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조경진흥기본계획, 무엇이 담길까?

[인터뷰] 조경진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라펜트l기사입력2021-04-27

 

「조경진흥법」 제5조에 의해 수립되는 ‘조경진흥기본계획’은 조경 정책에 대한 중장기 계획으로, 향후 5년간 조경계를 이끄는 법정계획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실행되는 ‘제1차 조경진흥기본계획’은 ▲조경인프라 양적·질적 제고 ▲조경산업 및 교육 기반 마련 ▲조경 인식 개선 및 국제적 위상 제고 3가지 추진전략을 세우고, 그 세부전략으로 ① 실질적인 공원·녹지 확충을 통한 조경서비스의 양적 확충 ② 효율적인 관리 방안 마련을 통한 조경서비스의 질적 제고 ③ 조경 산업 전반의 진흥을 위한 기반 마련 및 산업 활성화 ④ 조경 교육체계 구축 ⑤ 조경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 ⑥ 한국 조경 분야의 국제적 위상 제고를 수립했다.

‘제2차 조경진흥기본계획’의 용역은 (사)한국조경학회가 맡았으며, 착수일로부터 8개월간 학회뿐만 아니라 협회와 함께 향후 5년을 이끌어갈 계획을 수립한다.

지난 5년간 팬데믹을 비롯한 전세계적 이슈로 많은 것들이 변화된 상황에서 조경분야는 어떤 전략을 세우고 나가야 할까? 조경진 (사)한국조경학회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경진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제2차 조경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이다. 향후 5년간 조경계를 이끄는 법정계획인 만큼 매우 중요하다. 계획에 담겨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주요 내용은?

‘조경진흥기본계획’은 힘이 있는 법정계획이기 때문에 조경정책의 미래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 큰 의미가 있다. 조경학회와 조경협회 내 조경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팀이 꾸려져 있고 함께 계획을 수립해나가려고 한다.

몇 가지 지점에서의 전략은, 조경분야를 건설의 한 분야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중립이나 기후위기 등 전세계적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분야의 공공적·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조경의 위상을 제고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조경정책 수립의 필요성에 대해 정부부처나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조경진흥원’의 필요성을 주장하고자 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나 산림임업진흥원 등 분야에 진흥원이 설치된다면 분야를 진흥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같은 경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공공디자인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국가 소속의 연구원들이 심사를 하고 정부예산으로 시상을 하기 때문에 국가 정책적으로 분야 진흥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 분야의 ‘대한민국 조경대상’은 학회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대통령상 등 상훈에 대한 것들도 매년 조정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조경분야 또한 국가 정책적 차원에서 진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 향후 5년간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들은 연구진들의 고민과 국토교통부와의 공감대 형성, 그리고 공청회 등을 통한 조경계 내부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수립해나가려고 한다.


조경계의 중차대한 사안인 ‘IFLA 세계총회’와 ‘한국조경 50년 기념행사’ 준비가 착착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의 진행상황이 궁금하다.

행사를 성황리에 치르기 위해 각 정부부처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에도 신청할 계획이고, 조경과 관련된 타 부처와도 논의를 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산림청과는 IFLA 기념정원을 만드는 일이나 도시숲 등 특정 주제와 관련한 특별 세션을 마련할 수 있도, 문화재청도 마찬가지로 문화유산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안을 통해 정부의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개최지인 광주광역시와도 논의를 하고 있다. 5월에 있을 IFLA 조직위 회의에서는 그룹한 빌딩 내 본부를 두고, 현판식을 진행하려고 한다. 

‘한국조경 50년’과 관련해서는 역시 조경협회와 함께 같이 기획을 하고 있으며, 양천구와는 파리공원 리모델링을 하면서 50년 행사를 함께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한국 조경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고 내일을 설계하기 위한 기초가 되는 책, 『한국조경50(가제)』 발간을 준비하면서 ‘한국 현대 조경을 대표하는 작품’을 묻는 설문조사도 진행 중이다. 구글 설문지 페이지 링크에 접속 후 113개 작품 중 20개 작품에 투표할 수 있다. 어떤 작품들이 선정될지 기대가 된다. 많은 조경인 여러분의 참여를 바란다.

내년에 있을 조경계의 큰 축제를 위해 후원금을 받는 창구도 마련하려고 한다. IFLA 세계총회와 한국조경 50년 기념행사에만 사용될 후원금이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길 바라며 좋은 콘텐츠들을 진행 중이니 많은 성원과 관심을 주셨으면 한다.



학회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 중 특히 월간 웨비나의 반응이 뜨겁다. 조경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향후 다루게 될 주제들이 궁금하다.

2월은 ‘기후변화 대응 조경디자인’, 3월은 ‘조경설계, 안녕하십니까’, 4월은 ‘그린뉴딜과 조경’이라는 주제로 조경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5월은 공원 리모델링(아시아공원, 파리공원), 6월은 스마트공원, 7월은 현대 조경의 최신작, 8월은 탄소중립, 9월은 비전플랜위원회에서 준비하는 미래비전, 10월은 역사공간을 주제로 계획돼 있다. 조경설계 웨비나에 대한 조경인들의 관심에 감사드리며, 웨비나를 통해 더욱 많은 논의가 있길 바란다.


이밖에도 학회 사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계신다.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린다.

학회 내 집행부가 30명 정도가 계신다. 한 달에 한 번씩 회의가 있는데,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나서부터 얼굴을 맞대지는 못함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고 계셔서 학회 운영에 지장이 없다. 특히 집행이사에 젊은 세대 2명을 초청해 유튜브나 SNS를 통한 학회 알리기에 주력하실 것이다.

‘조경사전’을 만드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올해 내 만들어 내년 초에 발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공원과 정원, 도시숲 등 혼란이 있는 단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통해 정책입안자들과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다. 정책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춘계학술대회의 포맷을 바꿔봤고, 젊은 사람들이 등용할 수 있는 무대도 많이 만들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분과에서는 조경을 알리는 영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량적인 연구에만 치우쳐진 학회지의 투고방식 개선에 대한 계획도 있다.


학계를 선도하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원장으로 취임하셨다. 포부와 소감 부탁드린다.

환경대학원은 1973년 우리나라의 조경의 역사와 비슷하게 시작했다. 환경대학원 내에는 조경뿐만 아니라 도시계획, 교통, 환경관리, 도시설계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국토개발에 대한 정책 및 계획부분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국토개발 시대를 지나 기후위기와 팬데믹 이후의 변화에 대응하는 도시환경에 있어 혁신을 주도하는 일을 하고자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환경대학원은 물론이고 조경학회도 마찬가지로 고민하는 것은 국민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일이다. 조경학회 월간 웨비나도 짧게 편집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듯 환경대학원에 와서 가장 처음한 일이 ‘GSES 렉쳐시리즈’를 만들고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하는 일이었다. 첫 번째는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김도년 교수님의 ‘미래도시 생태계와 스마트시티’ 강연과 토론이었다. 일반인들도 쉽게 접속해 볼 수 있도록 공개돼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변화의 시대에 조경계가 적극적으로 선도적인 일을 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앞서나갔으면 한다. IFLA 세계총회를 계기로 한국조경 50년의 행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조경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고, 국제사회에도 한국조경의 위상을 제고하고자 한다. 학회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조경인들께서 동참하고 공감해주셨으면 한다.
글·사진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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