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 아이폰처럼 심플하면서 세련된 공원계획, '급진적인 평탄함'

Pershing Square Redesign Competition
라펜트l조용준 어소시에이트l기사입력2016-06-01

Downtown LA 미래를 위한 시작

"Pershing Square Redesign Competition"


마지막_ 아이폰처럼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당선작


프랑스의 Agence Ter가 LA지역에서의 무경험에도 불구하고, LA Pershing Sqaure 국제현상공모전에서 당선되었다. 아이폰처럼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그들의 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 : 동일한 계획안



1차 제안서 계획안


Pershing Square 국제현상공모전의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1차 서류 공모에서 80여개의 글로벌 회사들이 참여했고, 그 중 10개팀을 선정하여 제안서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 4개의 팀을 선정하여 최종 공모전을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비공개 전문가 심사와 시민공개 발표를 통해 Agence Ter가 당선되었다.


매우 흥미로운 점은 Agence Ter가 제출했던 1차 제안서의 콘셉트 안과 최종 공모전 계획안이 동일하다는 점이다. 1차 제안서  플랜을 살펴보면, 아이디어로 보기엔 매우 구체적이었다. 거대한 캐노피(Canopy)구조물과 하부의 키오스크들(Kiosk), 잔디광장, 그리고 수목 하부의 작은 정원들까지, 최종 공모전에 제출한 계획안의 공간구성과 전략, 심지어 표현방식까지 거의 일치한다.


일반적으로 1차 제안서의 경우, 준비시간이 짧고, 다른 팀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최종 공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의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아예 새로운 안이 제출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gence Ter는 마치 의도된 전략처럼, 1차 제안서의 계획안과 동일한 디자인을 제출하였다. 과감하면서도 자신들의 디자인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급진적인 평탄함(Radical Flatness)

 


도심가로와 연계된 공원내부 투시도, 단면도


지난 5월 12일 LA타임즈는 ‘Radical Flatness(급진적인 평탄함)’라는 제목으로 Pershing Square의 당선안을 소개했다. 개인적으로, 당선팀이 제시하는 8개의 전략(RE-PLACE, RE-CONNECT, RE-INTRODUCE NATURE, RE-DISCOVER SHADE, RE-CYCLE, RE-OPEN, RE-IMAGINE, RE-VITALIZE)보다 더 흥미로운 제목이면서도, Agence Ter의 계획안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 급진적일까? 이는 대상지의 현 상황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 현재 대상지 하부에 있는 공용 지하주차장의 지하 1층 높이는 약 8피트(2.4m)에서 11.5피트(3.45m)로 다양하다. 특히, 공원의 경계부에서 일정구간 떨어진 중심부분이 주변에 비해 약 3~4피트(0.9~1.2m)정도 높다. 여기에 식재토심 약 4피트(1.2m)가 추가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공원경계부는 지하주차장 차량 진출입구 구조물과 계단 및 램프 등으로 둘러싸여져 도시와 단절된 느낌을 준다.  Agence Ter는 높이 11.5피트(3.45m)의 광장 중심부 주차장상부를 걷어내고 8피트(2.4m) 높이의 주차장과 3.5(1.05m)피트의 식재토심을 제안한다. 이 전략으로 기존의 수직적인 구조물로 막혀있던 공원이 도시가로와 이어지는 평탄한 표면(Flat Surface)으로 바뀌게 된다. SWA with MORPHOSIS의 공모안도 Agence Ter와 같은 전략을 취한다. 나머지 회사들(JCFO with FREDERICK FISHER & PARTNERS, WHY with CIVITAS)의 경우 기존 주차장레벨을 유지한 채 잔디 플랜폼(Platform) 또는 언덕을 활용한 디자인을 제시한다.


매우 간결하면서도 영리한 전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첫째는 기존 주차장 상판을 철거하고 다시 시공해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공사비다. 둘째는, 공원 경계가 도로에 노출되면서 생기는 소음, 공해, 안전 등의 문제이다. 비슷한 조건(도심 중심부 위치 및 크기)의 공원인 뉴욕의 브라이언트 파크(Bryant Park)의 경우, 주변도로보다 약1.5~ 2m정도 높은 곳에 위치한다. 단차를 활용한 경계처리가 뉴욕중심지인 5번과 6번 에비뉴(Avenue)의 수많은 차량으로 부터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다시 말해 보행중심의 유럽이 아닌, 차량중심의 미국 도심에서 Agence Ter가 제시하는 공원의 열려져 있는 경계가 어떻게 작동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별도의 완충식재 또는 볼라드와 같은 안전 시설물 없이도, 쾌적함과 심리적 안정감을 공원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New York, Bryant park 경계부 ⓒ조용준


심플함속에 내제된 다앙햔 기능들



스마트캐노피(Smart Canopy) 아래에서 바라본 공원 전경


공원 디자인은 땅가름에서부터 시작한다. 물, 녹지, 포장, 지형 등의 형태와 크기 조합에 따라 공원의 골격이 형성된다. Agence Ter의 계획안의 경우, Hill street에 면한 1/3정도의 포장공간과 나머지 2/3정도의 녹지 공간으로 분할되어 있다. 하지만 녹지의 경우, 잔디광장으로 계획되어 모든 공간이 도심가로에서 접근가능하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녹지와 포장이 공원을 가르고 있지만 프로그램이나 동선계획으로 한정되지 않은, 확장 가능하고 유연한 연속된 하나의 표면(Surface)이 만들어 진다.

  

공원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이 거대한 표면 위에 적절히 분산된다. 카페, 주차장 진출입구 및 연결통로, 커뮤니티 시설, 공원 안내소 등의 키오스크(Kiosk)들은 길이 약 160m의 거대한 스마트 캐노피(Smart Canopy)하부에 위치하고, 4개의 주제 정원들은 Olive street의 수목 하부에 위치한다.


결론적으로 Agence Ter의 계획안은, 마치 아이폰처럼 간결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세련된 플랫폼(Platform)의 느낌을 준다. 단순한 땅가름 위에 놓인 스마트 캐노피(Smart Canopy)와 그 아래 유저베이스(User base)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공원 프로그램들이 마치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app)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Pershing Square 현재 모습, Agence Ter 조감도


멕시코의 거장 Ricardo Legorreta의 의해 디자인된 현재의 Pershing Square는 LA 시민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건축가 개인의 색채만이 뚜렷이 남겨져 있다. 보라색의 거대한 타워와 수경시설물, 그리고 오렌지색의 콘크리트 구형 장식물이 공원의 주인이 된지 오래다. LA의 시민들은 거장의 작품 뒤 숨겨진 작은 공간들에서 공원의 일상을 즐겨왔다. 그렇기 때문에 Agence Ter의 절제된 심플함은 강력한 힘을 지닌다. 대중이 이해하고 사용하기 쉬운 공간,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정제된 디자인이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선택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문제점들(공사비, 과도하게 열린 공원의 경계부, 거대한 캐노피 구조물)이 개선된다면, LA의 도심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디자이너 개인의 작품이 아닌 시민들을 위한 새로운 장소를 LA도심에서 만나길 기대해 본다. 마치 뉴욕의 브리이언트 파크(Bryant park)처럼…

글·사진 _ 조용준 어소시에이트  ·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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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jere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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