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파리의 복합 문화예술공간, ‘La Villete Park’
글_강호철 오피니언리더(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라펜트l기사입력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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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와 파리편 - 26
파리의 복합 문화예술공간, ‘La Villete Park’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이 공원은 오래전 조경학과 교수님들과 대학원생들이 함께 답사하였습니다.
당시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들을 공유하고 있는 곳이기에 개인적으로 다시 찾게 되었지요.
처음 답사 이후 5년, 8년 간격으로 세 번째 답사하게 되었습니다.
공원의 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지난 두 번 답사는 전세버스를 이용했으며 시간에 쫓기는 처지였고, 이번에는 혼자 지하철을 이용하여 자유롭게 여유 있는 환경 때문이라 생각되네요.
라빌레트 공원에 관하여는 월간 '환경과 조경'이나 '라펜트'에서 이미 여러번 소개가 되었지요.
특히 ‘100 장면으로 읽는 조경의 역사’ 저자 고정희 박사께서도 이 공원에 대하여 상세하게 소개를 하였답니다.
그래서 저는 동선 따라 산책하며 시각적으로 표출된 근래의 모습을 살펴보는 정도로 하지요.
공원은 파리 북동쪽 외곽에 위치합니다.
명칭은 공원이라 표현하지만, 일반적 도시공원의 개념이나 내용, 기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요.
설계 역시, 공모를 통하여 세계적 건축가인 Bernard Tschumi(1944- )가 맡았습니다.
이 공원은 당시 미테랑 대통령의 공공문화시설 확충 계획인 ‘그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복합 문화예술공간이지요.
공원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폴리(folies)라는 붉은 색상의 조형물과 구조물입니다.
folies는 공원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공원의 골격이자 상징이지요.
폴리는 다양한 형태의 야외 조형물이나 건축구조물로 배치되어 이 공원의 역동적 이미지와 참신한 분위기를 제공한답니다.
지하철에서 나와 입구 광장을 지나 주 동선을 따라 이동합니다.
동선은 오직 직선이네요.
숲속의 정원과 유아들을 위한 놀이공간도 반갑게 만납니다.
그동안 나무들이 몰라보게 성장하여 숲으로 변해가네요.
강렬한 색상의 폴리는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폴리는 프랑스 정원에서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던 구조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소라네요.
환경조각과 조형물을 비롯하여 전망대와 안내 Sign, 레스토랑 등에 널리 적용됩니다.
지금의 라빌레트 공원지역은 과거 도축장과 정육점이 밀집된 곳이었답니다.
침체된 지역이나 도시를 활성화시키는 공간 재생사업으로 만들어진 결과이지요.
공원의 붉은 상징색은 도축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수많은 생명들을 위로하는 것처럼 연상된다지요.
설계 의도인지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랍니다.
일반적인 도시공원은 식물과 녹지로 구성된 푸르름이 주된 요소인데, 이곳은 자연 요소보다 인공물이 압도적이지요.
라빌레트는 지금까지 통용된 도시공원의 개념을 초월한 획기적이고 미래지향적 개념의 공원으로 널리 소개되고 박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따르거나 흉내 낸 유사한 후속 공원이 탄생하지 않고 있다지요.
대규모 건축 위주의 엄청난 조성비도 부담스러운 문제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식되어 온 도시공원을 탈피하여 문화와 예술 행사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이곳의 운하는 파리 센강과 연결되어 있답니다.
한편, 파리 지하철 5호선과 7호선 등 2개 노선이 이 공원을 경유합니다.
1987년 준공 이래 이곳은 파리 시민은 물론, 세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네요.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매년 1,000만여 명이 이 공원을 찾는답니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놀이시설들도 각별합니다.
안전성과 기능도 수준급이라 이용자가 많다지만, 시각적 효과도 대단하네요.
한 번쯤 시설을 이용하며 놀아보고 싶은 충동을 갖게 합니다.
외국,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이러한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을 허락 없이 촬영하는 것은 위법이랍니다.
아주 조심스럽지요.
라빌레트 공원은 다양한 연령대와 문화층을 적극 수용하며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현대판 ‘여가 문화의 용광로’라 표현된다지요.
공원 내에는 컨벤션 센터와 더불어 아이맥스 영상관이 있답니다.
공원 사이로 가로지르는 운하가 있어 파리의 명소들과 곧바로 연결하지요.
이곳을 오가는 보트 투어는 풍광도 수려하고 낭만적이라 대단한 인기 코스랍니다.
사진 배경에 붉은 색상의 폴리가 없는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다양한 모습의 공간과 시설들을 살펴보고 기록하는 기쁨을 누리네요.
55ha(16만여 평)에 달하는 공원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과학산업박물관을 비롯하여 대중음악공연장과 클래식 공연장, 영화관을 갖추고 있답니다.
이곳은 시민들의 문화 참여 욕구를 충족시키려 노력한다지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파리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답니다.
공원이 산책하고 여가를 즐기며 자연을 감상하는 전통적 개념에서 벗어나 문화와 예술, 시민참여 등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기능과 행태를 수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임을 보여줍니다.
공원의 산책로는 매우 다양합니다.
광장처럼 넓고 시원한 주동선을 축으로 다양한 분위기의 산책로가 거미줄처럼 이어지네요.
한적하고 여유로운 여러 개의 잔디밭이 있는가 하면, 크고 작은 쉼터와 테마정원들이 발길을 유혹합니다.
이 공원에는 하루 평균 2-3만 명의 탐방객이 찾지만, 곳곳으로 분산되어 여유롭기만 하네요.
공원이 조성된 지 이미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시설들이 온전하고 깔끔한 편입니다.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읽히네요.
공원내에는 갖기 특색이 있는 열 곳의 주제정원이 있답니다.
대부분 해체주의라는 큰 틀 범주에서 재현하였다네요.
이곳의 ‘대나무 정원’은 2000년 도시계획 그랑프리를 수상한 Alexandre Chemetoff가 설계하였답니다.
용의 형상을 한 미끄럼시설도 어린이들로부터 꽤 인기가 높다네요.
폴리는 다양한 형상과 기능으로 이 공원을 구성하는 바탕이며 주된 요소랍니다.
라빌레트는 도시공원의 통상적 가치와 개념을 초월한 공원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촤근 들어 대한민국 현실에서 정원의 정의가 모호하듯이, 앞으로 도시공원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네요.
세상에는 영원한 것이 있을 수 없다지요.
정원이나 공원도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끊임없이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며, 새롭게 변화를 추구하는 유기물과 같은 것이겠지요.
이들 영역이 조경분야의 영원한 전유물로 인식해서도 곤란하답니다.
복합 문화예술공간의 다양한 시설과 여가행태를 살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도심에서 대중교통수단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음이 부럽고 인상적이었지요.
도시공원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들이 모여 보다 창의적이고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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