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디자인전 도쿄’ 참관기

스페이스톡, 시설물 이야기 담긴 계간 웹진 창간
라펜트l기사입력2010-03-18

지난 3월15일 조경시설물 전문업체, 스페이스톡은 조경업체로서는 보기드물게 인터넷 웹진을 창간하였다. 얼마 전 스마트폰 조경공사 적용업체로서 본지에 소개되었던, 스페이스톡은 금번 웹진 창간(계간) 등을 통해 사이버스페이스상 환경변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문에 실리는 <‘100% 디자인 도쿄’ 참관기>는 바로 스페이스톡 웹진에 수록된 내용 중 하나를 발췌한 것이다. 회사소식, 컬럼, 그리고 각종 시설물 정보와 깔끔한 편집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스페이스톡 웹진은 ‘www.webspacetalk.co.kr’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주- 



보름..일주일..3일..하루..... 그리고 2009년 10월 29일! 손꼽아 기다리던 바로 내생에 첫 해외 출장~ 스페이스톡이라는 이곳에 입사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얻게 된 너무나도 흥분되는 기회였다. 대학교 2학년 시절 가보았던 도쿄이지만, 사회인이 되어 다시 보게될 도쿄에 대해 미리부터 흥분되었고, 그 변화된 도쿄를 보고 느끼게 될 나의 생각의 변화들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그저 낯설기만 한 도시를 누비는 것이 좋아 다녔던 여행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용기와 자유. 4년이 흐른 지금 그때의 추억에 장소에서 디자이너라는 구체적인 위치에서 구체적인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다시 찾게 되는 기분은 사회 초년생만이 느낄 수 있는 자부심과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의 정보를 얻어 오리라는 강한 열정을 샘솟게 했다.
 
이번 출장의 목표는 일본의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절제된 공공디자인의 이해와 고가의 디자인 잡지와 전문 서적에서만 볼 수 있었던 상상력 가득한 대형 공원, 놀이시설물, 공공시설물의 실물답사 및 분석! 그리고 이번 글에서 이야기하게 될, 개인적으로도 매우 관심있고 기대했던 ‘100% 디자인 도쿄’의 참관. 이것이 우리 답사진이 도쿄를 찾게 된 이유이다.  그럼 이제 앞서 말했듯이 이번 답사에서 참관하게 되었던 100% 디자인 도쿄 전시에서 보고 느꼈던 이야기 상자를 풀어보고자 한다.


‘도쿄 디자이너 위크’의 핵심행사인 ‘100% 디자인 도쿄’

이번 해에 24번째를 맞이한 ‘도쿄 디자이너스 위크’의 핵심 행사인 ‘100% 디자인 도쿄’는 동경에 위치한 메이지신궁 외원에서 5일간 진행되었다. 사실 처음 티켓 박스에 도착했을 때에는 그 첫인상에 실망감이 살짝 들었다. 서울디자인올림픽 같이 또는 해외의 유명 박람회처럼 어마어마한 규모의 전시일 것이라는 근거없는 상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시장의 규모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관람을 마치고 돌아올 때에는 그 알차고 다양했던 구성에 두 손으로도 들기 버거운 커다랗고 두꺼운 책을 모두 정독한 듯 지식의 포만감과 알 수없는 뿌듯함 마저 들었으니, 내용만 본다면 나의 판단이 틀리진 않았던 것 같다. 

깨끗한 화이트 톤의 전시장에는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제품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자신의 컨셉을 관람객에서 최대한 정확하고도 매력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매우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전시장은 크게 외부와 내부로 나뉘어져 진행되고 있었으며 내부에서는 100% Design, 100% Prototype, 100% Designer, 100% Shop, 100% Professional, Cube Exhibition으로 구분지어 있었다.

이곳에서는 인테리어와 제품, 그래픽과 패션 등의 다양한 분야의 프로디자이너들과 기업의 브랜드들이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내세우며 완성도 높은 그린디자인을 공유하고 있었다. 반면 실무 디자이너들의 각축장이기도 했기에 최신의 트렌드를, 또는 앞으로 다가올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Container Ground + Student Exhibition
실외에서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다채로운 전시공간인 Container Ground와 대학생들의 전시공간인 Student Exhibition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학생들의 전시에서는 표현이 다소 투박하고 직접적이지만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그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유머와 재치있는 디자인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참여적 제품들이 많아 더욱 활기 넘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인류의 숙제인 ‘러브 그린’을 주제로 하여 수년간 이슈가 되어 이제는 식상하게 인식되어 버린 ‘그린 디자인’이 앞으로도 빼놓을 수 없는 핫 키워드며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시사했다. 다만 반복을 통해 더 좋은, 합리적인 방법론을 찾아내어 현명한 방향으로  찾아 가는 과정인 것 같았다. 이번 전시에서 보인 다양한 방법들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자연을 내 삶으로 끌어들이는 방법’. 
기존의 그린 디자인이 자연의 형태적, 소재적 접근으로 자연을 가공하여 그린 디자인을 꾀한 소극적 개념이었다면 이번에 눈여겨 본 개념은 자연을 그대로 생활로 옮겨오되 하이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그린 노마드’ 개념으로 자연을 적극적으로 내 주변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린 노마드(Green Nomad)는 직역하면 '녹색의 유목민' 이라는 뜻이다.  도시의 삶을 포기할 수 없는 현대인들이 지금 살고 있는 곳에 자연적인 요소들을 가미해 정신적 해방감을 느끼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인간이 자연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인간의 삶으로 들어오는 것. 계곡의 조약돌이나 신선한 당근 야채 사진이 실사 프린트 된 가방, 네덜란드 드로그 디자인의 토끼 모양 발 매트 같은 인테리어 소품들이 그린 노마드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이러한 개념의 제품들이 많이 소개되었다.

