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회장 인터뷰]안재락 (사)한국경관학회

라펜트l기사입력2009-04-28

 

지난 2007년 경관법 제정을 기점으로, 경관분야는 정치적 목적성에 좌지우지되던 틀에서 벗어나 독립된 학문으로서, 또 분야로서 기틀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올해 정기총회에서 (사)한국경관협의회는 학회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관련분야와 연계가능한 경관이란 학문의 중요성을 더없이 강조하기도 하였다. 2009년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며, 경관학회를 이끌게 된 안재락 회장(경상대 도시공학과)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국경관협의회에서 (사)한국경관학회로 변신을 꾀하는 시기에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신 것에 축하드립니다.
축하에 감사드립니다. (사)한국경관학회는 2005년 한국경관협의회로 출범하여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경관학회로 정관을 바꾸면서 새롭게 출발하였습니다. 학회의 등록변경은 5월 중에 마무리될 예정으로 있습니다.
스스로 회장직에 대한 쑥스러움과 지방에 근무하는 등의 좋지 않은 여건에서도 학회 회원들의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로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움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관은 이제 우리 행정의 중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일종의 패션처럼 정치·행정적 목적성에 좌우되는 일면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경관은 아름다운 국토를 지키고, 지역민의 수준 높은 삶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어느 특정분야가 독점적으로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이런 생각에서 학회가 특정분야를 넘어서 경관을 중심으로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자리하는 논의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걱정과 두려움은 있지만, 회원들과 함께 작은 일에서부터 실천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한국경관학회가 경관분야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자리를 잡는데 도와주시고,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사)한국경관학회는 경관협의회에서 출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체의 명칭 변경에 대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사)한국경관학회는 2005년 경관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던 시점에, 경관의 복합적, 총체적 성격상 연관분야의 연대에 의한 종합적 연구 필요성과 도시, 조경, 건축 등 관련 제분야에서 독립적, 산발적으로 관련 연구되던 경관에 대한 공론화의 필요성을 통감하여 관련 학계, 관계, 업계 실무진들을 중심으로 통합적 기구인 (사)한국경관협의회로 출범을 하였습니다. 

처음부터 학회로 출범하지 않고 협의회로 출발하게 된 것은 기존 학회와 달리 업계, 관계 등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협의회로서의 성과가 충분히 달성된 시점에서는 학회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따라서 한국학술진흥재단에 학술단체로도 등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취지에서 볼 때 지난 4년간 경관협의회는 각종 세미나와 경관법의 교육 등을 통해 업계와 관계의 전문가들의 교류확대에 노력하여 왔다고 생각합니다.   

경관법이 시행되면서 경관사업, 경관협정 등 경관계획을 실현하는 다양한 수법 등이 도입되었고, 많은 지자체에서 경관계획의 수립에 들어가면서 우리나라의 경관분야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경관관련 제분야의 학문적 논의의 장에 대한 필요성이 제고되고, 경관을 계획하고 운용할 수 있는 많은 전문가가 배출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협의회보다는 학회로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경관법의 이해돕는 세미나 등의 교육 열어

경관법이 2007년 제정이 되었습니다. 경관법을 실천적인 제도로 성장시키기 위해 조경 분야를 포함한 인근 분야가 다각도로 노력하는줄 알고 있습니다. 경관법에 관련한 (사)한국경관학회의 구체적인 목표 혹은 전략이 있다면.
경관법은 기존 규제위주의 경관관리에서 지원과 유도, 협력을 통한 경관형성의 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경관법의 운용 역시 선택적인 사항으로 지구단위계획이나 기타 관련법과 함께 운용하여야 하는 등 기존법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경관법을 비롯하여 관련법에서도 경관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경관, 미관, 환경, 공공디자인 등 다양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어 일선 행정에서는 경관을 집행하는 데 많은 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한국경관학회에서는 경관을 관련분야의 경계를 넘어서 진정한 도시만들기의 준거가 될 수 있도록 경관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와 행정, 그리고 학생들에게 경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체계적인 운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전략으로는 작년에 출판한 ‘경관법과 경관계획’에 이어 경관법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지침서의 발간, 좋은 경관시책의 발굴과  알림, 찾아가는 경관교육, 경관세미나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임기 내 반드시 이루고 싶은 업적은?
(사)한국경관학회는 학회로서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입니다. 따라서 충분한 인적, 물적 자원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2년의 임기 내에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협의회에서 학회로 이름을 바꾼 만큼, 학술단체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일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정기학술대회의 개최와 연간 4회 정도의 학회지 발간이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다음으로 현재 시립대학교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는 사무국의 독립과 재정적으로 안정된 토대를 마련하는 일입니다. 
학회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일과 함께, 경관에 대한 바른 이해와 일반인들의 경관인식을 높이기 위한 정보센터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작은 경관가꾸기부터 시작해야 각 지역이 경쟁력을 가질터

조경포털 라펜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본인에게 라펜트는 조경분야에 대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제공받고, 조경과의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정보는 힘입니다.
라펜트는 조경분야가 이룩한 성과의 결정체이고 주변 분야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네이버 검색엔진을 달게 됨으로써 라펜트가 그동안 만들어 온 성과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될 것을 기대하고, 정보전달의 역할에서 나아가 조경문화를 창달하고, 조경을 비롯하여 관련 분야을 뛰어 넘는 문화교류의 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현대를 지방의 시대, 문화의 시대라고 합니다. 각 지역이 경쟁력 있는 삶터가 되는 것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관은 개성적이며, 차별화된 지역을 만드는 키워드입니다.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경관자원을 찾아내고, 지키고 가꾸어 나가는데 정부의 지원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사업이 아니라 작은 경관가꾸기에 지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지역의 경관전문가들이 다수 배출되고, 주민들의 경관의식도 향상될 때 더 나은 경관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경관은 여유와 배려의 문화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지역의 여건에 맞는 계획과 수법이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침 지침이나 사업 위주로 경관이 흘러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우리에게 소개된 경관의 성공적 사례는 모두 법제도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지자체가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함께 고민한 결과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강진솔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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