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한양조경의 날’ 제정…정체성·자긍심 고취

조세환 한양대 명예교수 ‘문명사 관점에서 본 한국조경 빅뱅의 서사와 함의’ 특강
라펜트l기사입력2024-05-23

 

‘한양조경의 날’ 제정식 기념 단체사진 /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제공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는 5월 10일 ‘한양조경의 날’을 제정했다. 이를 통해 첫째, 한국 조경의 퍼스트 무버 후학으로서 자부심과 정신, 그간의 쌓아온 업적을 기리고, 둘째, 모든 동문은 물론 앞날의 제적 요소 및 후학들에게 한양조경의 정체성을 되새기고, 셋째, 나아가 한양 사랑의 실천과 더불어 한양조경을 넘어 한국조경의 위대함을 널리 알리고 전파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는 ‘한양조경의 날’ 제정 및 제1회 기념식을 지난 5월 10일(금)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5월 10일은 1972년 오휘영 한양대 명예교수가 청와대 경제 제1비서실 조경담당 비서관으로 임명된 날로, 대한민국에 조경이라는 신학문 분야의 씨앗을 뿌리고, 육성발전시켜 오늘날의 한국조경을 존재하게 한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특히, 대통령 경제1비서실은 경제기획원·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건설부·교통부(현 국토교통부), 농수산부(현 농림축산식품부), 체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무를 각각 관장하는 최상위실로서 관계비서관과 동급의 부이사관급으로 조경담당비서관을 발령해 위상을 제고함으로써 국토환경(자연) 및 경관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되던 산업화시대에 대통령의 정책적 의지이자 미래 환경에 대비한 선견지명이었다. 이후 오휘영 대통령 조경담당 비서관은 임무를 마치고 1982년 3월 1일 한양대 조경학과의 초대 전공 교수로 취임하면서 한양조경이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약 700여 명에 이르는 우수한 석박사를 배출해 한국조경의 일선에서 중추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한양조경인들은 ‘한양조경의 날’ 제정을 통해 오휘영 명예교수의 한국조경과 한양조경에 대해 이룬 업적을 기리고, 한양조경의 정체성과 전통을 계승해나감으로써 자부심과 긍지에 찬 각별한 리더십으로 스스로의 발전과 더불어 한국조경의 번영과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을 다짐했다.

 

한양대 대학원 조경학과 총동문회는 매년 5월 10일을 기념하며 한양조경의 정체성과 전통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윤덕규 한양대 대학원 조경학과 총동문회장은 기념사에서 “70년대 초 조경 불모지 대한민국에 한국조경의 씨앗을 뿌리고 조경분야가 첫 걸음을 내딛도록 한국조경의 나아갈 방향을 최초 기획했던 오휘영 한양대 명예교수께 전체 동문의 이름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한양조경 43년을 맞아 지금까지 달려왔던 지난 40년을 성찰하고, 앞으로 달려갈 100년에 대한 바른 안내가 필요하다. ‘제1회 한양조경의 날’ 지정 및 기념식은 한양조경의 초심을 살피고, 그 토대 위에 다시 나서는 새로운 시작이다. 한양조경의 뿌리와 역사를 통해 회복된 자존감으로 분야의 주도성을 확보하고 조경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명훈 한양대 도시대학원장은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모토는 ‘공원 같은 나라, 정원 같은 도시’로, 조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 속담에 ‘사과 속 씨앗은 셀 수 있어도 씨앗 속 사과는 셀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간의 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씨앗으로 셀 수 없는 열매를 맺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안세헌 (사)한국조경협회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대학시절을 회고하며 “조경분야는 학회와 협회가 쌍두마차 역할을 하며 달려왔다. 그간 동문들의 조경분야에 대한 기여가 산업분야의 발전과 더불어 후배들이 갈 길을 닦았다. 감사드린다”며 격려사를 전했다.

 

김부식 동문회 고문은 “‘한양조경의 날’인 5월 10일은 오휘영 청와대 경제 제1비서실 조경담당 비서관이 임명된 날이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조경의 기초와 틀이 갖춰졌기에 기념비적인 날이 아닐 수 없다. 한양조경인들은 오휘영, 조세환 명예교수의 가르침을 받고 성장해 대한민국 조경산업의 기둥이 된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의 조경은 지난 세월보다 훨씬 더 많은 도전과 노력을 요구한다. 어려울수록 서로 손을 맞잡고 서로 격려하며 성취하는 한양조경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혜경 동문은 “‘한양조경의 날’은 재학생들에게 조경의 정체성을 일깨워주고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정은준 한도회 회장은 “‘한양조경의 날’을 계기로 바람보다 먼저 눕고, 먼저 일어나는 한양조경인이 한층 더 발전하고, 세계에서도 이름을 떨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제1회 자랑스러운 조경인의 상’ 시상이 있었다. 상은 강호철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가 수상했다. 강호철 명예교수는 “한양조경의 어린 묘목이 40년의 세월을 보내며 큰 나무와 웅장한 숲으로 탄탄하게 성장해왔다. 대한민국 조경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다지고, 분야의 미래를 개척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기념식에서는 조세환 한양대 명예교수(국가건축위원회 국토환경디자인분과위원장)의 ‘문명사 관점에서 본 한국조경 빅뱅의 서사와 함의’ 특강이 마련됐다.

