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상작] 기억의 터, 환유 언덕

충혼탑 추모공원 조성사업 마스터플랜 설계공모
라펜트l기사입력2023-03-12

 

‘충혼탑 추모공원 조성사업’ 마스터플랜 설계공모에서 스튜디오이공일+소솔건축사사무소+한경대학교(이진욱 교수)의 설계안이 2등작으로 선정됐다.


기억의 터, 환유 언덕
스튜디오이공일+소솔건축사사무소+한경대학교(이진욱 교수)



환유(換喩) 어떤 사물 또는 사실을 연상시키기 위해 무언가를 빌려 쓰는 기법 
환유(歡遊) 즐겁게 놂

이곳 언덕은 다층의 기억이 중첩된 역사적 터이다. 비록 지금은 충혼탑이 자리하지만, 본래 이곳은 서민들의 안녕을 바라던 장소였으며, 외세로부터 그 바람이 꺾여진 장소이기도 하다. 절망하고 비통하고 분노했던 이러한 복잡한 마음이 어느덧 사라지고, 이제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에 대한 애도의 마음만이 터에 남았다. 하늘로 높게 솟아 올린 수직적 구조물은 터의 기억을 온전히 담아 내지 못하며 공원에서의 일상적 활동을 주저시키는 오브제로 존재한다. 터의 온전한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일상에서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 우리는 터의 기억을 환유(換喩)하여 참전 용사를 애도하고 아팠던 역사를 기억하고, 새로운 희망을 바랄 것이다. 동시에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곳은 환유(歡游, 換喩) 언덕이다.


현황 이슈
기억의 터, 단절과 적층의 공간

이곳 언덕은 다층의 기억이 중첩된 역사적 터 이자 기억이 단절된 공간이다. 고려 말부터 조선시대까지 이곳은 한 해의 풍년과 국민의 안녕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는 사직단 터였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은 사직단을 말살하고 전쟁에서 죽은 일본군을 추모하는 위령 시설을 이곳에 설치했다. 그렇게 사직단의 흔적은 볼 수 없게 되었다. 해방 후 우리는 충혼의 기능을 유지한 채 한국전쟁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의 장소로 사용해오고 있다.

과연 우리는 이 장소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서민의 안녕을 바라며 간절했고, 그 바람이 꺾여 비통했던 그 마음과 기억은 외면하고 잊어도 되는 것일까? 과거의 목소리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고, 과거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끊임없이 반추할 때, 비로소 온전한 역사의 기억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집단의 기억을 형성하기 위한 위압적인 구조물

과거 추모 공간에는 공간을 압도하기 위해 큰 스케일의 기념비를 도입하여 집단의 기억을 형성하고자 하였다. 민주 사회에 이르러 이와 같은 직설적이고 강압적인 추모 방식은 그 힘을 잃어가고 있으며, 사건이 발생했던 과거와의 시간 격차가 커지고 망자와의 개연성이 부족해지면서 공감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현대의 추모 공간은 일방적이고, 비일상적인 접근 방법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방문자와 소통하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기억하고 애도하는 방식을 통해 방문자와 망자 혹은 사건과의 괴리감을 좁히고 있다.

대상지에 있는 높이 14미터의 수직적 구조물인 충혼탑 또한 위압적이고 비일상적인 추모 시설로, 공원에서의 일상적 활동을 주저시키는 압박물로 존재하고 있다. 일상의 구조 안에서 자연스러운 체험과 참여를 통해 과거의 기억이 삶에 스며들어 기억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시의 변화, 확장하는 일상성

일반 주거지역에 둘러싸여 있는 대상지는 인근 지역의 변화와 마주하고 있다. 대상지를 둘러싼 주변의 사모1, 2, 모충1, 사직4 지구가 모두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상지를 이용하는 인구가 더욱 증가할 예정이다. 인구의 증가에 따라 대상지 내 미술관과 도서관은 문화 공간으로서 그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충혼탑 터의 경우 추모라는 행위로 인해 괴리감을 줄 수 있다. 일상성과 비일상성의 혼용을 통해 시민의 삶에 다가가는 공간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세 개의 공간으로 분절된 대상지

도시의 변화를 수용하며 과거 사직산으로 불렸던 이곳은 무분별한 개발과 토목공사로 인해 숲은 훼손되고 서로 다른 높이의 공간으로 분절됐다. 대상지 내 청주시립미술관과 충북교육도서관은 충혼탑 터와 맞닿아 있어 세 장소는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서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현재는 급격한 사면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도로, 프로그램의 유기성 부족 등으로 세 공간은 분절되어 있다. 세 개의 공간을 물리적으로, 자연적으로 복원하는 것은 공원 조성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설계 전략
터의 온전한 기억 전달

