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라바트에서 모로코 답사의 막을 내리다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라펜트l기사입력2024-01-12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363


모로코와 파리편 - 20

라바트에서 모로코 답사의 막을 내리다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오랜 세월의 신비로 가득했던 모로코 답사가 이번 호로 종료됩니다.

마라케시에서 시작된 답사 여정은 카사블랑카를 거쳐 수도 라바트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네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지금까지의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답니다.

아프리카 하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열악한 사막 환경과 흙먼지, 야성과 사파리, 흑인과 굶주림, 불안한 치안 등이었답니다.

그러나 이곳 3개 도시의 답사를 통하여 필자의 무지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답니다.

지금까지는 수도 라바트의 주요 시설과 공간을 중심으로 소개하였지요.

오늘 마지막 호에서는 이 도시의 거리 풍광을 비롯하여 도보로 이동하며 기록한 특이한 모습들을 남겨볼까 합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최북단에 위치한 이 도시는 의외로 녹색이 풍부합니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를 연상시키는 건물과 건설 중에 있는 조형물처럼 생긴 고층 빌딩도 보이네요.

시내 곳곳에 오픈 스페이스가 있어 도시가 보다 여유롭습니다.











메디나 지역과 신시가지의 경계부는 넓은 도로와 트램 노선이 자리합니다.

도시의 기반시설이 시원스럽게 정비되어 있지요.

수도답습니다.














가로수와 더불어 보행환경이 선진도시 못지 않습니다.

딱딱한 벽면을 원색의 그래픽으로 처리하여 거리의 운치를 더해주네요. 

한편, 성벽 등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분위기가 잘 조화된 느낌을 줍니다.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는 메디나(전통시장 등)와 유대인 집단 거주지가 있는 성내와 성 밖의 신시가지로 구분되지요.

신시가지에는 왕궁을 비롯하여 정부 기관과 외국 대사관, 유럽인 거리, 라바트 대학 등 유럽풍과 아랍의 전통적 건물들이 멋진 대조와 조화를 이룬답니다.

이곳은 ‘모하메드 6세’(현재의 국왕)의 집무실이 있는 왕궁 앞 거리입니다.

Mohammed 5세 거리로 알고 있지요.

이곳은 국가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 공간이라 여유롭고 깨끗하게 정비된 모습이네요.

분수와 수로가 이슬람의 전통 분위기를 말해줍니다.











왕궁 입구에서 들여다 본 왕궁내 거리입니다. 출입은 담장을 따라 한참을 이동해야 한다네요. 

경호원들의 통제도 부드럽고 관광객에게 우호적입니다.

옥외 조각상들이 눈길을 끄는 현대미술관도 이곳에 있지요.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는 20C 초반 프랑스 보호령 시절에 건설된 신시가지와 12C 알모하드 왕조 때 건설한 성곽과 문이 보존되어 있으며, 17C 안달루시아 사람들이 건립한 유적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아내지요.

결코 이질적이지 않고 조화롭습니다.













현 국왕의 집무실이 있는 왕궁으로 들어갔습니다.

신분 확인과 간단한 보안 심사를 거치면 되네요. 

왕궁내에서도 특별한 감시나 통제가 없어 보입니다.

혼자서 이동하며 사진도 찍고 그늘에 쉬기도 하였네요.

그 정도로 치안이 좋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도시 곳곳의 높은 성벽들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성벽은 높고 웅대하지만 위압적이지 않네요.

재료나 색상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고풍스럽고 정감이 가지요.

웅장하고 길게 뻗은 성벽은 녹색의 수목들과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이 도시의 지배적 경관요소가 되어주지요.













라바트대학이 있는 거리입니다.

낮시간의 교통량은 적어 보이네요.

주변에 울창하게 가꾸어진 도시숲이 인상적입니다.

속성수인 유칼리속(Eucalyptus) 종들이 거목으로 성장하여 이 도시의 녹색환경을 돕네요.

이 나무 특유의 매끈하고 밝은 수피가 낙서의 유혹을 갖게 하나 봅니다.

이러한 낙서는 원산지 호주에서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목격하였답니다.















은은한 황토색 고성과 녹색의 조화가 여유롭고 매력적입니다.

거리나 녹지의 시설이나 관리도 수준급이네요. 

안정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열기로 가득한 거리에서 만나는 쇼핑몰은 오아시스랍니다.

땀으로 지치고 고갈된 수분의 보충에는 열대 과일의 위력이 대단하지요.

망고 생과일 주스가 3,000원, 바나나와 파인애플이 각각 2,500원입니다.

이 나라에서는 가성비가 높은 열대 과일이 최고랍니다. 

복합문화센터 같네요.

대학 캠퍼스에서도 가까운 이곳은 젊은 기운이 넘칩니다.










수도라지만 도시 규모가 방대하지 않습니다.

덥지 않으면 하루에 둘러 볼 수 있을 정도지요.

어떻든 이 도시를 걸어서 몇 바퀴 돌았습니다.

라바트의 지도 구경을 못하였지만, 머릿속에 대충 그림이 그려진답니다.

이 도시의 녹화용 수종은 야자수와 열대성 상록활엽수인 벤자민 고무나무가 주를 이룹니다.







성벽에 가려진 건물이 라바트 Ville역입니다.

신구의 조화가 절묘합니다.

라바트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지요.

그곳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풍광이 그립습니다.


















도시를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신구 모습의 대립적 관계를 마주하게 됩니다.

서로가 매우 이질적이지만,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요.

녹색이 매개와 완충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체적 장소를 명시하지 못한 경우는 있지만, 도시의 경관적 이미지는 대체로 소개한 셈입니다.

시대상과 역사적 의미가 얽히고 중첩되어 녹아있는 이 도시의 경관적 정체성을 읽어내기 위한 나름대로의 고민이 많았으나, 능력과 시간의 한계라는 핑계로 매듭을 짓습니다. 




여기는 카사블랑카 국제공항입니다.

라바트에도 국제공항이 있지만, 교통이 편리하고 규모가 큰 카사블랑카 공항을 이용하게 되었답니다.

13일 전 마라케시 국제공항으로 입국하였지요.

아프리카 대륙에 초행의 첫발을 내디딘 이후, 모로코 3곳 도시에서의 12박 일정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현지에 대한 정보가 적어 답사 초기에 당혹스럽고 어려움이 많았다지만, 의외로 편안하고 알차게 답사를 마치게 됨을 실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모로코이지요.

20회에 걸친 3개 도시에 대한 내용이 경관일기를 보는 라펜트 독자 여러분께 작은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오늘 모로코 현지는 2023년 6월 26일이네요.

다음 행선지는 파리입니다.
글·사진_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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