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디자인 아카데미, 정원을 향한 애정의 첫 시작″

[인터뷰] 박은영 제4기 정원디자인 아카데미 교장
라펜트l기사입력2018-07-01

 

정원의 A to Z에 대해 배우고 싶은 이들을 위한 정원디자인 아카데미 제4기가 개최된다. 아이디어부터 철거까지 정원의 모든 것을 6일의 시간동안 집약적으로 배울 수 있는 이번 과정의 미션은 ‘환경문제와 정원’이다.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환경문제를 반영한 정원은 어떠한 모습일까? 그 여정의 초입에 선 박은영 아카데미 원장(중부대 교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은영 제4기 정원디자인 아카데미 교장(중부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제4기 정원디자인 아카데미 교장이 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늘 정원과 정원교육에 관심이 있다. 학교에서 정원교육을 진행하면서 직접 경험해보는 것의 가치가 크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정원작업을 함으로써 학생들의 인성이 많이 변화하는 모습을 목도했고, 작은 부지이지만 아이디어부터 완성, 그리고 철거까지 조경의 모든 공정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에 조경기사 합격률도 상당히 올랐다. 글로만 공부했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내용들을 경험함으로써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원에 대한 애정도가 크게 향상된다. 중부대학교에서 캡스톤 과목의 일환으로 실시한 ‘금산읍 경관개선사업’을 통해 실무적인 일들을 진행해 본 학생들 40명 중 35명 정도가 전부 조경분야로 취업했을 정도로 고무적인 일이다. 실제로 모든 공정을 거쳐보는 한 번의 경험과 그 성취감이 지속적인 애정으로 변화한다.


지난 6월 14일 금산군으로부터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수여받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의 경험이 정원디자인 아카데미로도 이어졌는데, 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캡스톤을 통해 실질적인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마침 금산읍이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80억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사업과 경관개선을 연계함으로써 지역에 활기를 부여하고 경관문제 해결에 동참하고자 했다.

진행되는 사업의 대부분은 주민역량 강화 프로젝트이다. 그러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의 경관을 가꾸도록 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러한 동기를 부여하는 주체가 학생이고 지역의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농촌의 경관은 청소만 잘 해도 훨씬 달라진다. 거기에 더해 수목들을 전지, 전정하고, 벤치를 놓고, 어두운 길에 조명을 설치하고, 꽃만 심어도 동네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학생들이 하는 것을 보면 주민들이 가만히 계시진 않는다. 얼마만큼의 물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 등등 이것저것을 물어보시고 스스로 가꾸신다. 군수님이 우스갯소리로 “80억짜리 사업도 주민들의 마음을 설득하지 못하는데, 학생들이 주민들을 웃게 만든다”고 하실 정도다. 학생들이 먼저 보여주는 것이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그것이 시발점이 되고, 보람으로 돌아온다.

금산 경관개선사업이 끝나고 학생들에게 들었던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가 “교수님 뭐든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말이었다. 모든 아이디어부터 시공까지, 그 과정가운데 주민을 설득하는 것까지 다 해봤기 때문에 생긴 자신감이다.


금산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의 경관개선사업으로 수상한 중부대 환경조경학과 @중부대학교


이번 주제가 ‘환경문제와 정원’이다. 이러한 주제를 설정하게 된 이유는?

지금까지는 감각적인 주제로 정원을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지금 시점에 환경문제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환경문제를 정원으로 풀어나가는 경험을 해보길 바랐다.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수강생들의 창의력을 믿어보려고 한다.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나오길 기대한다.

정원디자인 아카데미만의 강점은?

짧은 시간 안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다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은 이론공부만 접하게 되고 실습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다. 조경학문의 특성은 실기가 같이 병행이 되어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원디자인 아카데미는 정원의 시작을 틔워주는 마중물이다. 누구든 어느 정도의 관심은 있다, 그것의 0시작을 틔워주면 그 이후는 스스로 잘하게 된다. 어머니의 모토가 있다. ‘0과 1은 굉장한 차이’라는 것이다. 한 번 해본 것은 엄청난 것이다. 그 다음, 1과 2는 훈련이고 반복이고 속도이다. 이것은 개인적인 인생의 목표이기도 하다. 한 번 해본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정원을 직접 조성해보면 정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이루어질 것이다. 프로그램 툴을 다루는 것부터 실제 재료를 구해보면서 설계의 오류를 잡는 경험, 재료의 물성과 성질, 활용에 대한 이해, 예산에 맞게 내역을 구하고 공정의 순서와 공기를 맞추는 일, 프레젠테이션과 철거까지 직접 경험하게 되면 학습효과가 매우 크다.

모든 과정이 중요하지만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재료’이다. 재료는 정원에 있어 너무 중요한 요소이고, 이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식물도 재료에 해당하는데, 실제 구매시 같은 금액에서 어떤 식물을 사야 효과적일 것인지, 존치되는 정원 혹은 철거되는 정원에는 어떤 식물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것들은 직접 농장을 세 번 네 번 방문해보면서 체득할 수 있는 일이다.

철거에 대한 생각도 중요하다. 철거를 하는 정원이라면 재료선정 및 조성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철거 그 자체도 어려운 일이다. 그냥 떼어서 갖다 버리는 일이 아니다. 잘 정리를 해야 하고 의외로 예산도 많이 든다. 정원을 완성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에너지를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다 공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철거는 환경문제, 쓰레기문제까지도 연결될 수 있는 관점이다.

또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과거 여름조경학교를 통해 만난 다른 학교의 친구과의 관계가 2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에 좋은 커리어일 수 있기에 이런 부분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원하는 정원을 완성하는 것은 엄청난 만족감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를 통해 정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아지길 바라고, 정원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인 수요로 이어지길 바란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정원의 매력은?

정원은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는 것이 정원의 매력이다. 한 번도 같은 순간을 본 적이 없다. 아침에 일찍 꽃망울에 맺힌 이슬을 보고 싶고 저녁에 노을지는 정원 모습을 보고 싶다. 자연의 변화를 초근접 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정원의 매력이다. 특히 스스로가 만든 정원에 대한 애정은 엄청나다. 그 안에서 정원에 대한 애정, 나 자신에 대한 애정, 자연의 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교육자로서 조경교육을 대하는 교수님의 생각은?

정원과 조경은 스케일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프로세스는 같다고 본다. 이를 경험해보기 위해서 현장형 교육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것이다. 

학생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세대가 갖지 못하는 면들이 있다. 잘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비판하기 보다는 잘하는 부분을 찾아내 교육과 매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하는 세대와 기존의 관념을 옳고 그름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 세대의 흥미를 유발하는 교육법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는 체험하고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현장교육이 효과가 있다.

조경은 충분히 매력적인 분야이다. 향후 충분히 발전가능성을 가진 분야이다, 이를 위해 교육자로서 더욱 노력할 것이다.
글·사진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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