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미옥 정원디자인아카데미 원장

"정원문화와 산업의 표준을 제시하겠다"
라펜트l기사입력2016-06-24

 

최근 정원에 대한 관심으로 지난 해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출범이후, 정원문화를 이끌어갈 관련 전공자와 실무자, 내 집에 정원을 만들고 싶은 누구나 정원의 이론과 실제를 배울 수 있는  정원디자인아카데미가 첫 문을 열었다.

지난 1기에서는 ‘흙 없는 한 뼘 정원’을 주제로 총 7팀이 참여하였고, 개성있고 독창적인 작품들로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올해 새롭게 시작되는 2기를 앞두고 박미옥 교장과 정원디자인아카데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박미옥 정원디자인아카데미 교장 (나사렛대학교 교수)

정원디자인아카데미 교장이 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정원디자인 아카데미에 관심을 가져주신 라펜트에 감사드립니다. 정원디자인 아카데미는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에서 2015년 제1기 아카데미를 개최한데 이어 금년 2016년에 제2기 아카데미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1기에 이어 2기 정원디자인 아카데미도 맡겨주신 정원디자인학회와 정원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드리면서, 저의 작지만 뜨거운 교육열정을 아카데미에 담아 보려합니다.

정원을 사랑하고 정원산업의 발전을 기대하며 교육에 참여하는 교육생들에게 정원문화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정원을 사랑하고 정원문화를 창조하고 정원산업에 부흥하는 정원디자이너를 꿈꾸는 모든 이들을 환영하며, 지난 1기에 이어 2기 정원디자인아카데미 개최를 적극 후원해주신 서울시 푸른도시국, 서부공원녹지사업소와 후원기업체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기에서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던 작품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정원디자인아카데미만의 교육방식이 있다면?

첫 번째 정원디자인 아카데미를 통해 우리는 정원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과 예술로서의 정원과 그리고 철학으로 가득 담긴 정원문화를 선언하였으며, 정원문화 산업으로서의 개념적 틀을 모색하기 위한 지혜를 모았습니다.

참여 학생들은 전국 각 대학 및 교육기관, 산업체, 작가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거나 정원문화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신청을 받아 선정하였습니다. 튜터 선생님들도 각 분야의 교육, 설계, 시공에 종사하거나 경험이 있는 전문가 분들로 엄선하여 모셨습니다. 튜터 선생님과 학생들이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성, 과학성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고민한 결과 아름다운 한뼘 정원을 구상하고 설계하고 실제 작품으로 구현해냈습니다. 

기조강연과 특별강연을 통해 정원문화의 학술적 이론을 정립하고 국내외 정원문화를 소개하였고, 특강으로는 한국, 일본 등 동양 정원문화와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정원문화 이론과 사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우리가 당면한 동시대적 정원문화를 조명하는 한편 다양한 정원문화를 이해하고 비교할 기회를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정원 디자인 실무 교육으로는 설계 및 시공을 위한 표현기법과 견적, 재료 수급 등에 대한 작업도구와 사례를 직접 다루어보는 기회를 마련하였고, 스케치업, 루미온3D, 프리핸드 디자인 등의 첨단 표현기법 프로그래밍을 사용하여 실제 정원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였습니다.

교육부터 실습까지 진행하다보면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정원디자인아카데미 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창출한 첫 번째 정원은 ‘한뼘정원’입니다. 아카데미가 겨울철에 진행되다보니 추운 날씨로 인해 옥외활동 또한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제한적 조건에서 부득이 실내공간에 집중하였고, 그러다보니 아카데미 대상 공간의 유지관리상 흙을 사용할 수 없었던 또다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흙없는 한뼘 정원’을 주제로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가로세로 2m를 넘지 않는 손바닥만한 공간에 50만원이라는 예산으로 만든 귀엽고 쓸만한 정원입니다. 우리집 거실과 베란다, 앞마당, 구불구불한 골목길 담장과 짜투리땅, 버스정류장, 지하철 역사, 학교 복도, 고층빌딩 아케이드, 서울시청 로비, 호텔이나 백화점 로비, 그리고 우리 생활공간 어디에 두어도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최고정원디자이너상_STOP HERE


