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건축선언’난개발그만, 정체성 담을 것

'서울건축선언' 선포식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13-08-21

 

서울시가 서울 건축의 기본원칙을 서울건축선언으로 천명했다.

 

서울건축선언은 1개의 전문과 10개 조문으로 이뤄졌다. 이 도시가 가진 역사, 생태, 민주적인 정체성과 세계도시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그 동안의 건축에 대한 반성을 담았다고 시는 밝혔다.

 

전문에는 시민의 행복과 지역공동체의 지속적 문화, 도시의 영속적 역사 환경을 구축하자는 서울건축의 정신이 표현됐다.

 

 

서울건축선언전문

건축은 우리의 안정되고 지속적인 삶을 이루게 하는 가장 중요하고 유효한 수단입니다. 그런 건축은 아름답고 품격 있는 도시를 꽃피우는 씨앗이며, 미래의 후손에게 전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 됩니다.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은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진 역사도시이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생태도시입니다. 또한 천만 시민이 서로 존중 받는 민주주의의 도시일 뿐 아니라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세계도시입니다.

 

그러나 지난 날 서울의 건축은 성장의 명분과 개발의 프레임에 갇혀 서울의 빛나는 가치를 가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규모 개발과 급속한 건설로 많은 역사의 흔적들을 지웠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양적 공급에 몰두한 결과 획일화된 아파트들은 우리 삶을 규격화하고 고유한 도시풍경마저 훼손하였습니다. 경제성과 효율에 대한 집착은 지역 공동체의 공공성을 약화시켰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에 대한 배려에 소홀했습니다.

 

서울은 인구 성장의 정체, 가족 구성의 변화, 산업 구조의 재편, 외국인 거주자의 증가 등 새로운 시대적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초고속 스마트 환경의 시대, 복지와 생태가 중요한 화두가 된 이 시대는 건축과 도시의 패러다임을 개발에서 지속으로, 채움에서 비움으로, 닫힘에서 열림으로 바꾸기를 요구합니다.

 

이에 서울시는, 시민의 행복과 지역공동체의 지속적 문화와 도시의 영속적 역사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울건축선언을 발표합니다. 이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더욱 아름다운 서울을 남겨주기 위해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신성한 약속입니다.

 


박원순 시장, 20일 '서울건축선언' 선포 

 

건축선언은 작년 8월부터 1년간, 공공건축가 등 민간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건축정책위원회가 주관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작성됐다.

 

선언의 조문을 보면, 시는 건축의 공공성과 공동성을 강조했다. ,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자생력과 역사성을 지닌 도시로서 건축물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누구나 편리하게 거주할 수 있는 보편적 도시환경뿐 아니라, 창의력이 자유롭게 발휘되는 창조도시의 정신도 담았다.

 

이러한 비전들은 건축 관련 주체들이 각자의 책임과 권한을 다하는 합리적 협력과 더불어, 민간과 공공의 창조적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이룩할 수 있다고 시는 강조했다.

 

20일, 서울시는 서울건축선언을 선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이 선언문을 낭독하고, 승효상 시 건축정책위원장이 세부 조문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건축선언조문

① 서울의 모든 건축은 시민들 모두가 누리는 공공자산입니다.(공공성)

 -모두가 즐기며 자랑스럽게 여기는 공유의 건축, 공유의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② 건축은 도시 속에 더불어 존재합니다.(공동성)

 -소통하고 접속하는 열린건축과 함께 배려하는 돌봄의 건축을

  만들겠습니다.

③ 건축은 우리 삶을 지속케 하는 가장 중요한 거처입니다.(안전성)

 -안심하고 살아가는 안전한 건축을 만듭니다.

④ 건축은 우리의 후손이 다시 사용하는 자원입니다.(지속성)

 -자원의 재활용과 에너지의 절약을 통해 시민들의 삶터를 맑고

  건강한 환경으로 가꿉니다.

⑤ 건축은 스스로가 삶의 이야기입니다.(자생력)

 -작은 필지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작은 건축적 노력들을 소중한

  가치로 삼아 튼튼한 서울의 기초를 쌓겠습니다.

⑥ 건축은 지난 삶을 저장하여 기억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현장입니다.(역사성) -역사도시의 유산을 계승하는 품격있는 건축을 만듭니다.

⑦ 건축은 누구나 향유할 수 있어야 하는 문화적 바탕입니다.(보편성)

 -세계적 보편성 속에 개성과 다름이 공존하는 세계 도시의 건축을

  만듭니다.

⑧ 건축은 시대가 빚는 창조적 산물입니다.(창의성)

 -우리의 삶을 빛내는 창의 건축의 바탕을 확립합니다.

⑨ 건축은 여러 주체들의 협력으로 완성되는 공동의 생산물입니다.(협력성)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가 권한과 책임을 다하는 합리적 건축의 장을

  만듭니다.

⑩ 건축은 결국 그 시민과 사회의 얼굴입니다.(거버넌스)

 -창발과 협력이 이끄는 시민의 건축을 만듭니다.

글_박소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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