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만족도의 결정적 요인은? ‘보행’과 ‘수목’

앞으로의 공원 “이용자 관점에서 공원의 본질적 가치 구현해야”
라펜트l기사입력2022-07-11

 


‘3기 신도시 품격향상을 위한 명품공원포럼’에서 ‘이용자 중심 공원 조성을 위한 1, 2기 신도시 공원 리뷰’를 주제로 발제 중인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

공원 만족도의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행시설’과 ‘수목/식재’가 지배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난 8일 열린 ‘3기 신도시 품격향상을 위한 명품공원포럼’에서 ‘이용자 중심 공원 조성을 위한 1, 2기 신도시 공원 리뷰’를 주제로 발제, 공원녹지 이용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1기 신도시 공원녹지는 분당, 일산과 같이 신도시 내 산지를 보존해 중앙공원으로 두거나 평촌, 산본, 중동처럼 평면형의 중앙공원을 배치하고 점적인 근린공원이 분산되어 분포돼 있다. 반면 2기 신도시는 1기 신도시에 비해 자연적 조건에 순응한 유기적인 형태의 공원녹지 네트워크 체계 구성 및 선형녹지체계가 강화돼 있다.

공원녹지 이용 만족도 조사는 ▲이용자 설문조사와 ▲주민 심층 인터뷰로 실시됐다. 설문조사는 2022년 5월 7일간 1, 2기 신도시 9개 공원에 200부씩 총 1800부의 조사를 실시했다.

중앙공원이나 주제공원인 신도시의 공원도 특별한 목적을 갖고 방문하는 주제공원보다는 휴식, 산책을 위한 일상적 공원의 성격을 띠고 있었으며, 주 3회 이상, 1~2시간 이용이 대부분이었다.

공원은 도보(87.4%)로 10분 이내(47.5%) 접근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보행접근성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공원의 규모와 접근성에 대해서도 ‘보행접근이 편리하고 도시 곳곳을 연결하는 선형공원’이 46.3%로 가장 높았고,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대규모 공원’(27.8%), ‘보행접근이 편리한 여러 개의 소규모 생활권 공원’(25.9%)의 순으로 나타났다. 공원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로수 및 녹지공간을 통한 녹음 제공’이 중요한 개선사항으로 나타나면서 녹음이 풍부한 보행환경에 대한 요구가 강했다.

김 교수는 “대부분 접근에 있어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은 신도시와 다른 도시 환경의 비교할 경우 신도시 보행 환경이 우수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이 나타날 수 있으며, 1기 신도시의 접근 만족도가 2기에 비해 낮다는 것은 2기의 보행 환경이 더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공원만족도에 대한 또 다른 특징은 ‘수목/식재’에 대한 강한 선호였다.

공원이용 시 불만사항은 ‘수목과 녹음 부족’이 25.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공원을 추천하는 이유도 ‘공원분위기(28.84%)’와 ‘수목/식재(17.23%)’가 1, 2위를 차지했고, 반면 비추천 사유로도 ‘수목/식재(34.77%)’가 1위를 차지하면서 공원에 수목 식재가 주는 영향이 지대함을 확인했다.

선호하는 수목/식재는 ‘그늘을 제공하는 풍부한 녹음수의 식재’가 45.3%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생태적이며 자연적인 도시숲의 조성’(30.8%), ‘특색있는 식재 설계를 통한 공원의 명소화’(13.6%), ‘다채로운 초화를 즐길 수 있는 정원의 조성’(9.2%), ‘직접 주민들이 가꿀 수 있는 도시농업 및 텃밭 도입’(1.1%) 순으로 나타나 특수한 주제 식재보다는 녹음이 풍부하고 자연적인 수목과 숲이 요구되고 있었다.

공원의 특화와 관련해 선호하는 공원에 대한 1순위 응답으로 ‘울창한 숲과 자연이 중심이 되는 생태공원’이 46.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도시를 대표 공원의 이미지도 ‘울창한 숲과 자연’이 42.9%, 바람직한 도시공원을 위해 필요한 점은 ‘자연환경의 보존과 관리’가 51.1%로 응답자의 과반수를 차지했다.

공원 시설과 관련해서는 운동시설, 문화시설, 놀이시설, 편의시설 등 특수한 시설보다는 보행시설, 휴게시설, 수경시설 등 일상적 시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공원 개선시 우선 고려사항은 ‘공원내 식당, 카페 등 상업시설’이 28.8%로 1위를 차지하면서 편의시설 부족에 대한 불만과 식 음료가 제공 가능한 상업시설에 대한 요구가 높음을 확인했다. 이어 ‘반려동물을 위한 별도의 공간’, ‘문화행사’ 등이 이어졌다.

