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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경리 씨 기고문에 대한 조경학회의 반론문

비공개l2004.03.17l1879
[속보, 사회] 2004년 03월 16일 (화) 19:56 [동아일보] <청계천 복원공사의 문화재 훼손 논란과 관련해 서울시와 시민단체가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조경학회 임승빈 회장(서울대 교수·조경학)이 기고를 보내 왔다. 이 글은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특별기고 ‘청계천, 복원 아닌 개발이었나’에 대한 반론이다.> 며칠 전 박경리 선생이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 ‘청계천, 복원 아닌 개발이었나’를 읽고 우리 조경인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조경 전문가가 ‘나라에 바치는 정성과 사물을 보는 안목이 부족하다’는 선생의 표현은 ‘조경 때문에 복원이 희생된다’는 구절과 더불어 수십만 조경인의 가슴에 큰 못을 박았다. 물론 그러한 표현은 조경을 폄훼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청계천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취지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조경가와 조경에 대한 인식의 오류와 편견만큼은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것이 많은 조경인의 입장이다. 박 선생의 글에는 조경이 복원과 정반대의 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그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 조경은 대지가 겪는 모든 과정을 감안하고 그것을 살리고 보존하는 가운데 인간의 새로운 활동을 담고자 노력해 왔다. 대지의 자연 생태적 속성과 인문학적 역사적 맥락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해석함으로써 남겨야 할 것은 보존하고 강조할 것은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기본 철학이다. 박 선생의 오해를 두 가지 측면, 즉 역사적 복원의 측면과 개발의 측면에서 짚어 보자. 우선 역사문화의 복원 문제부터 살펴보면 청계천은 우리가 막연히 상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흐르는 아름다운 하천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도성 안의 생활하수를 흘려보내는 도시하천이었던 것이다. 수표교와 광교를 원래 그 자리에 원형 그대로 복원할 수 없는 것은 조경인에게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다시 돌아오는 청계천은 과거의 문제를 해결한 뒤 ‘새롭게’ 돌아오는 하천이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청계천은 박제를 만들 듯 과거 그대로 ‘복원’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생태적 문화적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현재 청계천에는 과도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선두에 조경이 서 있다는 박 선생의 지적에 대해 얘기해 보자. 복원되는 청계천의 총 길이는 양쪽을 합하면 12km이지만 조경 공간이 특별히 강조된 곳은 7경으로 표현된 장소들뿐이다. 이 일곱 곳의 총 연장은 대략 140여m이므로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공사비만 놓고 보더라도 청계천의 조경공사비는 약 420억원으로 총공사비의 8%에 불과하다. 규모나 공사비로 볼 때 ‘그리 크지도 않고 넓지도 않은 공간인 청계천에 덧붙이고 꾸미고 구조물이 들어앉을 조경은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라는 선생의 지적은 설득력을 지니기 어렵다. 청계천 복원 계획은 프랑스의 센강변 이상으로 더 화려하게 포장되었다고 보기도 어렵고, 오히려 어느 면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생략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생략이 선생의 표현처럼 한국의 공간 미덕이라면 그 점은 청계천에서 아주 충실히 발휘되어 있다. 센강이나 라인강은 박 선생의 말씀처럼 조경을 전혀 하지 않은 곳이 아니라 매우 집약적으로 조경을 한 사례이다. 수수한 라인강의 모습이나 담백한 센강의 모습은 모두 조경가의 손길을 거친 조경 작품이다. ‘예산이 넉넉지 못할 경우 조경은 안 해도 되는 부분이다’라는 박 선생의 주장에 수긍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조경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화장술이 아니다. 외부 공간 혹은 토지를 계획·설계·시공하는 분야인 조경의 손길이 생략된 공간은 마치 골격만 있고 살과 피부가 없는 사람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한국의 건설 역사에서 조경은 3차원의 공간과 4차원의 시간 위에 의미와 역사·문화를 담는 ‘5차원의 토지예술’로 성장해 왔다. 임승빈 (사)한국조경학회 회장·서울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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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가 박경리 씨 기고문에 대한 조경학회의 반론문
