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이제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할 때

용산공원라운드테이블1.0 일환 ‘공원탐독5’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17-10-22

 



용산공원라운드테이블1.0이 '공원서평'을 남겨둔 가운데, '공원탐독'의 막을 내렸다. 앞으로 긴 호흡을 위해 용산공원을 규정해 온 '생태'에서 벗어나 공원 안의 다양한 성격을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용산공원라운드테이블1.0의 일환으로 지난 20일(금) 전쟁기념관 이병형홀에서 '공원탐독5'가 개최됐다.


이날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교수가 '용산공원의 생태적 의미'에 관해 발제를 하고, '공원, 생태 너머로'를 주제로 마지막 담론을 나눴다.


최 교수는 "현재 생태학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역사를 복원하고 생태를 회복하는 일"이라며, "자연의 회복력은 굉장하다. 우리가 자연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조금만 해도 자연은 스스로 빠르게 회복한다. 생태와 역사, 다른 말로 자연과 문화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용산공원을 생태공원으로 만든다고 한다고 기본적인 생태계가 기능한 수준까지 자연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합의를 하고 논의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용산공원을 만들어가면서 성숙한 토론도 함께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은 특정한 주제 없이 시민들의 자유로운 질문 형식으로 진행됐다.


용산공원의 개방 방식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2011년도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에도 단계적으로 조성해 3단계별로 개방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임시로 부분적으로 쓰고, 복합적이고 유연한 방식의 공원 개발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120만 명의 민간인을 위해 치유 공간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의견에는 "용산공원을 다루는데 굉장히 중요한 이슈로 다뤄질 수 있는 주제이다.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민간인들이 우리한테 어떠한 의미를 가질지 사회적으로 논의되지 못한 한계를 잘 보여준다. 용산공원의 큰 그림이 그려진 다음에 본격적으로 논의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정한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최혜영 성균관대학교 교수


안창모 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배성호 국토교통부 용산공원기획장단 공원정책과 과장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용산공원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는 "용산공원은 여의도 면적에 육박하고, 축구장 4천개가 들어가는 대형 공원이다. 기본적으로 생태가 베이스에 깔린 형태에서 공원 안에 존재하는 자연과 문화, 역사 등을 다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기존 공원을 분류하는 단어들로 규정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앞으로 공원이 정말 가져야 할 가치가 무엇일까 함께 고민하며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안창모 교수는 "용산공원은 정말로 센트럴파크와 다른 공원이다. 센트럴파크는 황폐해진 도시환경을 치유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용산공원은 도시위생 문제나 치유하는데 목적이 있지 않다. 센트럴파크와 자주 비교하지만 표준처럼 자리잡게 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세계 모든 사람들이 평화를 이야기할 순 있지만,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평화를 이야기할 때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 특히, 용산은 과거 전쟁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용산공원은 세계적 담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최혜영 교수는 "5년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드는 생각은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각자의 역할이 조화를 이룰 때 공원도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다. 이번을 계기로 다른 방식의 라운드테이블 2.0, 3.0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안창모 교수는 "지난 10여년간 조급한 마음에서 논의를 해왔고, 시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 용산공원이 온전히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 사이에 많은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공원을 만들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인내심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배성호 과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많이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매회 차 많은 이야기들이 누적됐고, 전부 브리핑으로 정리됐다. 앞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동시 다발적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_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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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키워드l전쟁기념관, 용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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