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론] 한국조경협회 조경정책연구소가 가는 길

안상욱 논설위원(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라펜트l기사입력2019-01-23

 

한국조경협회 조경정책연구소가 가는 길


_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지난 1월 22일 한국조경산업의 일꾼들이 모인 한국조경협회의 제20대 집행부가 임기를 시작했다. 1980년 6월 창립하여 건축과 토목 중심의 건설산업 구도에 조경이라는 새로운 생명의 씨앗을 싹틔우고 뿌리내린 지 40년. 19대까지의 협회 활동을 되돌아보고 조경산업계의 눈으로 정책과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0대 집행부에서 조경정책연구소를 신설하였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1960년 2500만, 1970년 약 3100만, 조경사회가 창립된 1980년 3740만, 1990년 4340만, 조경산업의 중흥기였던 2000년 4600만, 2010년 4860만으로 90년대까지 급성장하다가 이후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 대학에 조경학과가 처음으로 생긴 게 1972년 영남대학교와 서울대 환경대학원이었고, 1973년엔 서울대학교를 비롯하여 여러 대학에서 조경학과가 신설되기 시작하였는데 바로 1년에 60만 명씩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시기였음을 알 수 있다. 60년대부터 도시화와 국토개발이 진행되면서 조경산업의 수요가 늘어갔고, 이에 필요한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 조경학과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조경학과 개설 50주년이 되기도 전에 지방의 인구 감소와 중소도시의 쇠퇴 현상이 심화되는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정부의 인구추계를 보면 2030년 5290만을 꼭지로 2040년 5220만, 2050년 4940만, 2060년 4520만, 2070년 4070만으로 인구급감이 예측되고 있는데, 최근의 출산률 등은 이 전망마저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감소세 지속은 조경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일꾼의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것과 전문가를 배출하는 대학 자체의 존립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을 쉽게 예견할 수 있다.

정부는 인구의 급증시기를 지나 급감시기가 바로 닥칠 것을 예측하면서 특히, 지방의 중소도시부터 인구감소에 따른 도시쇠퇴가 진행될 것에 대비한 다양한 정책들을 생산하여 왔다. 2004년 제정된 국가균형발전법과 이에 바탕을 두고 집행되고 있는 균형발전특별회계는 농촌과 지방 그리고 도시의 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인구감소에 따른 도시쇠퇴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대표적 사례이다.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뉴딜과 생활SOC확충 등은 앞으로 가야 할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환경조경계는 1990년대 이후 조경산업 중흥에 힘입어 다양하게 분파를 이뤄 세를 다퉜던 백가쟁명의 그림자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위기를 넘어서고자 한국조경학회와 한국조경협회·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협의회 등 학계와 산업계가 힘을 모아 쟁취한 환경조경발전재단의 설립과 조경진흥법의 제정 그리고 지난해의 조경지원센터 지정 등이 그 나마 희망이 되는 상황이다. 시대 변화의 절박함을 딛고 한계를 넘어서려는 환경조경계의 용기와 혜안이 필요한 때이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인구의 실질적인 감소추세가 코앞으로 닥아 오고, 대부분의 지자체가 도시쇠퇴를 겪고 있으며, 조경을 비롯한 건설산업도 더불어 침체되고 있다. 인구가 줄면서 경기가 어려워지고 세수여건이 나빠지게 되니, 당연히 정부와 대부분의 지자체는 재정의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다. 꼭 필요한 곳에만 예산을 투입하는 알뜰재정이 일반화 될 것이고, 환경조경산업도 국민의 삶에 꼭 필요한, 도시경쟁력 제고에 꼭 필요한 융복합영역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눈앞에 닥치는 현안을 해결하느라 바빴던 과거를 답습하기엔 우리에게 펼쳐질 환경이 너무나 가혹하다. 이제 우리는 지난 50년과 하제 50년을 환경조경계의 눈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2500만명에서 5290만 명을 거쳐 4070만 명으로 급변하는 우리 사회를 환경조경계 스스로 통찰해야 한다. 한국조경협회가 이번 집행부에서 조경정책연구소를 운영하는 실험을 시작한 배경이기도 하다. 

조경정책연구소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정책통계를 가감 없이 환경조경계에 알리는 일과 정책통계를 바탕으로 미래사회의 모습을 해석하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여러 부처와 전국의 여러 지방정부가 펼치는 환경조경 관련 정책의 동향을 모아서 환경조경계에 전파하여야 한다. 미래사회와 발맞추어 상근 연구원 없는 네트워킹 틀로 운영하는 것이 좋다. 연구소는 플랫폼이 되고 전국의 조경전문가들을 하나의 부처나 지방정부를 전담하도록 비상근연구원으로 위촉하는 네트워킹 틀이 필요하다. 물론, 환경발전재단과 조경지원센터와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 비상근형 조경정책연구소에서 발굴하는 의제를 상근형 조경지원센터에서 풀어가는 역할나누기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함께 헤쳐 나갈 환경조경인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글_안상욱 이사장 ·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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