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군항제 벚나무는 일본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 일색”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 현장조사 결과 발표
라펜트l기사입력2023-03-24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은 올해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추어 군항제가 열리는 진해의 유명 벚꽃길에 식재돼있는 벚나무를 전수조사했다. /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진해 여좌천 및 경화역 일대, 중원서로 등지에 식재돼있는 벚나무 대부분은 일본 원산의 소메이요시노벚나무로 밝혀졌다.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은 올해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추어 군항제가 열리는 진해의 유명 벚꽃길에 식재돼있는 벚나무를 전수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21일과 22일, 조사원 17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해의 대표적 벚꽃 명소인 여좌천과 경화역 일대, 중원서로 등지에서 수행됐고, 일대에 식재돼있는 벚나무류 전체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 여좌천 일대에 식재된 벚나무류 380본 중 379본으로 99.7%를 차지했고, 경화역 일대는 381본 중 347본으로 91.1%의 비율이었으며, 중원서로는 120본 모두가 소메이요시노벚나무였다.

여좌천과 경화역 일대에서 소메이요시노벚나무가 아닌 벚나무는 잔털벚나무, 처진올벚나무, 올벚나무 등이었으며, 이들은 모두 최근에 식재된 어린 나무들이었고, 이들도 일본원산인 처진올벚나무가 주류를 이루었다.

반면, 우리나라 특산 벚나무류로서 소메이요시노벚나무에 버금가는 관상가치를 지닌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발견되지 않았다.

진해 벚나무류 식재 현황

종명

분포

여좌천일대

경화역일대

중원서로

본수

비율(%)

본수

비율(%)

본수

비율(%)

본수

비율(%)

소메이요시노벚나무

일본 특산

379

99.7

347

91.1

120

100

846

96.0

잔털벚나무

한국, 일본

0

0

2

0.5

0

0

2

0.2

처진올벚나무

일본

1

0.3

27

7.1

0

0

28

3.2

올벚나무

한국, 일본

0

0

5

1.3

0

0

5

0.6

왕벚나무

한국 특산

0

0

0

0

0

0

0

0

380

100

381

100

120

100

881

100


왕벚나무와 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 외관상으로는 매우 유사하지만 유전자를 이용한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 부모종이 서로 다른 별개 종으로 인식된 바 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왕벚나무는 제주도와 해남에 자생하는 한국특산종(=한국고유종,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식물 종)으로서 올벚나무를 모계, 산벚나무 또는 벚나무를 부계로 하는 잡종 기원의 식물이고, 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 일본특산종으로서 올벚나무를 모계, 일본특산종 왜벚나무를 부계로 하는 잡종 기원의 식물이다. 

왕벚나무는 해남과 제주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자생지가 있으며,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 200여 그루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국의 도로변에 식재된 벚나무류는 소메이요시노벚나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왕벚나무는 한라산 자생 개체들이 각각 고유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 단일 유전자로 구성된 복제품에 불과한 소메이요시노벚나무에 비해 기후변화 등 환경 변화에 대응력이 높고 신품종 개발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신준환 왕벚프로젝트2050 회장은 “진해의 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 1960년대에 일본에서 들여와 식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우리 단체가 조사한 진해의 유명 벚꽃길 세 곳에는 예상대로 토종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없고 대부분 일본 원산의 소메이요시노벚나무였고, 해군사관학교 등 군사시설과 진해 전역에 심긴 것도 모두 일본 원산으로 보인다. 이순신 장군의 얼을 기리는 군항제를 일본 원산 벚나무 개화기에 맞춰서 개최해야 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 수명이 다해가고 있는 일본 원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를 우리나라 특산종인 왕벚나무로 교체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일본 나무를 심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회, 현충원, 유적지, 군사시설 등에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연차적으로 군산, 경주, 구례, 부산, 영암, 제주, 하동 등의 벚꽃명소와 현충원, 왕릉, 유적지 등에 심겨진 벚나무 수종을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은 지난해 2월 국내외 벚나무류의 조사, 연구, 홍보, 그리고 자생 왕벚나무를 널리 보급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국내외 벚나무류 조사·연구·출판, 자생 왕벚나무(Prunus x nudiflora (Koehne) Koidz.) 홍보 및 보급, 소메이요시노벚나무(Prunus x yedoensis Matsum.) 평가 및 갱신 등의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회장은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 원장이 맡고 있으며, 부회장 김창열(전 한국자생식물원 원장), 박노정(온누리L&C 대표), 사무총장 현진오(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 대표), 이사 김용하(충남대학교 교수), 이숭겸(신구대학교 총장), 이영주(영주농장 대표), 류순열(UPI뉴스 편집장), 감사 문광신(변호사), 임항(한국의재발견식물탐사대 대장) 등의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김성훈 전 농림수산부장관이 고문을 맡고 있다.


왕벚나무(봉개동천기) /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왕벚나무(봉개동천기) /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소메이요시노벚나무(여좌천) /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소메이요시노벚나무(진해경화역) /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글_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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