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속에 떠돌아다닌 미세플라스틱, 도시숲으로 막을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도시숲과 도심지 공기 속 미세플라스틱 비교
라펜트l기사입력2021-10-01

 


이번 연구 과정 중에 확인된 미세플라스틱(폴리프로필렌) / 산림청 제공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정수종 교수 연구팀과 세스코와 함께 국내 최초로 도심지와 도시숲의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의 양과 성분의 분석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발표결과에 따르면 공원·도시숲과 같이 녹지 비율이 높은 곳일수록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적게 검출됐다.

공동 연구팀은 홍릉숲, 청량리교통섬, 서울로7017 등 3곳의 공기를 모아 공기 속의 양털 굵기 정도의 20㎛이상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의 양과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검출량은 서울 중심지인 서울로7017에서 1㎥당 1.21개로 가장 높았고, 홍릉숲과 청량리교통섬은 각각 0.79개와 1.09개로 도심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홍릉숲의 측정 지점 주변 직경 2km 이내에는 숲과 나무가 풍부한 그린인프라가 40.2%의 면적을 차지했지만, 청량리교통섬은 10.9%, 서울로7017은 9.9%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도시숲이 미세먼지 저감과 열섬효과를 낮추는 기능 이외에도 미세플라스틱도 차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많이 검출된 플라스틱은 일회용기와 합성섬유 등에 많이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P)이 59%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폴리에스테르(12%), 폴리에틸렌(7%), 폴리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7%)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미세플라스틱이 공기 중에 유입된 이유는 물리적 마모와 광분해 과정 때문으로 추정된다.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연구는 해양 분야에 집중됐지만, 이번 연구는 도심과 도시숲의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포집하여 분석했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특히 메가시티의 도시숲에서 측정한 것은 세계 최초이다.

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플라스틱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을 새로운 대기오염물질로 관리해야 함을 시사한다”라고 했으며 “앞으로 숲과 도심 속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이번 연구는 도시숲의 미세플라스틱 차단 효과를 구명하는 연구의 출발점이다”며, “앞으로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모니터링을 위한 연구 장비 및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글_김수현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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