다층의 기억을 가진 터의 이야기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잊혔던 기억을 되살려 공간에 담는다. 서민의 안녕을 바라던 사직단의 공간적 형태를 차용하고 물로써 하늘을 담아 사직단의 소망, 터를 잃어버렸던 비애, 참전용사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담는다. 수직의 충혼탑을 땅으로 침잠하고 위폐를 터 속에 담아 희생된 넋을 기리는 성소의 공간을 마련한다. 시각적 축을 통해 도시적 스케일에서 역사 도시 청주의 기억을 시각적이고 심리적으로 연계하며, 청주의 구시가지가 보이는 전망대에서 자신과 역사, 터의 관계를 재인식하고 되새김하여 터의 기억을 체화한다.

사직단지의 기억
사직단의 형태적 환유. 땅을 상징하는 사각 형태의 프레임을 구현하고, 농사에서 물이 가지는 의미를 담아 하늘을 담는 그릇의 반사풀로 조성




충혼탑의 기억
1955년 최초 조성된 충렬탑으로부터 약 70년간 근현대 기간 동안 청주 시민이 가지고 있는 장소의 기억을 공간의 상징성으로 보전



역사도시 청주의 기억
고려 말 이후 사직단지로 청주읍성 서쪽에 자리 잡아 청주시를 내려다보며 도시의 변화를 함께한 장소 시선축을 보존하여 도시의 기억을 미래까지 이어 나갈 수 있도록 계획




체험과 참여를 통한 기억의 형성과 지속

공원에서 일어나는 일상적 행위 속, 자연스러운 체험을 통해 터의 기억이 이용자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한다. 언덕 위에 위치해 접근이 힘들었던 충혼탑을 땅으로 침잠하여 언덕 입구의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근해 추모를 경험하도록 한다. 추모의 공간에는 그동안 충혼탑 창고에 보관하였던 위폐를 벽에 걸어 희생자를 드러내고 헌화할 수 있도록 하고, 벽에 새긴 상처의 흔적을 통해 방문자에게 참전용사의 희생과 아픔을 공유한다.

청주시 도시 역사와 함께한 땅의 기억은 파빌리온 기둥에 도시의 역사를 기록하여 방문자로 하여금 청주시 발전의 역사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청주의 구시가지가 보이는 전망대와 희망의 벽에서 자신과 역사도시 청주의 관계를 재인식하고 되새김하여 기억을 체화할 수 있다. 희망의 벽은 청주시민들의 바람을 적는 소망의 벽이자, 청주의 미래를 기록하는 도화지로 계획한다.

눈물의 벽(충혼터)
위폐를 밖으로 드러내어 안온한 장소에서 차분히 참전용사를 만나도록 계획



기억의 파빌리온
사직단과 더불어 지난 청주시의 역사를 기록하고 시민들과 지역의 역사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조성



희망의 벽
매년 청주시민들이 선정한 지역의 사건을 기록하고 공원 방문자들의 소망을 모아 기록하는 공간




일상성과 비일상성의 혼용

일상성이 확장하는 도시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일상성과 비일상성이 혼용하는 공간 전략을 통해 시민의 삶에 다가가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 레벨 차를 이용해 공간을 입체적으로 분리하여 일상과 비일상성을 분리하며, 형태적 변화가 가능한 물을 설계적 요소로 활용해 공간을 다중적으로 사용한다.

공간을 압도하는 탑으로 인해 비일상적 공간으로만 사용하던 장소를 수평적 구조로 변형해 일상과 비일상이 혼용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수직적 구조물로써 공간에 위압적이었던 추모의 장치는 땅으로 침잠되고 접근이 수월해져 시민의 일상적 삶과 가까워진다. 터에 대한 기억의 장치는 이제 열린 시선 안에서 공간에 흩뿌려지고, 방문자들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장치들로 공간에 녹아 친근하게 조우한다. 형태적 변화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를 달리 연출하는 물을 통해 활기찬 공간(바닥분수)과 엄숙한 공간(반사풀)을 연출해 일상성과 비일상성을 공존한다.

