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코리아가든쇼’ 정원디자인 작품 6점 당선

5월부터 순천만가든마켓 앞에 조성
라펜트l기사입력2023-03-22

 

‘2023 코리아가든쇼’의 정원디자인 작품 6점이 선정됐다.

1차 설계 심사 당선작은 ▲김상윤 - 조선(朝鮮) Bar ▲김석원 - 緩流, 園(와유, 원) ▲김세원 - 선비의 길 ▲박종완 - 옛뜰에 물소리 ▲이양희 - 더 화계 ▲정성희 – 소요정원이다.

당선작들은 5월 중 순천만가든마켓 앞 잔디광장 부지에 시공을 거쳐 정원을 조성한 후, 최종 현장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정원은 6월부터 전시된다.

산림청이 주최하고 국립수목원과 순천시가 공동 주관하는 ‘2023 코리아가든쇼’는 ‘정원, 옛것에 스며들다’라는 주제로 지난 2월 1일부터 3월 9일까지 설계 공모를 받았다.

이번 공모전은 전통정원의 구성요소인 화계, 화오 등을 이용하고 기타 점경물인 굴뚝, 가산 등을 활용한 정원을 만들어 우리나라 전통정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참신한 정원을 뽑는 것이 목표이다. 특히 올해는 총 52점의 공모작이 접수되어 8.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전통문화, 조경, 건축, 정원 등 각 분야 전문가 총 5인이 3일에 걸쳐 심사했다. 제출자의 정보를 삭제하고 설계로만 심사하는 블라인드 심사로 실시됐다.

당선작은 다음과 같다. 조감도는 정원 조성 이후 공개된다.

김상윤 - 조선(朝鮮)Bar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오랜 과거의 전통정원도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정원풍경을 벗삼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며, 그 시대 문화를 자유롭게 즐겼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풍류를 즐기는 정원문화의 정수라 할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21세기 한반도 대한민국에서 전통정원을 과거의 것 그대로 만드는 것은 전통의 단순한 재현과 정원의 박제화, 또는 유물화를 벗어나기 힘들다. 전통정원은 과거에 있을 때에 비로소 의미가 있다. 현재의 전통적인 정원은 옛 것의 특별한 요소를 차용하되 현대적인 문화를 새롭게 ‘믹스(Mix)’시키고 받아들일 때 에야 비로소 살아있는 전통이 된다. 정원은 현재의 삶에서 즐기고 이용할 수 있을 때 에야 진정한 의미의 ‘현대적 전통정원’이 된다. 

조선바는 오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시대를 아우르며 사람들에게 가장 흥미롭고 자유를 가져다주는 문화, 음주가무의 문화를 기본으로 하는 ‘현대적 전통정원’이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연결고리로서 음주가무는 정원의 흥을 돋우고 풍류를 즐길 수 있는 매우 좋은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시를 읊고 술을 마시며 민요와 판소리를 불렀다면, 현재는 DJ가 음악을 믹싱하며 춤을 추고 사교를 하는 파티문화의 장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조선바는 장원급제한 젊은 선비가 궁에 입궐해 고단한 업무를 보내고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정원에 들러 바 테이블에 앉아 DJ음악을 즐기고 술 한잔하는 재미난 상상으로부터 시작된 정원이다.

김석원 - 緩流, 園 (와유, 원)
과거, 우리나라 선비들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별서정원” 을 조성한 후, 복잡한 세상을 떠나 자연을 온전히 즐기는 휴식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개념을 빌려온 “緩流,園(와유,원)”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마음의 안식”과 “편안함”을 주는 정원이다.

정원 안을 거닐다보면, 다양한 질감의 잎이 주는 신선한 느낌, 꽃이 주는 향기, 그리고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을 통해 소소한 행복을 즐길 수 있다. 정원에 들어왔을 때 만큼은 느.슨.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정원을 느꼈으면 한다. 그리고 천.천.히. 변화하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길 바란다.

김세원 - 선비의 길 / “조선의 선비가 오늘날의 청년에게"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 그것은 과거시험을 치르던 조선시대를 보더라도 1만 6000대1의 굉장한 경쟁률었다하니, 이는 시대를 아우르는 고달프고 치열한 경쟁의 교육문화라 할 것이다. 그렇기에 학업이 시대인들에게 끼치는 영향 또한 엄청난 일 임을 알 수 있다.

한편, 학문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조선의 선비와 현재의 청년에게 차이점이 있다면 조선의 선비는 자연을 벗 삼아 학문과 삶의 지향점을 찾았다는 것, 현재의 청년은 오직 지위와 직업을 위한 수단으로 학문을 배우고 있다는 것.