The Idea of Tree-bench
그 중 인상 깊었던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아래의 작품은 The Idea of Tree-bench로 학생작이다. 태양에너지의 시간에 따른 에너지 축적의 양의 변화를 이용하여 기계의 강약을 조절해 다양한 형태의 벤치를 만들어내는 제품이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이 벤치는 그날의 시간의 흐름을 간략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타임라인’이라고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벤치는 어느 하나 똑같은 형태가 없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으로 반복되는 행위를 하지만 절대 똑같은 것을 만들지 않은 자연의 원리를 굉장히 잘 이용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으로는 2009 디스플레이 상을 수상한 '카나다 카라다(KANADA KARADA)' 부스의 제품들이 인상 깊었다. 실제 인터넷이나, 서적과 같은 매체를 통해 많이 보기도 했지만 모방작이 많아 더욱 내 눈에 익숙한 제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느낌의 디자인이어서 부스를 발견하고서 한참을 둘러보며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그곳의 디자이너와 짧은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캐나다의 목재 회사 BC 우드(BC Wood)의 후원으로, 캐나다를 거점으로, 북미 및 유럽에서 활약 중인 캐나다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렌트 쿠머의 작품은 실제 통나무의 단면을 패턴화하여 만든 제품으로 단순하지만 전부 다른 나무의 패턴에서 오는 변화가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작품 앞에서 든 생각은 목재를 아주 잘 다듬어 만든 많은 제품과는 달리 나무의 진한 향이 은은하게 날 것 같다는 느낌과 함께 잠시 동안의 후각적 착각을 내 스스로 만들어 냈던 것 같다.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
이 밖에도 푸른하늘을 스테인리스에 인쇄하여 만든 의자. 녹색식물이 함께 자라는 가습기,목재에 직접 인쇄한 가벽과 같이 자연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었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다소 직접적이고 투박하지만 그 아이디어가 너무 신선해 한참을 웃으며 즐겁게 관람했던 학생들의 작품은 다른 프로 디자이너들 못지않게 그린 디자인에 대한 진지함과 고민이 묻어 있었고 그들만이 시도할 수 있는 무모함 속에서 오는 유머와 재치를 볼 수 있었다.
 


폭넓은 시야와 생각의 확대를 꾀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
이번 전시를 통해 나는 프로 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 앞으로의 트렌드와 방법론, 또는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면, 아직은 아마추어인 학생들의 작품을 통해, 졸업하면서 억지로 떼어 내려 했던 무모할 정도의 상상력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현재 프로와 아마추어의 중간에 서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프로가 되기 위해 버려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기준을 세우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기회였다. 프로를 닮기 위해 내가 받아들여야 할 것, 그리고 버리고 또 지켜내야 할 것들의 리스트를 머릿속으로 정리해본다.

마지막 부스를 지나 출구를 향하면서 퉁퉁 부은 다리와는 상반되게 기분 좋은 뿌듯함과 왠지 모를 설레임을 느꼈다. 이번 100% 디자인 도쿄 전시의 전체적인 짜임새있는 구성과 다양하고 신선한 세계의 디자이너들과의 만남과 공감이라는 점에서 유익한 좋은 경험이었다. 동시에 디자이너로서의 한층 더 폭넓은 시야와 생각의 범위의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100% 런던, 도쿄, 상하이에 이은 100% 디자인 서울‘의 전시를 바라면서 또 만약 전시가 서울에서 열린다면, ‘그때의 나는 어떠한 작품을 내걸 수 있을까’라는 잠깐의 상상을 하며 전시관람 후기를 마무리한다.

글. 김혜원
4차에 걸친 고난도 스페이스톡 입사관문을 통과한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학과 출신의 디자이너이다. 현재 환경디자인 연구소의 플레이톡 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횟수로는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경력 1년을 보름 남겨 둔 나름 파릇파릇 신입 디자이너이다.

스페이스톡 웹진 창간호(봄호 2010년 3월15일자)에서 발췌

김혜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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