    비공개l2004.03.18
    최근의 박경리씨의 조경폄하 발언은 박경리 그분의 고의적 의도라기 보다는 조경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발언이라 생각된다. 이 사회에 박경리씨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적지않다고 생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조경인은 우리분야에 무지한 한 소설가의 발언에 광분해 있을때 곰곰히 우리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도 가져야한다. 일반인들은 그렇다고 쳐도 박경리씨와 같은 사람, 지식인들 조차도 왜 조경에 대해 모르고 있는것일까? 과연 우리가 그들을 탓할수있는가? 나의 답은 결국 우리 내부에서 찾을수 밖에 없다. 조경인들이 자기분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부족하다. 그럴만한 환경이 안되기도 한다. 그리고 소위 조경계의 일선이라는 학자, 교수, 사장님들의 이 사회에 조경알리기 노력이 부족했음을 탓할수밖에 없다. 소위 그분야에 엘리트라고 자부하는 분들이 조경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이 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그러니 일반인이 조경에 관심이 없을수 밖에.... 쉽게 예를 들면 실내건축분야는 러브하우스에서 집을지어주면서 자기 업역에 대한 자연스런 홍보를 한다. 그것은 업계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키우고 시장의 확대를 불러오고... 결국 고용이 증가되고 업역이 확대되는 결과를 불러올수도 있다고 본다. 이건 그냥 극단적인 예 일수도 있으나 내가 조경이라는것을 알고지낸지 12년동안 이런 노력을 한번도 접한적이 없다. 학계나 업계를 이끄시는 분들이 이런노력을 통해 학문에 대한 홍보와 시장의 확대라는 이득을 내려는 노력은 고사하고 그저 자기내들끼리 뭉치고 그안에서 먹고살려고 이익창출을 하려고 하니 결국 피보는건 말단 피고용인이고 꿈을 끼우고있는 젊은 조경인들이다. 능력있는 인재들이 자기들의 꿈을 피우기도전에 경제적인 요인에 의해 조경에 대한 꿈을 포기하니 악순환만 계속된다. 한 소설가의 조경비하발언에서 시작한 글이 이상하게 여기까지 왔지만.... 우리 스스로도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s: 좀 더 부연적으로 설명할 필요성을 느낀다. 난 왜 많은 조경인들이 박경리씨의 글에 이토록 흥분하는지 이해할수가 없다. 동아일보에 실린 그 글은 냉정하게 다시 봐보자. 그 글의 주제는 조경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 박경리씨 자신이 생각하는 청계천복원의 문제점에 대해 얘기하면서 조경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비쳐졌을뿐이다. 난 그글 보면서 "이사람 조경에 대해 너무 모르는구나... 지식인이란 사람이 글을 쓸려면 좀 알고써야지.." 이정도 느낌이었다. 조경의 학문적정의와 업역에 대한 이해가 조금만 있었더라도 그런 발언이 안나왔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 조경인은 그저 무식한 박경리씨에 대해 비웃음 정도만 쳐주면 된다. 만약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조경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왜 이토록 흥분하고 그러는가? 자신감이 없는가? 맞다.... 나도 자신감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흥분하는 조경인이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일반인들이 조경에 대해 잘 모르는데 동아일보같이(솔직히 쓰레기신문이라서 언급하기도 싫지만) 많은 사람이 보는 신문에 박경리씨와 같은 사회저명인사가 저렇게 조경을 씹어놨으니 조경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되겠는가라는 생각을 안할수가 없다. 아마도 그 부분이 조경인들을 화나게 하는 부분인거 같다. 근데....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조경에 대해 모르게 한 원죄는 우리한테 있는것이 아닌가????
  •  소설가 박경리 씨 기고문에 대한 조경학회의 반론문
    비공개l2004.03.26
    원죄 운운하는 당신이 정말 더 열받게 하는군. 당신이야 이 분야에 있는 사람이니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거지. 조경이란 학문을 모르는 일반인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왜 인정안하는지.. 물론, 제대로 알리지 못한 죄.. 라하면 그렇다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저명한 그 노인네의 말 한마디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주입식 생각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안하는거요? 원죄는 원죄고. 우리 분야에 대한 그런 엉터리 말에 화를 안내는 당신 같은 사람이 있으니... 우린 우리의 일을 한다.. 모르는 사람은 계속 몰라라.. 그런 태도로 살면 안되는거요. 당신 조경 안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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