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도서

사라진 열정...
비공개l2002.12.30l948
여기가 조경인이 많다던 그 곳인가?
내 친구는 컴퓨터 캐드였고, 내 동료는 포토샵이었다.
어떻게 하면 빨리 작업을 빨리 끝낼까? 궁리하는 기계였고 나날이 실력이 는다는 것은 뽀다 빨리....기존의 것을 베끼고 있는 나였다.
창조!! 생각 내 생각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내생각이 보태지면 다시 수정..
수정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나는 조경을 접었다.
서점에 가면 젤먼저 조경관련서적을 집어들고 앉아서 하루종일 서성거리고 영화를 보아도 나무가 보이고 바닥 패턴이 보이고.... 과제를 하면서도 늘 곁엔 날 도닥거리던 친구들이 있고 경쟁자들이 있어 밤을 새도 피곤하지 않았다.
늘 내 생각. 내 방식이 있었으니깐.......
회사에 오면 언제 집에 가지 하는 생각부터 하기 시작했을때 난 이제 회사에 필요없는 소모품이 되었고 사장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을땐 난 생각없는 겁쟁이에 불과헀다.
난 조경이 최고인줄 알았다.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 개념이 있고 디자인이 있고. 과학과 기술이 있고. 그런데 개념과 디자인은 조금도 손을 데서는 안되는 나의 상사의 것이고, 하다못해 보이는 나무의 줄기색마저...
내 맘대로 결정해서는 안되었다. 굳어지고 있었다. 내생각이....
과학과 기술은 보여지는 것... 포토샵으로 그럴듯하게 만들고 ...훗 스케치가 더 조잡해 보이기까지 했다.
현황조사에도 참여해 보고 싶었다. 경비가 문제였다.
이젠 조경관련 서적은 보이지 않는다. 공무원 서적...취업저적이 눈에 들어올 따름이다. 영화를 보아도 그 수목이 보이지 않는다. 디자인이 보이지 않는다 도무지 개념이 느낌이 없다. 그 배우가 입고 있는 옷이 어디껀지 얼마인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내가 이렇게 되다니......... 정말 하고 싶었는데.....했었야 했는데..참았으면 나은것이 있었을까? 후회........정말 하고 싶은걸 업으로 삼지 말라고 한다.
생계와 결부된다면 난 쉽게 치사해진다.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늘 밤새 오너의 맘에 들려고 수정만 열심히 하고 있지 않겠는가?
모르겠다. 아직 미련이 남아서 이러고 있는지도.....
- 사라진 열정...
비공개l2002.12.31님의 글...마음을 울리는 군요. 저역시도 님처럼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책상 한 켠에 버려둔 조경기사 자격증을 보며 졸나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났을까... 친구넘중에 울나라에서 젤 점수 높은학교 조경과 나온 넘이 이썸니다. 대학원도 나오고 장가두 가구...아도 낳았습니다. 근데 이넘 얼마 전에 만나니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마누라가 버는 돈으로 잠쉬 버티면서 한의대에 편입할까 그러구 있었슴다. 화가 난 저는 너같이 많이 배운 넘이 조경계의 발전에 이바지 안하니까 나같은 시다바리들은 인생 쫑나는 거 아니가...하고 한 사발 욕을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넘 장가가고 나서 인생을 보는 눈이 많이 달라 졌더군여. 조경쪽이 원체 바닥부터 기어야 되니까 쉽지 않음을...기술사까지 가려면 시간도 걸리고 그 만한 시간에 실력이면 딴 길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염... 님께서 어떤 선택을 하시던지 꼭 성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갠적으로 7월달에 조경 포기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28해까지 조경 좋아했습니다. 정말 포기하려니 눈물나고 그 동안 투자했던 시간과 노력...기타 등등.. 부모님 뵐 낯도 없구...여친과의 관계도 시들해져 버렸습니다. 30이 가까운 이즘에 학교 때 손도 안 댔던 토익이란 넘을 공부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나와서 다른 방향으로 찔러 보고 있습니다. 다행히 면접연락도 조금씩 오고 있어서 현재 노력 중입니다. 님...실망 하지 마시고 꼭 힘내십시오. 조경을 하시던 다른 길을 가시던 빨리 결론을 내시길 바랍니다. 누가 님에게 돌을 던지겠습니까...혹 누가 던진다면 제가 먼저 맞겠습니다. 우리 힘내서 성공합시다. 화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