걸렸고 뉴욕은 작았지만 하루 반을 소비해서 봤다면? 내용의 충실도가 그려지지 않는가?
박람회의 대문부터 살펴보자
밀라노는 정열적인 빨강 바탕의 자유로운 흰 글씨의 조합, 뉴욕은 검정 바탕에 정형적 배색글씨체로 대문을 포장했다. 대문의 차이만큼 전시내용도 달랐다.
밀라노 박람회 뉴욕 박람회
밀라노 박람회
DESIGN PART, MORDERN, LIVING GLAM, CLASSIC, EUROCUCINA, SALONE INTERNAZIONALE DEL BANGO, SALONE SATELLITE의 7개 메인섹션으로 구성된 밀라노는 다양한 디자인 경향을 체험토록 했다. 특히 미니멀리즘 경향의 디자인과 고전적인 성향의 디자인에 시험성을 가미한 클래식 섹션이 돋보였다.
DESIGN PART, MORDERN, LIVING GLAM, CLASSIC, EUROCUCINA, SALONE INTERNAZIONALE DEL BANGO, SALONE SATELLITE(왼쪽부터 순서대로)
그 외에 Transform이 가능한 가구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영향인지 몰라도, 공간을 최소화하며, 새로운 기능의 가구로(벤치와 테이블) 변신하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와 주목을 받았다.
뉴욕 박람회
밀라노와 다르게 섹션구분이 없이 이루어진 뉴욕박람회에서는 주빈국인 스페인과 독일의 디자인관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밀라노가 각국의 학생들과 젊은 디자이너들의 참여로 진행된 박람회라고 한다면, 뉴욕은 현지의 대표적인 학교인 파슨스와 플랫, 애일의 학생들의 디자인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었다.
이곳에선 미니멀리즘의 단순 디자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단순한 형태에 애매하지 않은 확실한 칼라와 세밀한 마감으로 단조로울 수 있는 형태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동양을 재해석한 디자인도 많이 발견되었다. 서양인들의 디자인이 뉴욕에서 활동하는 일본 디자이너 보다 오히려 동양적인 디자인을 구사한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모던한 경향을 보여주는 뉴욕과 동양의 선(仙)사상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다.
뉴욕 박람회&밀라노
1. 디자인은 춘추전국시대다
그곳엔 디자인 트랜드가 없었다. 에코, 미니멀리즘, 클래식, 아방가르드 등의 경향이 다양하게 공존했다. 그러나 여러 경향 속에서 다양한 실험과 마감디테일, 재질의 변화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모습이었다.
2. 재료에 대한 탐구
재료의 순수한 물성을 그대로 보여주거나 재료가 가지고 있는 속성을 뒤집어 표현한 것,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디자인들이 눈이 띄게 많았다. 그리고 재료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연구을 통해 완벽한 마감디테일을 보여주려 했던 디자이너의 노력이 보였다.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경계가 사라졌음을 새삼 재확인했다.
▲원목에 도장을 칠해 색다른 재질감을 표현 ▲단단한 스틸을 유연한 종이접기로 표현 ▲가공하지 않은 알루미늄 벤치
3. 구분이 모호한 Indoor와 Outdoor
노출 콘크리트와 주철로 만든 실내가구들
과거 어느 누가 실내가구에 노출콘크리트, 코르텐강, 가공하지 않은 스틸과 알루미늄을 쓸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건축재료로 쓰이던 것들이 실내에 멋지게 입성했다. 실외가구들은 재료적 한계 때문에 실내소재를 쓰지 못했지만, 이젠 실내가구 못지않은 형태와 품질을 뽐내고 있다. 기술개발이 좀 더 진전된다면, 실내에서 쓰던 재료들이 실외로 뛰쳐나올 날이 멀지 않았다.
코르크, 식물, 종이, 한지(왼쪽부터)
4. 에코(Echo)의 재료들
역시나 친환경은 하나의 주요경향 중 하나였다. 코르크, 종이, 재활용 플라스틱, 식물을 함께 활용하는 가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재료적 측면만이 아니라 형태적인 측면까지도 자연과 닮으려는 경향들이 이곳저곳에서 보였다. 에코 디자인의 최대 장점은 우리가 대할 때 친근한 느낌을 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엄청난 규모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밀라노, 규모는 작지만 알찬 뉴욕 중 다음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딱잘라서 이야기 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도 고민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주요한 트랜드가 없었고, 다양한 경향들을 발견해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디자인이 더 이상 장식이 아니라 보다 내재적인 것에 발현이라는 것은 두 박람회 모두가 보여준 공통된 특징이었다.
※뉴욕 박람회 TIP!
뉴욕 ICFF를 가려면 http://www.icff.com/page/home.asp에서 TRADE 등록신청을 해라. 뉴욕은 일반인에게는(public) 하루만 공개를 하고 나머지 일정 3일은 TRADE 티켓 신청을 완료한 사람만이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니 뉴욕은 사전준비 없이 가다간 입장이 불가 할 수도 있다. 여기에 비해 밀라노는 이런 구분 없이 입장가능하다.
▲http://www.icff.com/page/home.asp 사이트에서 회사와 개인에 대한 정보를 입력한 후 ICFF의 자체 확인을 통해 이런 메일이 발송된다. 이것을 출력하여 행사장 안내데스크에 사진이 붙어있는 ID카드를 가지고 가면 TRADE 기간에 출입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