레벨을 이용한 공간의 다중적 사용
대상지가 지니고 있는 추모와 기억이라는 특수성을 레벨차를 이용하여 일상적 공간과 비일상적 공간, 그리고 일상과 비일상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나누며, 일상과 비일상의 전이 과정을 설계적 장치를 통해 스며들게 계획




물을 이용한 공간의 유연한 활용
형태적 변화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를 달리하는 물을 통해, 엄숙한 공간(반사풀), 활기찬 공간(바닥분수)을 연출. 2개의 폰드와 바닥분수를 이용하여 대규모 추모행사, 일상의 공원 대형 이벤트 시의 가동을 달리하여 공간의 유연한 활용을 유도




분리된 공간의 연결

분절되어 한정적으로 사용되었던 공간들을 연결하여 문화-역사-예술 고리를 형성하여 지역의 문화적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세 구역(도서관, 충혼탑 터, 미술관)의 외부 공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남북축을 시각적으로 연계한다. 부드러운 유선의 동선과 곧은 직선의 시각/통경축은 하나의 대상지에서 균형을 맞추어 준다. 물리적이고 시각적인 연결을 강화한 뒤, 하나의 공간으로써 보다 활발히 작동하기 위해 공간의 진입부 및 구역의 연결 부분의 공간을 강화하여 도시로의 확장을 유도한다.

물리적 연결
지형으로 인한 단 차이와 도로 개발로 인한 지형의 훼손을 엘리베이터, 생태브릿지 등으로 극복. 3개의 공간을 이어주는 순환동선은 역사, 문화, 예술로 나누어진 독립된 공간에서 하나의 고리로 연결

시각적 연결
길게 놓여져 있는 대상지에 3개의 공간을 연결하는 통경축을 계획하여 분리되어 있는 공간을 시각적으로 연결. 남북으로 조성되는 축은 다른 기능의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며 자연스러운 공간의 연결을 유도


물리적 연결, 시각적 연결

공원의 확장과 숲의 복원
주변 여건의 변화를 고려하여 공원 진출입부를 변경, 추가하여 지역주민의 공원 이용 편의를 도모하고 공원을 확장. 훼손되었던 사직산 숲을 복원하여 생태성을 강화하고 생태 보행교를 통해 공간을 연계




마스터플랜



공간구상



주요공간계획
미술관 영역



미술관의 외부공간 재배치를 통해 주변 도시와의 연결성을 강화한다. 진입구의 차량 동선을 조정하여 조성한 입구의 이벤트 마당은 공원과 미술관의 얼굴이 되어 방문자를 반갑게 맞이한다.

아트 플레이 가든은 접근성을 고려하여 충혼탑 영역과 미술관 사이에 계획하였다.

미술관 옥상에 제안한 브릿지와 충혼탑 영역의 언덕전망대로 연결되는 계단은 미술관과 충혼탑 영역의 연결성을 강화하여 문화 공간을 확장시킨다.



미술관의 아트 플레이 가든에서 충혼탑 영역으로 연결되는 데크길과 미술관-충혼탑 영역-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숲속 오솔길은 공원의 주요산책로가 되어 준다.

이벤트 마당
흥덕문화의 집 에스컬레이터를 지나 만나는 미술관의 입구에 위치한 이벤트 마당은 미술관 이용객과 주민의 야외 휴게공간이자 외부 전시공간이다. 넓은 잔디 마당은 다양한 이벤트와 전시가 열리며 청주시립미술관의 대표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아트플레이 가든
아트플레이 가든은 미술관과 충혼탑 영역 사이에 위치하여 가족단위 방문객들과 주변 주민들을 위한 예술체험 놀이터로 조성한다. 




충혼탑 영역



충혼탑 영역은 추모의 공간을 넘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복합커뮤니티 지원센터는 서측에 배치하여 사모1지구 아파트 주민들의 이용성을 고려하고 충혼탑 영역으로의 접근성을 고려하였다.

대상지 동측의 기존 숲은 보존하여 숲이 가진 잠재력을 이용한 숲 속 오솔길로 조성하였다.




지형의 단차를 활용하여 복합커뮤니티 지원센터를 배치해 공원으로의 접근성을 해결하였다. 건물 1층이 외부 공간과 맞닿으며 공원의 공간이 확장하였다.


복합커뮤니티 지원센터






눈물의 벽(충혼터)

눈물의 벽은 새로운 방식으로 충혼을 기린다. 터와 탑의 위치는 기존 그대로 유지하지만, 달라진 깊이로 인해 역사적 층위를 형성한다. 조금 더 안온한 장소에서 차분히 참전용사를 만나고, 일상에서 그들을 추모한다.








다목적실/전시실
다목적실의 전망은 광장을 지나 청주 원도심까지 열려 있다. 방문자는 잠시간의 휴식을 통해 대상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 다양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지하:충혼탑 상설 전시, 1층:다목적 기획 전시)




기억의 파빌리온
‘복합커뮤니티 지원센터’–‘눈물의 벽(충혼터)’–‘기억의 파빌리온’–‘희망의 벽 전망대’는 청주 구도심(중앙공원)과의 축상에 위치하도록 계획하여 시각적 연결성과 개념적 연계성을 함께 고려하였다. 기억의 파빌리온은 사직단의 형태를 환유하며 하늘과 연결되는 시각적 프레임이자 아늑한 울타리가 되어 주고, 대규모 행사(현충일) 및 공원 이벤트 등의 지원시설이자, 이용객들을 위한 그늘이 되어 준다.








