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펜트는 조경과 문화예술의 소통을 통한 풍요로운 조경문화 창달을 모색하는 기획인터뷰를 2회에 걸쳐 진행하고자 한다. 첫 시간에는 미술 갤러리를 사옥에 마련해, 지역사회 예술문화 커뮤니티에 공헌하는 청하도시개발의 김태석 대표이사를 만나 조경문화 커뮤니티 장으로서 예술공간의 가능성을 점쳐보았다. 다음으로는 예술가의 작품활동 지원을 통해 지난해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참가했던 수경업체 미르워터디자인의 김봉진 대표이사를 만나, 예술가와 조경 기업가의 협업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편집자 주
멀티플레이어가 각광받는 시대다. 연예인이 가수와 연기를 병행하는 것은 이제 특별하지도 않다. 웬만한 운동선수에 버금가는 신체능력을 갖춘 연예인도 있다. 비단 연예계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건축분야 역시 각종 공법에 대한 공부를 경주하는 동시에 이미 오래 전부터 건축과 예술문화의 접점을 탐구해왔다. 지난 2009년 유명 건축전문지 ‘공간-SPACE’의 500호 발행 기념식에서 많은 유명 예술인들이 공간사옥을 방문해 축하의 꽃다발을 전하는 모습을 보았다. 건축예술가라는 명칭도 우리 귀에 익숙하다. 건축과 예술문화 사이로 흐르는 활발한 소통의 반증이란 생각이다.
아파트 조경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조경공사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한 청하도시개발이 최근에 미술 갤러리를 오픈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경가의 예술문화 활동은 그간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지만, 조경업체에서 본격적으로 미술 갤러리를 운영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갤러리를 운영하는 청하도시개발(대표 김태석)은 조경가들의 예술활동을 고양시키기 위해 갤러리 대관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경기도 성남시 청하빌딩 1층 300㎡규모의 ‘Gallery 청하’를 찾아 김태석 대표이사와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김태석 청하도시개발 대표이사
Gallery 청하를 창립하게 된 이유는?
청하도시개발의 오늘이 있기까지 특화된 조경시설물 공사가 큰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물 작업을 진행하면서 무엇인가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순한 공사가 아닌 작품으로서 외부공간을 연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충정로 래미안 조경공사가 청하의 첫번째 작품이다. 조경시설물 부문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다수의 국내외 조각가와 화가, 환경디자이너들이 설계부터 공사까지 투입되어 조경특화를 이룬 대상지이다. 이후 다방면에 미술가들과 교류를 가지며, 외부환경에 대한 예술적 감각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결국 이러한 아쉬움과 목적의식은 예술대학원(조각전공) 진학의 계기로 작용하였다.
미술관과 식물원을 만들고 싶었다는 조경가의 바람들처럼, 본인 역시 조각을 공부하며 미술관 설립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갤러리 청하를 통하여 비로소 그 꿈의 일부를 이루게 된 것이다.
공간은 갤러리와 카페로 나누었으며, 카페테리아는 전시를 관람하는 손님들의 휴게공간 및 직원 회의공간으로 활용된다.
카페
첫 전시명이 ‘개관 88인 초대전’이다.
개관전시에 초대된 88인의 예술가는 갤러리가 자리한 성남지역에 거주하거나 이곳을 연고로 작업활동을 진행하는 수준높은 작가들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를 진행하며 비로소 청하도시개발이 지역문화 속으로 들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이 주변은 성남아트센터 미술관을 제외하고 지역 예술가들이 작품활동 공간에 대한 여건이 부족했다. 그래서 지역 예술가들이 갤러리 설립에 많은 응원을 보내주었다.
비단 지역 작가들과의 커뮤니티뿐 아니라, 현재는 주민과 언론 등과의 소통도 이루어지고 있다. 추후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활동을 펼쳐나가며 성남시의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Gallery 청하 개관식
향후 갤러리 운영방향은?
예술적 감수성은 조경가에게 빠져서 안될 중요 덕목이다. 갤러리와 카페를 만들게 된 이유도 직원들의 문화생활 확충에 있다. 실제로 지난 연말 송년회에서는 70년대 유명했던 섹소폰 연주자를 초청하여 연주회를 가지기도 했다. 앞으로 회의를 비롯해 다양한 사내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많은 조경가가 예술문화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이 '조경가展'이다. 그동안 자리가 마련되지 못해서, 전시회 개최를 미루었던 조경가들의 예술작품을 갤러리 청하에서 전시하고 싶은 바람이다.
본인은 한양대에서 도시개발을 전공하였지만, 전공필수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시간을 환경대학원에서 조경관련 학과수업에 할애했다. 그만큼 조경에 대한 애착과 소속감이 남다르다.
앞으로 갤러리를 매개로 다양한 조경가들과 조각·미술에 대한 교감을 나누며, 조경가들의 예술작품 전시를 지원해 주고자 한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조경가에 한해 최소한의 제반비용만을 제외하고 전시실 대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조경문화의 창달을 위해 기업으로서 분야에 기여할 수 있게되어 기쁘다. 조경인이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그 밖에 전하고 싶은 말은?
조경분야에도 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는 하드웨어가 하나 생겼다. 조경계 곳곳에서 문화예술 공간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길 바란다. 조경분야도 이제는 예술학적 교류를 통해 문화 커뮤니티가 확산되어야 한다. 이 같은 문화화합은 결국 우리가 사는 이 땅의 경관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것 이다. 갤러리 청하에 조경인들의 많은 관심과 방문을 기대한다.
김태석 대표이사(좌)와 김소정 갤러리 청하 관장(우)
찾아가는 길
전시 및 관람문의_청하도시개발 황은지 대리(031-726-3384)
사진: 박상백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