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인들의 스케치업 따라잡기_4회

부정형의 지형 다루기
라펜트l기사입력2013-06-07

 

4. 부정형의 지형 다루기

 

Sandbox 소개

샌드박스(Sandbox)는 말 그대로 모래를 담아놓은 상자처럼 부정형적 형태를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는 도구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조경분야에서는 지형을 조작하는 것과 같이 정형적이지 않은 형태를 등고선을 토대로 만들고 이를 평평하게 깎아 내거나 높이고 낮추는 등의 보다 유기적인 형태를 조작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도구들은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초기화면에서는 등장하지 않으므로 다음과 같이 메인메뉴의 View > Toolbars > Sandbox를 클릭하여 화면에 띄워준다. 스케치업 8 버전 이전의 경우에는 샌드박스의 확장기능이 꺼져있는 상태로 로드되므로 메인메뉴의 Preferences > Extensions에서 샌드박스를 찾아 켜줘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림 1]샌드박스는 프로그램 설치후 초기화면에 보이지 않으므로  View > Toolbars > Sandbox를 클릭하여 화면에 띄워준다.

 




[그림 2]샌드박스에는 다음과 같은 도구들이 있다.

From contours: 등고선을 토대로 지형 만들기

From scratch: 일정한 간격의 그리드 만들기

Smoove: 만들어진 지형을 위나 아래로 높이거나 낮추기

Stamp: 굴곡 있는 지형을 평평하게 깎아내기

Drape: 입체의 지형에 2차원 도면 투영하기

Add details: 지형의 면을 잘게 나누어 디테일 추가하기 

Flip edges: 나누어진 면의 방향 바꾸기

 

스케치업의 조형방법 TIN의 이해

TIN이란 Triangulated Irregular Network의 준말로서 불규칙적인 삼각형들로 이루진 망()을 의미한다. 왜 굳이 삼각형이어야 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하학적으로 닫힌 폐곡선의 도형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2차원에서 하나의 면을 만들려면 최소 3개의 선이 필요하며, 이 선들이 모여서 다각형을 형성한다([그림 3]의 윗줄에 위치한 도형들). 이와 마찬가지로 3차원에서도 하나의 면을 만들려면 최소 3개의 선이 필요하다([그림 3]의 아랫줄에 위치한 도형들). 그러나 3차원에서는 삼각형, 사각형, 또는 오각형 등 이들을 형성하는 점들이 모두 한 평면 위에 위치해야만 2차원과 같은 일반적인 도형을 형성할 수 있다. 만일 어느 한 점이라도 같은 평면 위에 위치하지 않는다면 꼬인 다각형의 형태를 나타내게 된다.

 

꼬인 다각형의 원리에서 알 수 있듯이 입체의 3차원적 공간에서 도형을 만드는 최소한의 점은 3개이며 이들을 3차원 상에서 여러 방향으로 이어 붙이면 부정형적인 형태를 쉽게 만들 수 있다. TIN은 이러한 3차원의 공간에서 도형을 만드는 원리로 부정형의 지형을 만들어 낸다.   

  




[그림3]2차원에서 하나의 면을 만들려면 최소 3개의 선이 필요하며, 이 선들이 모여서 다각형 모양의 면을 형성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3차원 공간상에서 세 개의 선이 모이면 하나의 면을 이루지만 네 개 이상의 선이 모이면 두 개 내지는 그 이상의 면이 생길 수도 있다.

 

 


 

[그림 4]2차원 또는 3차원 공간상에서는 세 개의 선으로 연결된 삼각형으로 면을 그려 이어주는 것이 기본이 된다. 이는 스케치업에서 지형을 형성하는 방법인 TIN(Triangulated Irregular Network, 불규칙한 삼각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등고선으로 3D 지형 만들기(From Contour 도구)

조경공간을 모델링하면서 부정형적 지형을 만드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From contour 도구를 사용하여 등고선을 입체 지형으로 만드는 작업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 캐드 도면의 등고선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등고선은 Z축으로 고도값(elevation value)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캐드의 지형도나 항측도 등 현황 도면을 그대로 불러들이면 등고선의 고도값이 존재하지만 설계도면 작성 도중에 여러 가지 이유에서 그 값을 0으로 변경한 경우가 있으므로 설계도면을 타인에게서 받은 경우에는 반드시 고도값이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고도값은 등고선을 하나만 선택한 후 특성창을 열어 <고도>를 확인해 보면 된다(그림 5). 고도값이 없을 경우 등고선의 고도값을 일일이 변경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그림5]캐드에서 특성창을 열어서 (키보드 Ctrl+1) 고도를 확인하면 Z축 값이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캐드도면에서 등고선의 고도가 제대로 존재하는지 확인했다면 다음으로는 스케치업에서 그 도면을 불러들인 후 From contour 도구로 지형을 만들면 된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상당히 쉽게 진행되는데, 원하는 등고선을 선택한 후 From contour 도구를 옵션 없이 실행하면 된다.  