환유거울광장
물 소재가 지닌 성질을 활용하여 공간을 가변적으로 이용한다. 추모 기간의 반사풀은 하늘을 투영하여 엄숙한 공간이 되어주며, 바닥분수는 일상 속의 놀이 공간으로 이용되고, 물이 없을 때는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광장으로 변모한다.




그린힐/그린스탠드
가든 파빌리온 옆에 자리 잡은 그린힐과 그린스탠드는 잔디 마당과 스탠드로 조성된 공간으로 일상의 피크닉 공간이자 작은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늘 목과 휴게 공간은 공원의 일상 풍경을 담는 여유로운 공간을 연출한다.




도서관 영역



도서관 외부 주차장을 지하에 배치하여 상부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하고 사모 1지구의 기부채납 예정공원과 연결하여 공원을 확장한다.

외부공간은 잔디마당과 생태습지정원 등 공원으로 조성하여 도서관에 운영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운영한다.

충혼탑 영역과 이어지는 브릿지는 생태교량으로 조성하여 기존 사직산 숲을 복원한다.

생태습지정원
생태습지정원은 도서관과 연계하여 친환경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기존 숲을 활용하여 야외 도서관으로 운영한다. 




숲이음브릿
숲 이음 브릿지는 충혼탑 영역의 숲속 산책로와 연결된다. 2단계 때 조성되는 브릿지는 공원 순환 산책로를 완성하며 공원 전체를 순환하는 동선으로 조성된다.




단계별 계획
시간의 변화에 따른 공원의 성장

대상지는 도시의 변화 속에서 지역의 문화 거점 공간으로 성장할 것이며 녹색 허브로서 작동할 것이다.

공원은 크게 세 단계로 성장한다. 첫 단계는 지역의 문화 거점 공간으로 탄생하기 위한 초석으로, 지역성 및 연계성을 강화하는 단계이다. 사업 1단계로 예정한 미술관과 충혼탑 부지에 집중한다. 충혼탑 터의 기억을 반추하고 재해석하여 충혼탑 터의 공간을 새롭게 조성하여 지역성을 강화하며, 미술관과 충혼탑 터의 연결 및 진입 공간에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도시와의 연결성을 강화한다.

두 번째 단계는 대상지가 확장하여 지역의 문화 거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생태적 건강성을 구축하는 단계이다. 도서관 부지의 성장과 1단계 완료한 부지와의 연계성 강화에 집중한다. 도서관의 주차 공간을 지하화하고 상부를 공원으로 사용하여 주민에게 더욱 쾌적한 문화 공간을 제공한다. 대상지 인근에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어 향후 많은 인구가 서측에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도서관 부지의 주 진입구를 변경하여 도시의 변화를 수용한다. 또한 도서관 부지 남서쪽에 기부채납공원 개발이 예정되어 있어 해당 계획과 연계하여 계획한다. 다음으로, 단절되었던 도서관과 충혼탑 터 사이에 생태 보행교를 계획하여 공간을 연계하고 훼손되었던 사직산 숲을 복원하여 생태적 건강성을 구축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는 도시적 스케일에서 공원이 녹색 허브로서 작동하는 단계이다. 조성된 대상지의 계획에 맞추어 도시의 연결 녹지 및 바람길을 계획한다. 이로써 대상지는 지역 사회의 성장과 함께하는 지역의 문화 거점이자 지속 가능한 공원이 될 것이다.




에필로그
기억의 터, 환유 언덕

무언가의 흔적이 그 자리에 남는 것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은 고스란히 남는다. 우리는 죽은 채 잊혔던 과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과거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반추했다. 터의 온전한 이야기를 전하고, 터의 기억을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이제 시민들은 이곳 환유 언덕에서 참전 용사를 애도하고, 아팠던 역사를 기억하고, 새로운 소망을 바랄 것이다. 해맑게 뛰노는 아이들, 이웃과 나누는 삶의 소소한 이야기, 역사의 도시 청주를 바라보는 모습. 이러한 일상의 삶이 함께할 것이다. 우리의 계획으로 터의 기억이 모두의 기억으로 확장하고, 일상과 비일상이 공존하는 공원으로 탄생하길 바란다. 이곳 환유(歡游, 換喩) 언덕에서.




(자료제공=청주시, 스튜디오이공일, 소솔건축사사무소, 한경대학교(이진욱 교수))

글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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