김 교수는 “대규모 공원보다 도시의 전반적인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는 네트워크형 선형공원에 대한 선호가 높으며, 다양한 이벤트나 특화 시설보다는 일상적인 휴식을 제공하는 공원을 선호했다. 브랜딩의 관점에서도 문화, 특화, 예술보다 자연, 숲, 호수, 잔디밭 등을 선호했으며 특화 건축에 대한 선호가 가장 낮았다”며 “전반적으로 인위적이며 문화적 공원보다는 자연성과 경관성이 중심이 되는 공원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고 전했다.

6개 공원에서 주민 45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주민인터뷰에서도 전반적으로 풍부한 수목과 자연적 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상업시설과 연계되는 지역의 공원은 공원과 상업시설의 연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노인과 어린이 등 노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자전거와 보행자 분리에 대한 요구도가 높았다.

반면, 전반적으로 자연적 환경에 대한 선호가 높았으나 세대간 선호의 차이도 볼 수 있었다. 20~30대 청년층은 다양한 프로그램, 특화시설에 대한 요구도가 높으나, 50~60대 장년, 노년층은 이벤트나 행사, 특화시설에 반감이 있으며 조용하고 쾌적한 자연적 환경을 선호했다.

한편 공원녹지 전문가 및 관리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도 실시했는데, 이들은 “새로운 담론과 전략의 제시보다 이용자의 관점에서 ‘식재’나 ‘휴식, 산책, 조망’ 등 공원의 기본적 기능을 고려하는 등 공원의 본질적 가치를 구현하는 방향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도시에서 공원에 오기까지의 다양한 연계 시설을 고려한 ‘휴먼스케일적 접근’이 요구되며 ▲공원과 도시 경계에 대한 다양한 전략으로 ‘주변 도시와 연계’함으로써 서로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 ▲새로운 재료를 이용하거나 이용자가 직접 접촉하는 시설물, 포장의 ‘디테일’에 대한 세심한 고려와 ▲단지조경이나 소공원이 제공하지 못하는 산과 호수 등 공공적 경관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이들은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에 개념적 실험과 발전은 있었으나 실제 이용자 관점에서 체감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었다며 1, 2기 신도시의 한계점도 짚었다. 1기 신도시 공원의 한계로는 도시계획의 기본원칙을 기존 산지를 보존하는데 초점을 두어 도시적 스케일의 접근이 이용자의 실제 이용과의 괴리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2기 신도시 공원의 한계는 자연순응형 계획과 네트워크 계획에 초점이 맞추어져 이용자의 요구를 고려하지 못한 점과, 양적 면적의 증가에 초점을 맞춰 질적 개선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것을 들었다.

아울러 “계획설계의 제안 측면의 발전도 필요하지만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개선은 발주의 방식, 설계 이후의 관리, 비용과 대가의 개선 등이 수반되어야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현상공모 운영 방식 및 당선 이후 설계진행 과정에 대한 개선과 ▲시공 단가 개선 ▲공사진행 과정에서 설계의도 구현을 위한 설계자의 참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국내외 공원녹지 사례 연구를 통해 공원녹지 트렌드를 도출했다. ▲공원과 도시의 모호한 경계 ▲자연과 환경의 적극적 교감 ▲개성있는 디자인을 통한 명소화 ▲공원 이용 프로그램의 유연성 ▲물과 사람이 모이는 친수 공원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있는 공원 ▲환경영향을 경감시키는 공원 ▲고유한 디자인으로 특화하는 커스터마이즈드 디자인 적용을 제시했다.

여기에 인구구조, 포스트 펜데믹, 기후변화, 스마트 기술 등 다양한 환경변화와 MZ세대와 노년층의 특성 등을 반영한 도시 및 공원트렌드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자연기반해법 ▲다양한 유형의 공원과 프로그램 ▲보행/녹색교통 ▲형평성 및 포용성 ▲참여/교류의 장소 ▲다양한 공간의 활용 ▲지역성 강조 및 경제적 선순환 ▲건강 등의 시사점을 도출했다.

김 교수는 “‘모두가 원하는 공원녹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연결’, ‘나무’, ‘휴식’, ‘자연’이라는 키워드가 도출됐으며 ‘기본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이는 1800년대의 공원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는 아니며, 여기에 ‘특화’, ‘시설’, ‘활동’, ‘문화’ 등 공원의 스페셜한 기능들을 삽입해 ‘기본으로 도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LH의 ‘대규모택지 입주민의 공원녹지 체감도 향상을 위한 조경계획수립용역’의 일환으로, (사)한국조경학회, 제이더블유랜드스케이프, 바이런(VIRON)이 실시하고 있다. 결과물은 추후 3기 신도시에서 LH 사업구역의 조경설계 방향 및 전략 수립과 조경설계공모 지침서 작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글·사진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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