 

종종 등고선의 데이터가 너무 많아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거나 또는 도중에 컴퓨터가 작동을 멈추는 경우가 있다. 만일 컴퓨터가 작동을 멈추었다면 등고선의 데이터를 줄이기 위해서 하나 걸러 하나씩 등고선을 솎아내 줄 필요가 있다. 

 

 


[그림 6]From contour 도구로 지형을 만들어낸 모습. TIN의 작동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거친 삼각형들이 모여서 하나의 부정형적 지형을 만들어낸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고려해 보아야할 사항은 From contour 도구를 사용하기 전에 모델링의 경계선을 사각형으로 정리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그림 7]은 등고선의 외곽 경계선을 사각형으로 정리하기 전의 모습이고 [그림 8]은 그 이후의 모습이다. 아무래도 지형 모델링을 완성한 후 전체적으로 지형을 바라보는 시점이 최종 결과물에 포함된다면 외곽 경계선을 정리하고 지형을 만드는 편이 훨씬 좋다.

[그림 7]등고선의 외곽 경계선을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From contour도구를 사용한 모습


 




[그림 8]등고선의 외곽 경계선을 정리하고 From contour도구를 사용한 모습

 

등고선의 외곽 경계선을 사각형의 박스로 정리하는 방법은 등고선의 맨 가장자리 점들을 이어주는 것이다. 작업을 하면서 모델링 부지의 사각형 점들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등고선 아래에 별도로 모델링 부지의 경계선을 사각형으로 하나 그린 후, 그 점을 추적하여 사각점들을 찍어주면 된다(그림 9).  

 




[그림 9]From contour도구를 사용하기 전에 등고선의 외곽 경계선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그림 10]등고선의 외곽 경계선 정리를 마친 모습

 

3D 지형에 2D 도면 투영하기(Drape 도구)

만들어진 3차원의 지형에는 2차원인 계획도면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이를 투영시키기 위하여 Drape 도구를 사용한다.  

 

투영하기를 원하는 선들을 선택하고 Drape 도구로 지형을 클릭하면 간단히 투영되지만, 가끔은 지형을 이루는 TIN이 너무 복잡하거나 투영시키려는 2차원적 계획도면의 선들이 복잡할 경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Drape 도구로 투영을 시킨 후에는 모든 도면이 투영되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스케치업은 상당히 거친 프로그램으로서 많은 경우 선들이 제대로 투영되지 않고 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여러번 반복하여 투영하기를 하고 그래도 투영되지 않는 선들을 일일이 그려줘야 한다. 

 




[그림11]Drape 도구로 투영시킬 계획선들을 위로 올리고 지형을 아래로 잡은 모습. 그러나 Drape 도구에서 계획선들이 반드시 지형 위로 올라올 필요는 없다.

 




[그림 12]Drape 도구를 실행한 모습으로 계획도면들이 지형 위에 투영되어졌다.

 







평평한 평면으로 누르기(Stamp 도구)

만들어진 지형의 일부를 눌러 평지로 만들기 위해 Stamp 도구를 사용한다. 건물이 들어설 부지나 기타 평평하게 지형을 눌러야 할 경우, 눌러질 부분이 어디인지 확실히 하기 위해 면을 우선적으로 그린다(그림 13). Stamp 도구 역시 사용하기 어렵지는 않으나, 도구의 옵션값인 Offset을 설정할 때 결과물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잘 이해해 두었다가 설정해야만 여러 번 다시 작업하는 번거로움을 겪지 않는다.

Stamp 도구를 사용하여 지형에 눌러진 상단면은 그 둘레에 일정한 너비의 단이 생기는데 그 너비 값이 Offset (그림 13의 붉은 표시선)이다. Offset 값이 작을수록 단 너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변에 가파른 단이 생기면서 결과물인 지형에서는 면들이 깨져 없어지거나 상단부에 불필요한 선들이 생기기도 한다. 반대로 Offset 값이 클수록 단 너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주변에 완만한 경사면이 생기면서 주변의 지형들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옵셋값은 최소값이 25이므로 반드시 그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림13]Stamp 도구를 사용하기 위하여 평평하게 눌러질 부분을 면으로 만들어 지형 상단부에 자리 잡아 놓은 모습

 




[그림 14]Offset 25로 설정한 경우. 단 너비가 좁기 때문에 주변에 가파른 단이 생기고 지형에는 면들이 깨져 없어지거나 상단부에 불필요한 선들이 생겼다.

 




[그림 15]Offset 100으로 설정한 경우. Offset 값이 커지면서 주변에 완만한 경사면이 생기고 주변의 지형들이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연재필자_김복영 ·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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