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부시장 "도시농업은 정원의 일부"

[인터뷰]조경인이자 행정가, ‘정원박람회를 말하다’
라펜트l기사입력2012-10-10

 

공원, 도시농업을 품다를 주제로 열리는 2012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오는 금요일(12일) 개최된다.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한 '마을만들기', '도시재생' 등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주었던 수원시가 주최하기 때문에 2회째 접어든 이번 박람회에 거는 모두의 기대도 크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박람회 예정지인 서호공원에서 수원 청소년문화공원으로 개최지 변경이라는 진통을 겪은 것이다. 하지만 시민참여라는 최초의 목표를 견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라펜트는 조경가이자, 행정가로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수원시 이재준 제2부시장을 만나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개최 계기

수원시는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역사와 전통의 도시입니다.

경기도 수부 도시인 수원시가 우리나라의 정원과 녹지분야 발전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정원생활에 대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계기로 정원문화가 보다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2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박람회 주제가공원, 도시농업을 품다라는 점에 비추어, 정원과 도시농업과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원(garden)과 원예(gardening)의 어원은 같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정원이란 의미에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농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도시농업을 정원에 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정원과 도시농업을 이분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지만, 현대적 흐름으로 볼 때 도시농업을 정원의 일부로 보는 것은 당연합니다. 특히 도시농업은 토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자연 순환의 생태적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에서 보면 녹지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정원은 시각적, 경관적, 심미적 성격이 강한 분야였습니다.

그러나 도시농업을 정원의 일부로 담아냄으로써 기존의 정원의 성격에 생산적 경관이란 새로운 성격을 추가하게 되었죠. 그래서 도시농업을 통해 정원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김니다.

  

수원시 역점 사업인마을만들기’에서 보여지 듯, 수원시와 시민참여’의 결합이 자연스럽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는 시민참여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이번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는 시민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원그린트러스트와 시민추진단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원그린트러스트는 지원조례 제정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에 있으며, 시민추진단의 경우 시민참여분과와 학생참여분과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 중 시민참여분과는 주로 시민단체, 전문가, 일반시민, 정원가 등이 중심으로 구성되었고, 학생분과는 수원농생명과학고와 제일중학교 등이 주축이되어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중 수원농생명과학고 학생들의 경우는 담당 교사 지도하에 시험정원 1개소를 조성하여 좋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시민의 공모를 통해 참여하는 시민정원도 11개소나 만들어 졌습니다행사운영 전반에 걸쳐 시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퍼포먼스와 체험 코너 등도 마련하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지난 8월 환태평양 커뮤니티디자인 네트워크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수원시민의 정책참여집단지성의 잠재력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시민참여가 강조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시민참여는 수요자인 시민중심의 행정을 실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입니다.

일방적인 정책추진으로 발생하는 시민들의 거부감이나 경제적 손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국, 행정에서의 시민참여는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시민참여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개최 이후

그 동안의 모든 행사는 행사기간 만을 생각할 뿐 행사가 끝난 이후 관리적인 사항을 간과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수원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민간조직인 수원그린트러스트와 행정조직인 생태서비스팀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조성중인 박람회장 내 테마정원과 도시농업원은 체험과 해설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할 뿐만 아니라 개최이후의 관리와 운영 프로그램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의의

현대 사회는 경쟁과 속도를 통한 물질적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사회입니다. 그 결과, 경제적으로는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으나 인간성 상실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번 정원문화박람회는 크게는 현대인의 인간성 상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성 회복에서 작게는 도시인들의 여가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예술 축제로서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재생이나 마을만들기 같은 정책사업에서의 조경가의 역할은?

조경이란 넓은 의미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공간에 적용되며 특히 도시에서 조경은 도시의 품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점이 도시재생이나 마을만들기에서 조경가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조경가는 단편적 시각이 아닌 다른 분야와의 융합과 소통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서울의 선유도공원이나 난지도 하늘공원, 미국 맨하턴의 West Side Highway는 이러한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우수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마을만들기는 시민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정체성과 장소성을 부여하고 주민 간 커뮤니티를 증진하여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마을만들기에서 조경가는 주도적으로 지역주민 스스로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 참여방식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원시 공원녹지 정책방향

수원시는 그 동안 조경과 도시정책에서 많은 노력을 경주하여 왔습니다.

지난 시절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었고, 최근 민선5기 출범이후 2011년에는 대한민국 경관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중요 공원녹지정책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해소를 위한 민간투자사업과 지붕녹화사업, 수원시민 숲 조성, 자연캠핑장 조성, 거리 가든 조성사업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녹지기반조성과 시민참여와 기부를 통한 도시녹화 활성화를 위해 시민트러스트를 육성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수원시 공원녹지정책의 새로운 비전과 방향을 이번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개막행사에서 선포할 예정입니다. 

 

조경인에게 한 마디

조경은 식생과 시설물을 이용하여 경관, 생태, 마을, 도시를 다루는 전문분야입니다. 이러한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다할 때 조경의 발전이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저성장으로 접어들어 조경분야 역시 어려운 환경에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다면 지속가능한 조경의 발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경관과 생태 분야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시대의 새로운 역할과 도시재생 시대의 조경인들이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여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길 기원합니다. 

 

수원시는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역사와 전통의 문화도시입니다. 또한 다양한 축제와 먹거리가 풍성한 도시로, 우리 수원시를 찾으셔서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즐거움을 만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치와 참여시대에 여러분을 수원으로 초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진솔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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