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사회 30주년 행사 첫 날(16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오후 2시부터 기념 심포지엄이 3시간 동안 열렸다.
심포지엄의 테마는 크게 '한국조경산업과 전문가의 역할', '관련분야에서 본 한국조경의 과제와 미래'로 나누었다. 조경 내부인사 뿐 아니라 인접분야 전문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자리였다.
첫 번째 대주제인 '한국조경산업과 전문가의 역할' 부문에서는 '계획・설계', '시공・관리', '제품・자재'로 발표를 구성했다. 권오준 (주)한국종합기술 부사장, 이용훈 (주)그룹이십일 대표이사, 한승호 (주)한설그린 대표이사가 발제자로 나섰다.
권오준 부사장은 '계획・설계(엔지니어링을 중심으로)산업과 전문가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근대 산업화 과정 속 '국토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건설된 경부고속도로가 조경산업의 시발점이고, 실제 '조경'이란 용어가 사용된 것도 박정희 정권 때 '고속도로에 대한 조경'부터였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이후 상세한 자료를 토대로 '건설엔지니어링산업의 태동과 조경엔지니어링산업', '조경산업과 조경엔지니어링 활동주체', '조경기술자와 조경엔지니어링산업' 등에 대해 설명했다.
권오준 부사장은 엔지니어링활동부분에서 명심해야 할 것으로 '해외진출 필요성 강조', '기술혁신 통한 부가가치 상승', '융복합 설계가 요구하는 종합기술력 함양', '실질적 산학협동', '조경기술용역대가의 현실화', '조경기본법 제정의 시급성' 등을 차례로 제언했다.
'시공・관리'부문에서 이용훈 대표는 '법과 제도로서 조경건설업', '조경건설업 현황' 그리고 향후 조경전문가의 역할과 과제 순으로 서술하였다. 그는 조경전문가의 과제에서 '설계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시공 및 관리분야의 발전이 필요하다며, '조경기본법 제정', '조경직 공무원 확대', ' 생태복원관련 시장 확대' 등에 대해 강조하였다.
"검은 연기 없이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한승호 대표는 제품・자재분야에 대해 쉽지만 깊이있는 내용으로 주제발표를 이어나갔다.
특히 한 대표는 2020년 조경의 미래를 예상해보며 "기존 사람위주의 패러다임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었을 때 올바른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녹화제품의 생활화', '융복합 기술의 발달', '생태/복원/녹색산업 글로벌화', '녹색 실버산업 확산', '업역붕괴(건축, 토목분야 통합화, 관련 법제도 통합)', '관리전문 시스템사업화' 등을 2020년 미래예측 가능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양윤제 도시설계학회장 "조경관련 법률, 경관법, 건축기본법과 함께 어우러지는 통합법률 제안"
두번째 대주제인 '관련분야에서 본 한국조경의 과제와 미래'에서는 김영수 전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주)건축국 대표), 우효섭 대한토목학회 부회장, 양윤제 (사)한국도시설계학회 회장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김영수 대표는 건축분야에서 바라본 한국조경을 설명했다. 조경과 건축은 하나이지 둘이 아니라는 그는 서로 다른분야로 떨어져 나가는 현재의 양상에 안타까움을 표시하였다.
따로이 외롭게 욕심부리기보다는 함께 돕고 실속을 차리는 것이 현대를 사는 융합의 조건이 된다며, 단체와 기술자 차원에서의 협조와 협동에 대해 강조한 것이다.
토목분야에 대해 발표한 우효섭 부회장은 하천을 주제로 했다. 그는 하천 사업의 유형을 자연, 방재, 점용, 공원, 자연형 하천으로 분류하여 각기 특성에 대해 설명하며, 자연, 방재, 공원, 자연형 하천 순으로 관련사업이 진화해왔다고 말하였다.
이어서 그는 하천복원을 두가지 유형(어메니티 복원, 생태복원 모형)으로 나누어, 하천여건과 지역특성을 고려해 이들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하천의 역동성과 개성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역설하며, 하천복원시 인공재료의 사용을 최대한 지양해야 할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양윤제 회장은 '미래도시를 위한 조경의 역할'을 테마로 발표를 시작하였다. "압축도시, 녹색도시, 스마트도시 등 새로운 도시모델 이론속 조경은 도시환경 조성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고 서문을 열며, 건축, 도시, 조경이 한울타리에서 협동하는 통합교육 모델을 제시했다.
이어서 그는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조경의 역할을 짚어보며, 아직까지 조경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미흡하게 느껴진다고 말하였다. 더불어 과거 청계천 복원사업은 조경을 염두하고 진행하였던 사업이고, 다른 분야에서 주도하였다면, 지금의 경관이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경만의 강점을 재차 역설했다.
특히 양윤제 회장은 조경기본법 제정과 관련해, 경관법, 건축기본법과 함께 어우러지는 통합법률을 제안하기도 했다.
모든 주제발표가 끝난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김윤제 한국조경사회 고문을 좌장으로 양병이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장, 이대성 대한걸설협회 조경위원회 위원장, 양기방 한국건설신문 대표이사 겸 편집국장, 최윤종 서울시 공원도시과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하였다. (아래 토론자 호칭생략)
△양병이= 대기업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이미지 제고하고 있다. 조경관련 업체는 사회공헌활동은 얼마나 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시민입장에서는 조경분야 사회공헌의 이미지가 약하다.
지금 조경분야가 사회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가? 과거의 조경업무에 집착하면 사회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원만 하더라도 시설적 개념에서 도시 인프라의 개념으로 변화되며, 네트워크화 한다.
시민의 입장에서 정말 필요로하고 절실한 분야가 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보다 기민하게 받아들이려는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다.
△ 이대성= 인간과 문화에 관한 깊은 관심, 즉 인문학이 강조되는 시대이다. 조경하는 사람들이 자연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공부, 인문학적, 변화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한 때 한반도 대운하 논란이 일었을 때 조경분야에 관심이 적었다. '위에서 내려온 공사만 잘 하면되지'란 안이한 목소리도 들었다.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조경기본법 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윤종= 앞으로 대규모 공원을 만들기엔 한계가 있다. 조경관리 교육이 필요하다. 일선에선 관리인력이 교육을 받지않고, 현장에 투입된다. 기간제근로자에서 조경관리 이수자를 우선채용하는 방식의 도입도 생각할 수 있다. 체계적인 조경관리 교육을 조경사회에서 시행해 줄 것을 제안한다.
프로그램은 조경학과 응용사회학의 접목이 필요하다.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지역적 여건 등까지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양기방= 건설분야 속 조경의 역할을 제고시키고자 노력해왔다. 이제는 내부적 발전을 넘어, 산업으로 커야할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조경관련 협회 전체가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모든 협회단체를 통합후 세부부서를 나눈 후 역량을 집중시킬 것을 제안한다.
최근 업역간 갈등과 분쟁이 커지는 양상이다. 따라서 협회는 법률문제나 입법활동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역량을 갖기위해 싱크탱크 역할 조직이 있어야 겠고, 논리를 만드는 조직도 있어야 된다. 건축분야도 통합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조경역시 이에 대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도시인프라는 그린인프라로 발전할 것이고, 그 역할은 조경가가 할 것이다. 분명 조경산업은 커질 것이다. 우리가 노력해야지 후대에 평가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