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이 아닌 길에 서서.

비공개l2003.01.09l947
처음 입사할때 캐드아르바이트 경력만 3년이었고 포토샵, 일러스트, 엑셀, 파워포인트 등도 마스터했었고 스케치도 수준급이었습니다. 뭐든 잘해낼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연봉협상할때.. 1800불렀지요. 소장이 웃더군요. 자기는 도저히 그렇게 못주겠다면서 그럼 관두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소장이 잡습디다. 그정도는 못주고 남들보다는 더 주겠다고 얼마줄거냐니까.. 생각을 해봐야겠답니다. 이번엔 제가 웃었지요. 1600이하로는 절대 안된다고. 그렇게 싸우다가 소장이 그러더군요.. 수습3개월. 수습끝나면 다시 얘기하자. 하지만 수습이 끝나면서 소장의 작전은 치밀해지더군요. 연봉협상 다시하자더니 일부러 직원들 다있는데서 불러 다들리게 말해놓고 같이 입사한사람들인데 어떻게 더 주냐고 딴사람들한테 미안하지도 않냐고.. 결국 저만 이상한 사람되었습니다. 결국.. 연봉 1300. 야근수당도 없고 밥도 안사주고 택시비도 안주고 .. 세금떼고 머하고 하니.. 한달에 70만원정도 받는셈이더군요. 철야를 하려면 확실히 하던가 하면 다행일텐데 어설프게 12시쯤 끝나면 차도 끊기고 택시타면 3~5만원씩이니.. 감당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1년 6개월을 버티고 작년말쯤 연봉협상을 다시 했습니다. 소장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더군요. 그래서 그토록 하고싶었던 조경을 등질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조경이 아닌곳에 면접을 보러갔습니다. 오너가 묻더군요.. 연봉얼마받고 싶냐고. 전공과도 관련이 없는 분야에 워낙 조경에서 데인지라.. 나름대로 생각해서 1600을 불렀습니다. 오너가 웃으면서 제얼굴을 쳐다보더군요. 예전의 소장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역시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데 오너가 말합니다. 정말 받고 싶은게 그거밖에 안되냐고. 저.. 당황했습니다. 조경에서 그정도 부르면 많다고 생각하거나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오너란 사람이 그러더군요. 능력이 있는데 왜 자기능력을 그정도밖에 평가안하냐고. 받고싶은만큼 불러보랍니다. 회사사정상 당장 그만큼은 줄수없지만.. 최대한 생각해서 주겠다고. 그래서. 2000불렀습니다. 일을 더 잘하게 되면 나중에 더 달라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문득 그런생각이 들더군요. 조경에 있으면서 타성에 젖어버린건 아닐까. 나스스로도 내 능력을 무시하고 있던건 아닐까. 조경을 하면서 이런현실에 익숙해져버린건 아닐까 하구요. 암튼.. 그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름, 겨울 휴가 일주일씩 두번이구요, 주 5일 근무제. 밥값은 따로 계산해주구요. 출근시간도 10시랍니다. 무엇보다 오너의 나이가 젊구요 생각은 더 젊은 분이고. 정말 가족적인 분위기가 무엇인지를 느끼게하는 곳이랍니다. 저 앞으로 여기서 잘해볼겁니다. 아직도 조경을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 한켠으로 씁쓸하지만 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떠날수있을것 같네요.
참고URLl
키워드l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게시물

인포21C 제휴정보

  • 입찰
  • 낙찰
  • 특별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