1기 정원디자인아카데미 수강생

이번 2기 주제가 ‘정원을 생활하게 하라’라고 들었습니다. 1기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일단 혹한에서 폭염으로 계절이 달라졌습니다.^^ 1기는 감각으로 정원을 표현하고 디자인하는 것이 교육목표였다면, 2기는 생활 속의 정원 즉 생활문화와 함께하는 정원을 기획하고 설계 시공하는 것이 교육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강연을 통해 정원과 생활문화라는 주제로 우리시대 정원과 가드닝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정원디자인 표현을 위한 툴을 다루는 디자인 훈련, 세계의 정원 디자인 이론과 사례, 생활정원 만들기, 정원말하기 콘서트 등 1기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더 발전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또 하나 현재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개최되고 있는 정원디자인공모전에 출품할 수 있도록 작품구상을 지도하고 아카데미 교육생 모두 가든 디자이너가 될 수 있도록 교육하려고 합니다.    

최근 정원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증가하는 수요에 맞춰 정원디자인아카데미가 지향하는 바는?

정원은 과학이요, 예술이 담긴 철학입니다. 정원디자인아카데미를 통해 우리는 과학과 예술로서의 정원과 그리고 철학으로 가득 담긴 정원문화를 선언하고자 하며, 산업으로서의 정원문화를 모색하기 위한 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는 “정원의 생활화, 대중화, 시대화, 국제화를 이끌 수 있는 학제적, 융합적 연구와 창의적 개발을 통하여 미래지향적 정원문화의 창달과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조경의 사회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진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아카데미를 통해 저희는 정원문화와 산업의 표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현 세대가 공감하면서도 과거의 전통을 재해석하고 미래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원문화와 산업으로서의 정원문화가 지니는 차별적 의미와 철학을 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경, 화훼장식, 미학, 식물, 산림, 원예, 토목건축 등 다양한 학문적 기반과 실무능력이 융복합된 정원학의 정립이라는 사고의 틀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정원디자인아카데미 교장님으로써 생각하시는 정원이란?

정원은 문화입니다. 정원에는 미학적 아름다움과 건전한 생태계, 그리고 인류와 함께 해 온 삶의 흔적이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문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정원은 과학이요, 예술이 담긴 철학이며, 다양한 학문적 기초지식을 아우르는 융복합적 접근을 추구하는 통합디자인(Total Design)입니다.

정원디자인은 심미적 바탕 위에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담아 예술적인 작품을 창조하며, 과학적 바탕 위에 상품가치가 높은 상품을 생산하는 종합과학예술입니다. 그동안의 정원이 울타리로 둘러싸인 나만을 위한 사적인 뜰이었고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수단이었다면, 앞으로의 정원은 담장 너머 나-너-우리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적인 공공정원이요, 생활정원으로서의 가치를 요구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정원은 담장을 뛰어넘어 거리로 나와야 하며, 개인으로부터 벗어나 공공과 소통하는 보편적 복지의 수단입니다. 정원은 우리집과 마을을 넘어 도시를 그리고 국토를 아름답고 활력 넘치는 환경으로 채워나가는 공공재로 기능할 것입니다. 

조경인들에게 한 마디.

이제 정원은 조경의 영역을 뛰어 넘어 우리 시대의 문화와 산업을 이끄는 보편적 가치로 놀라운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정원이 담고 있는 예술적이고 기술적인 철학들은 여전히 조경인에게 가장 소중하고 가장 적합한 가치이지만, 전통적 가치로 감당하기 어려운 다양하고 복합적인 의미를 담아가고 있습니다.

조경인들이 정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급격한 변화를 수용하고 대응하며, 나아가 정원문화와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글_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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