‘조선의 선비가, 오늘날의 청년에게’는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삶을 살아온 현대의 청년들이 목적을 상실했을 때, 자연을 바라보며 학문과 시야를 넓히던 선비의 입장에서 청년에게 전하고싶은 메시지를 담고자했다.

박종완 - 옛뜰에 물소리
옛뜰에 물소리 정원은 한국적 풍경에 담긴 정취(情趣)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명한 소리를 내며 오곡수로을 흘러 꽃 연못에 담겨진 물은 정원의 풍경을 투영시킨다. 초목은 유월 초여름의 햇살을 받으며 녹음을 더해가고, 맑은 물 바위에 앉아 자연과 한국적인 정원요소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바라보면, 옛것과 식물들에 대한 정취에 빠져들도록 정원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도록한다.

이양희 - 더 화계
화계는 우리 민족의 집터와 자연이 내밀하게 소통하던 가장 정원다운 전통 공간이다. 비탈진 경사면을 단정한 장대석으로 단을 쌓고 꽃을 심던 곳이다. 화계를 ‘단’과 ‘꽃’으로 그 성격을 규명하고 이 두 요소에 리듬을 주어 운치 있게 표현했다. 잘생긴 장대석을 리듬 있게 툭툭 배치하고 일 년 동안 개화, 식물체 크기 변화의 높낮이가 변화되는 시간의 리듬이 있는 정원을 계획했다. 개화의 리듬은 전통 화계 수종, 한국 산수의 숲 자락,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프레리 식생들로 구성된다. 정원은 누정과 화계로 이루어지며 누정의 앉는 부분을 대지보다 낮게 만들어 화계를 바라보는 시점, 낮은 곳에서 올려다보는 행위를 반영했다. 깊게 파인 누정은 주변을 둘러싸는 담장으로 확장되어 누정에서 자연(화계)과 오롯이 마주하는 공간감을 표현했다.

정성희 - 소요정원
소요, 전통적인 쉼의 미학을 현대 정원으로.
‘소요’는 ‘마음 내키는대로 슬슬 걷는다’ '구속됨 없이 천천히 노닐다 라는 의미로,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서 유래했다. 소요정원은 창덕궁 후원의 소요정 앞에 위치한 소요암의 곡선형의 수로를 모티브로 말발굽 모양으로 홈을 판 물길이 소요암 앞의 널찍한 바위 위를 돌아나가 수직으로 떨어지며 폭포가 된다. 주위에 석축을 쌓아 만든 인공폭포다.  삼아 흐르고(계간), 떨어지고(폭포), 고이는(지당) 물의 속성과 물표면에 비치는 햇빛, 물의 다양한 움직임에 따른 소리를 공감각적으로 정원에 담아내고자 했다. 식재 또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기록을 살펴 꾸준히 사용해온 수목과 초화의 종류를 선정, 개화시기가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식재했다.

탄식의 공간에서, 즐기며 노닐는 공간으로.
소요정은 처음 지어졌을 때는 탄서정이라 불렀는데, 세월이 물처럼 흘러감을 탄식하는 뜻인 '탄서'에서, 구속됨 없이 천천히 노닐다 라는 의미의 '소요'로 이름을 바꾸었다. 소요정 앞 옥류천의 물의 흐름을 모티브로 삼은 소요정원에서, 현대에 쏜살같이 빠른 시간 속 지친 관람객들이 그 순간만큼은 탄식하는 마음을 버리고 자연을 거닐면서 구속됨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요정원을 디자인했다.
대상(1)에게는 농식품부장관상과 상금 1,000만 원, 최고작가상(1)은 산림청장상과 500만 원, 2023년의 작가상(1)은 전남지사상과 300만 원, 순천이 주목한 작가상(1)은 순천시장상과 200만 원, 코리아가든쇼 작가상(2)은 국립수목원장상과 200만 원이 수여된다.

송영림 산림청 정원팀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세계적인 수준의 정원 설계가 탄생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K-가든의 진면목을 보일 수 있는 주제라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코리아가든쇼 뿐만 아니라 정원문화를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준규 국립수목원 정원식물자원과장은 “코리아가든쇼는 정원산업의 발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와도 같은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도 국립수목원은 정원산업의 도약을 위해 정원소재 개발, 식재유형 정보 구축, 조성 기술 개발 등 폭넓은 연구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2023 코리아가든쇼 당선작 / 산림청 제공
글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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