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신당동에 국내 최초로 전통조경설계 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한국전통문화학교에서 전통조경을 전공한 전문 인력들이 ‘지유’라는 공간에 둥지를 튼 것이다.
지유의 이승용 소장은 지난 7, 8년간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조경연구소장인 김영모 교수의 전통공간정비 관련 연구용역에 참여해서 일을 해 왔다.
연구 활동을 하면서 김영모 교수와 이승용 소장은 전통조경관련 연구를 설계로 연계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전통문화학교에서 전통조경을 전공한 인력들에게는 전공하며 수련한 지식을 충분히 발휘하게 해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이런 것이 인연이 되어 ‘지유’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현재 다루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현재 ‘지유’는 한국전통문화학교 산학협력단의 전통조경연구소와 함께 롯데부여리조트의 백제테마정원 설계에 참여해 테마정원에 백제의 역사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통조경 설계란 어떤 일들을 포함하고 있는지?
전통조경설계는 문화재공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일반조경설계와 다른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상공간의 역사성을 찾는 조경설계작업을 통해 문화재공간이 그 위상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전통조경설계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전통을 주제로 하는 현대공간에 대한 설계 작업 역시 전통적 시각을 갖고 임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조경 설계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설계가 진행되고 있는 공간의 역사적 맥락에 대한 초점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설계자가 그 초점에서 이탈하면 문화재공간의 역사적 정체성을 훼손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문화재 실측설계업 면허 취득에도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 실측설계업 면허는 건축사만이 취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전통조경을 설계하는 설계사들은 건축사가 수주 받은 공사에 대해 하도급을 받아 진행 할 수밖에 없습니다.
업역으로서 전통조경이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지?
아직 업역이라 하기에는 저 자신을 포함한 모든 면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 볼 때 공간을 보는 독특한 시각이 늘 우리에게 존재해 왔으므로 계승하고 발전시킬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기반한 전통조경분야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부 및 조경관계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너무 복잡한 문제라서 구체적인 예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문화재공간을 정비하면서 발생하는 조경설계의 문제를 놓고 볼 때 설계의 목적을 달성하고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전문성 확보에 대한 법적 장치가 보완돼야 합니다.
그리고 주제넘은 발언이 될 수 있겠지만 조경계는 우리 민족이 그 동안 향유해 오다가 맥락이 끊어진 공간을 보는 우리 고유의 의식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_ 한국건설신문 (www.conslo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