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틀에 얽매이지 말고, 계획초기부터 조경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 경관을 아우르는 조경이 계획의 주도적인 자리에서 기본컨셉부터 끌고가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조경이 마지막 공종에서 수행하는 화장술로 끝나서는 안된다.”
국내 최대 공기업 LH가 조경사업 체질개선을 위한 새각오를 다졌다. 지난 27일(목) LH본사 오리사옥에서 부서개편 후 첫 조경실무자 합동워크샵을 개최한 것이다. 약 100여명의 LH 조경관련 실무자가 참석했다.
"계획초기부터 조경참여율 높여라"
오두진 보금자리 이사는 격려사를 통해 조경업무의 역할과 발전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조경은 토목, 건축 등 여타공종에 비해 발전가능성이 높고 보여줄 것이 많지만, LH사업에서 여러 사람들의 기대만큼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조경업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또 "'단순하고 자연형태 그대로 꾸밈을 줄이자'가 LH의 새로운 패러다임 '지생가' 개념의 핵심인데, 여기서 조경이 주도적으로 대안제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기존의 생각을 바꿔 계획초기부터 조경이 컨셉부터 끌고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을 오를 때 제일 마지막에 뒤따라 가는 사람이 제일 힘든 것처럼, 조경 발전을 위해서는 마지막 공종에서 단순히 화장술만으로 끝나선 안될 것이란게 그의 생각이다.
끝으로 오두진 이사는 "조경디자인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 하고, 그것에 걸맞는 비용도 충분히 제시해야 한다. 좋은 대안이 있다면 충분히 예산에 반영시킬 것이다. 명품을 만드는 핵심요소로서 조경의 역할이 크다"고 조경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생각의 전환을 요구했다.
"지역성에 주목하라"
김성용 녹색경관처 처장은 "최저가가 100억으로 확대되고, 초저가 하도급으로 조경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극복해야 한다"고 인사말을 열었다.
특히 그가 강조한 것은 '지역성에 기반한 단지'이다.
그간 '자연친화'에 많은 신경을 썼지만, 이는 지역성의 범주속 적용가능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만드는 단지는 문화이고 작품"이라는 김성용 처장은 직원들 스스로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두진 보금자리 이사
김성용 녹색경관처 처장
“조경의 공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민우 한국조경사회 회장은 '녹색성장과 조경의 과제'를 주제로 조경전문가 특별강연을 진행하였다.
그는 녹색성장관련 LH 조경의 10가지 실천전략을 설명했다.
이민우 회장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생태공간조성 및 도시재생’이라고 했다. 그것에 대한 세부분류로는 ‘생태공간조성기술, 물순환관리기술, 도시재생기술, Zero Emission Eco City’가 있으며, 이들은 LH 조경관련직이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녹색성장의 핵심으로서 조경이 발전을 이루기 위해 ‘공학적 접근’에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의 말처럼 계량화, 수치화를 통해 조경을 합리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현상공모에서는 메뉴를 두고 설계사간 경쟁을 진행하였지만 앞으로는 맛과 양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즉 조경디자인의 질적, 양적인 부분이 강조된다는 것이다. 특히 양적인 부분에서 수치화를 통한 객관성 평가가 손쉽기 때문에 리서치를 통한 공학적 접근은 반드시 조경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녹색성장 패러다임 속에서 ‘비용과 편익’에 대한 분석이 없으면,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민우 한국조경사회 회장
"청라 호수공원, 기술제안방식 협의중"
이후 워크샵에서는 ‘LH 조경의 현황과 발전방향(안상욱 공간환경부장), 재무환경 등을 고려한 조경설계 방향(조성원 도시경관부장), 2011년 주택조경 설계방향(김호겸 조경설계부장)’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안상욱 부장은 ‘LH 조경의 현황과 발전방향’에서 ‘주민밀착형, 입체형, 순환형 설계’에 대해 강조점을 두고 발표를 진행했다. 앞으로 LH는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협력형 공원녹지 설계체제'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총괄 조경가(MLA)를 중심으로 지자체, 주민 등의 이용주체와 NGO와의 파트너십을 형성해 공원녹지 설계에 반영시키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 그는 협력 설계사와의 간담회, 워크샵, 심포지엄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공간환경디자인포럼(http://forum.city.go.kr/edf)를 통해 정보공유를 늘려나가겠다고 전했다.
재무환경 등을 고려한 조경설계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조성원 부장은 ‘탄소저감 공원녹지 조성기법 수립’을 위해 도시공원녹지의 탄소흡수량 산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재수종을 대상으로 산림청에서 진행되었던 탄소흡수 수치연구에 더해 녹지유형에 따른 계량화 작업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LH에서는 설계기법과 관리방안을 수립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이민우 회장이 강조했던 계량화, 수치화의 맥락과 이어지는 내용이기도 하다.
더불어 조성원 부장은 LH의 계약제도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영세한 조경업계의 현실을 감안해 품질확보를 위한 다양한 발주방법(최저가 낙찰제 및 주계약자 관리방식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국토부와 ‘인천청라 호수공원’ 기술제안방식 진행여부를 두고 협의 중이라 전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2011 주택조경 설계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김호겸 부장은 최근 주택조경의 주요기조가 ‘테라피 가든+감성정원’이라고 했다. 현시대 화두로 떠오르는 도시농업을 비롯해, 환경조형작품과 연계된 가드닝 공간 등이 이러한 기조를 구성하는 맥락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LH는‘디자인 공모를 통한 고유시설물 개발, City Farm 조성, 우수활용기법 도입, 다양한 식물소재 및 식재기법 활용, 그린커뮤니티 공간조성, 지역성을 적용한 스토리텔링 기법 도입’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워크샵에서는 주제발표 후 조경 현장업무 쟁점과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와 참석자 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