 

자연과 인간, 인간과 도시가 상호관계를 맺고 공진화해오며 도시와 융합돼왔던 조경을 초고대 문명부터 현재까지 문명사적 관점에서 훑어보고,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짚었다.

 

“도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시에 공원을 들여와야 했던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국토에 인프라를 조성하면서 조경이 요구됐기에 한국조경의 정체성이 국토환경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조경의 정체성을 기억하고, 기록하며, 기념할 줄 알아야 하며, 앞으로 조경을 하나의 문화로서 새로운 문명적 과제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조경은 이전까지는 정원 위주였다면 72년 5월 10일 이후로 국토환경으로 완전히 방향과 스케일이 바뀌었다. 기후변화, 팬데믹, 인구절벽, 초고령화, 빈집, 폐교, 폐공단 등 여러 도시문제 앞에서 조경은 본래 한국조경이 가졌던 정체성을 우리가 찾아야만 훨씬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시에 자연을 도입하되, 빈 땅이 더 이상 없기에 이제는 도시 자체를 개조해 자연을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마음대로 개발할 수 있는 ‘도시혁신구역’이라는 개혁이 일어났고, 효율적 이용을 위한 ‘복합용도지구’, 도로 지하화 등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까지 내년 1월 시행된다. 여기에 자연이 복합돼야 하는 것이 필수이기에 서울시는 녹지율 40%의 ‘녹지생태도심’ 개발을 발표했다. 국건위의 비전 역시 ‘공원 같은 나라, 정원 같은 도시’이니 “우리의 국토도시 환경조경 콘셉트를 확대해 ‘녹색건설산업’으로 새로운 건설산업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 부분과 활발한 소통은 필수이며, ‘국토·도시조경’이라고 이름을 변경하고, 국토부의 녹색도시과 역시 ‘국토도시조경과’ 등 그들과 키높이를 맞춰야 건설과 교통 등 관련 분야와의 소통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용산국가공원을 조경분야의 대표 문화 상품화하는데 역량을 결집하자는 전략이다. 용산국가공원에 대해서는 제1, 2차 ‘용산공원 및 주변부 종합정비계획’을 조경학회에서 수립했을 뿐, 더 이상의 조경 브랜드는 없으며, 용산공원추진위원회에서도 조경분야가 역할을 못하고 있다. 디자인을 해나가는 시점에 조경분야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FLA와 ASLA에서는 4월 한 달을 ‘조경의 달’로 지정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하듯 한국조경 역시 세계조경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간의 조경프로젝트를 공유하며 여러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또한 복합개발로 도시의 모든 부분에 조경이 필요하기에(조경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지만) 조경의 용도구상에 맞춰 건축이 달라지고 있으니 건축과의 협업시 수동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리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AI시대에 국토환경 및 기후변화 대응, 국민 삶의 질 향상에서 탄소중립, 생물다양성의 보전, 물관리, 재난재해 대응, 스마트시티조경, ESG경영 등에서 복합적이고도 지속적으로 환경조경의 가치가 주목되고 있다. 도시와 자연의 관계는 I-Pseudo Ego 관계로 진화하고 있으며, 건물 자체를 디지털화해 녹지화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다. 에덴 가든이 아닌 에덴 시티가 도래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경이 국토환경에서 출발했던 것처럼 국토·도시·환경조경은 세계의 미래로 나가야 하며, 이것이 우리의 연구 과제”라며 강연을 마쳤다.

 

윤덕규 한양대 대학원 조경학과 총동문회장 /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제공 


이명훈 한양대 도시대학원장 /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제공 

 

안세헌 (사)한국조경협회 회장 /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제공 

 

한양조경의 날 제정 선언문 /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제공

 

조세환 한양대 명예교수(국가건축위원회 국토환경디자인분과위원장) /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제공

 

 

강호철 명예교수의 자랑스러운 조경인 상 대리수상 /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제공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제공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제공


한양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문회 제공

 

글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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