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와 집착 사이

월간 환경과조경 2014년 1월 309호|환경과조경

 

1.

며칠 전, 두어 달 가량 설계가 진행되고 있는 사이트site에 다녀왔다. 상하이는 비행기로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비교적 가까운 도시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현장을 자주 방문하기가 쉽지는 않다. 도면으로 구조를 파악하고 사진으로 현장을 살펴보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따른다. 준비해 간 도면을 펼쳐보는 순간 ‘아, 이건 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면에서는 그럴듯했는데, 현실 공간을 마주하다 보니 뭔가 설계안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디자인(혹은 설계 작업)은 항상 어렵고 두렵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시작된 그 작업에 대한 여러 가지 복잡한 궁리는 긴 밤까지 이어졌고, 골똘한 생각에 결국 그날은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글·사진 _ 박승진 · 디자인 스튜디오 loci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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