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엉망진창
1조2천500억원 막대한 이익 불구 ‘부산시민에게 떠넘기기’한국건설신문l김덕수 기자l기사입력2021-10-14
1조2천500억원 막대한 이익 불구 ‘부산시민에게 떠넘기기’
해수부와 BPA, 부산시민에 1,200억 떠 넘겨
안병길 의원 “아전인수식 법 해석, 장관은 거짓말과 오락가락 말바꾸기”
- 해수부 국감에서 언급된 국토부 유권해석에 트램차량 지원불가 내용 없어 -
- 1부두 상부시설과 해양레포츠컴플렉스도 편법·꼼수로 부산시민에게 부담 전가 -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의 핵심 주체인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가 자의적 아전인수식 법 해석을 하고, 장관의 거짓말과 오라가락 말바꾸기로 북항재개발사업을 온통 엉망으로 만들고 1조 2천500억원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당초 부담하기로했던 트램과 각종 공공콘텐츠 비용 4개 사업 1,200억원의 비용을 부산시민들에게 떠 넘기려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부산 서·동구, 국회 농해수위)에 따르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진행된 해양수산부 국감에서 “국토부 유권해석에 따라 트램 차량 지원이 불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답변했다.
안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해당 문건을 제출받아 확인해 본 결과, 문 장관의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부의 답변에 따르면 도시철도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 제2조제6호에 따른 기반시설에 해당된다는 것일 뿐 그 어디에도 트램차량이 사업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토계획법상 기반시설은 ‘도로·철도·항만·공항·주차장 등 교통시설’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 법에서 철도의 정의는 철도 관련 법령의 모(母)법 역할을 하고 있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이하 ‘철도산업법’)과「철도건설법」에 정확히 명시되어 있다.
해당 조항은 다음과 같다.
< “철도”란 여객 또는 화물을 운송하는 데 필요한 철도시설과 철도차량 및 이와 관련된 운영·지원체계가 유기적으로 구성된 운송체계를 말한다.(철도산업법 제3조) >
국토계획법에서도 철도시설이 아닌 철도로 명시된 이유는 이미 철도기본법(철도산업법, 철도건설법 등)에서 철도가 차량 따로 시설 따로 식이 아니라 모든 체계가 유기적으로 구성되어야만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하는 것임을 명확히 밝혀놓았기 때문이다.
북항재개발법의 근거법이 항만재개발법이고 이 법의 “기반시설”과 “공공시설” 정의는 국토계획법 제2조제6호에 따른 “기반시설”과 국토계획법 제2조제13호에 따른 “공공시설”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국토계획법 관련 규정은 “철도시설”이 아닌 “철도”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대로 철도기본법 제3조 1호에는 “철도”란 철도시설과 철도차량으로 한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어 법 해석상 별다른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해수부에서는 「도시철도법」제2조, 철도산업법 제3조의 정의를 예를 들며 철도시설과 철도차량이 구분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으나 이는 법 조항을 조금만 읽어보면 거짓논리임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해수부는 도시철도법 상 도시철도는 교통시설 및 교통수단으로 명시되어 있기에 분리해서 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철도법 제2조는 “도시철도란 철도, 모노레일, 노면전차, 선형유도전동기, 자기부상열차 등 궤도에 의한 교통시설 및 교통수단을 말한다”라고 규정돼 있고, 트램이 노면전차에 해당됨이 명백한데도 엉뚱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철도산업법 제3조 제2호, 제4호가 각각 철도시설과 철도차량을 분리하고 있다는 주장도 같은 법 제3조 제1호 조항은 감추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기 위해 만든 엉터리 주장일 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철도산업법 제3조 제1호는 “철도”라 함은 철도시설과 철도차량이 유기적으로 구성된 운송체계라고 밝혔고 이에 후(後)순위 조항에서 철도시설과 철도차량의 정의를 부가적으로 설명한 것일 뿐이다.
이처럼 국토부의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트램 지원이 법적으로 불가하다는 해수부의 답변은 있지도 않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허구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민을 대표해 행정부를 감사하는 국정감사장에서 해수부 장관이 부산시민을 농락하는 거짓증언을 한 셈이다.
해수부와 BPA의 기만행위는 이 뿐만이 아니다.
작년 12월 해수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고시된 제9차 북항 재개발사업 변경안에는 당초 1부두 복합문화시설과 해양레포츠콤플렉스 시설이 공원 부지 내 설치되는 공공시설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발표된 이번 사업 변경안에서는 공원 일부를 항만시설과 마리나, 공공업무지구로 변경하고 공공포괄용지 일부를 공원 등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해수부는 지난번 자체 감사를 통해 1부두 상부시설과 해양레포츠컴플렉스는 항만법과 항만재개발법 상 해양레저시설이기 때문에 광역자치단체인 부산시에 귀속 불가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안 의원은 “해수부가 내부 문제로 촉발된 감사 지적사항을 정당화하기 위해 당초 북항재개발 1단계 총사업비에 포함하여 건설하기로 했던 1부두 상부 복합문화시설(329억원)과 해양레포츠 콤플렉스 사업(202억원)을 제외시켜 건립비 531억원을 부산시민들에게 떠 넘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림에서도 나와있지만 북항 1단계 재개발 도시관리계획(도시계획시설) 상 1부두 상부시설 및 해양레포츠컴플렉스는 당초 공원(문화공원) 내에 설치되는 공공시설이지 항만시설이 아니다.
따라서 항만재개발법 제37조 및 국토계획법 제65조 규정에 따라 관리청인 부산시에 무상으로 귀속되는 시설인데도 해수부와 BPA는 이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꼼수 변경안을 만든 것이다.
안 의원은 “해당 사업 사업비를 공공 또는 민자 방식으로 충당하겠다고 하는데, 아직 사업성도 확인되지 않은 마당에 어느 민간회사에서 투자를 진행하겠나”며 “이렇게 수시로 대형국책사업 계획이 바뀐다면 어느 누가 해수부와 BPA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의 오락가락 갈지(之)자 말바꾸기도 부산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문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농해수위 상임위에서 오페라하우스 국비지원을 묻는 안 의원의 질의에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으나 불과 8개월 만에 같은 국회에 출석하여 “오페라하우스 지원에 대해 해수부가 공식적으로 약속한 문서가 없다. 북항재개발 사업자인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시의 문제”라고 발을 뺀 적 있다.
안 의원은 “항만재개발법의 취지는 역할이 다한 항만을 국가가 재개발하여 그동안 항만으로 인해 고통을 감내했던 부산시민들에게 돌려주는데 있다”며 “해수부가 이런 항만재개발법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마치 부산시민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인식하는게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북항재개발 1단계만 하더라도 부산시 추정 수익이 1조 2,500억원이나 된다”며 “그런데도 해수부가 온갖 아전인수격 법 해석으로 1,200억원이나 되는 공공컨텐츠 비용을 부산시민들에게 떠 넘기려는 처사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부산시민들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수부와 BPA는 이제라도 부산시민에게 솔직히 사과하고 트램과 오페라하우스, 1부두 상부 복합문화시설, 해양레포츠컴플렉스 사업을 정상궤도로 돌려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글 _ 김덕수 기자 ·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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