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樹木葬, Fried-wald)

라펜트l기사입력2004-10-01

 

수목장이란 화장된 골분을 수목 주변에 묻어서 그 수목과 함께 영생한다는 장례방법이다. 수목 2~3m 둘레에 30㎝ 정도 깊이로 골분을 묻는 것이며 봉분이나 비석 등 일체의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다. 단지 조그만 명패를 나무에 달아주는 것으로 친자연적인 방법이다.
수목장의 원리는 사람과 나무는 상생하는 관계이며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회귀한다는 섭리에 근거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자연 회귀사상과도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수목장지의 관리는 근본적으로 자연력에 의해 관리되어지는 것이며 인간의 관리는 수목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무육하는 것이 유일하다.
수목장 제도는 1993년 스위스의 윌리 자우터(Ueli Sauter)가 아이디어를 창안했으며, 좁은 나라가 아름다운 경관을 유지시키는데 이 제도의 가치가 크게 인식되면서 국민에게 큰 호응을 얻어 50여군데의 수목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인접나라인 독일에 전파되면서 크게 호응을 얻어 현재 6곳에 조성되었다.
독일의 헤센(Hessen) 주정부는 인접 스위스의 수목장림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스위스의 “Fried Wald Gmbh”회사측에 헤센 주정부 산하 라인트하트 하겐 산림관리소(Forstamt Reinhardshagen)관할 산림지에 수목장림을 개설, 운영하게 되었다. 수목장림이 개설된지 2~3년 못되어 수용력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어 제2의 수목장림이 오덴발트에 만들어졌으며, 제3, 제4에 이어 다음달에는 제7의 수목장림이 개장될 예정이다.
수목장 임지의 수목은 3가지 유형의 영생목으로 나누어진다. 한 그루의 수목에 한구의 골분만을 매장하는 경우와 가족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 및 타인과 공동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가격은 10구가 묻히는 가족용 영생목일 경우 최소 3,350Euro부터 시작되고, 영생목의 가격은 수목의 크기, 수형 및 위치에 따라 차이가 생기며, 100년간 사용권이 주어진다.
이 제도의 장점은 검소하고 경건하며, 고인이 수목의 거름이 되어 자연과 함께한다는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국토 이용적 관점에서 볼 때 현재 묘지 면적이 국토의 1%를 차지하고, 매년 여의도 면적의 1.2배가 묘지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때 국토의 효율적 이용,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임업적 관점에서도 임목을 벌채, 매각하는 것보다 영생목으로 보전하고 사용권을 매각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국가적으로도 100년 이상의 거대한 나무가 많아져, 경관 및 환경적으로도 높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변우혁(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관련키워드l수목장, 자연장, 자연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