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몽 페스티벌서 ‘한국팀’ 뜨거운 호응 얻어

300여 디자인 제안 중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뽑혀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7-05-23

설치정원 ‘마녀의 힘’ 입구에서 본 전경

영국의 첼시 플라워 쇼, 독일 분데스가르텐샤우와 함께 세계 3대 정원 페스티발 중 하나로 꼽히는 '프랑스의 쇼몽 국제 정원 페스티벌'이 지난 12일 개막식을 열었다. 

개막식에서 한국팀의 설치정원 ‘마녀의 힘’이 현지 언론과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박성혜·민병은으로 구성된 이 디자인 제안은 지난 해 12월, 전 세계에서 응모된 300여 디자인 제안 가운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종 선발됐다.

페스티벌 개막식을 전후하여 ‘르 파리지엔’, ‘라 누벨 레퓌블릭’ 등 현지 신문은 ‘마녀의 힘’을 특별히 언급하거나 문화면 중요 기사로 다뤘다. 

프랑스의 정원 디자인 전문지 ‘라르 데 쟈르당’은 국제경쟁부문 18개의 설치정원 중 ‘마녀의 힘’을 특별 후원대상으로 선정하는 등 현지 언론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설치 정원 ‘마녀의 힘’은 산업혁명 이전, 식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이용하고 자연과 융화되는 삶을 구현 했던 여성으로서 ‘마녀’를 선택, 마녀의 집과 정원을 무대장치형태의 오픈하우스로 재현했다. 

인근에서 구한 자연재료와 오래된 물건들로 마감했고, ‘여성’과 ‘재생’, ‘섹슈얼리티’를 상징하는 붉은색 식물과 약효식물로 공간을 채워 미적가치가 있으면서도 치유하고 보호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물이 계속 흐르는 나뭇가지, 100 년전에 제작된 창문 너머 약용식물로 가득 찬 뒤뜰, 경동 시장에 널려 있을 법한 마른 약재들이 즐비한 찬장 등 다양한 문화에서 온 낡은 재료들이 묘하게 어우려져 포근하면서도 계속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제한된 환경에서도 생명을 보호하고, 병들고 지친 주변을 자연의 힘으로 치료하려는 선한 마녀로 상징되는, 제 3세계 여성들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무대 벽 형태의 ‘마녀의 집’ 부분 사진

물이 흐르는 나뭇가지, 중심부 연못, 그리고 주변 약용 식물들

쇼몽 국제 정원 페스티벌은 창의성, 종 다양성,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급진적이면서도 대중이 공감하고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발굴하는 데 주력해 왔다. 

1992년 첫 회부터 매년 철학적이거나 도발적인 주제를 발표하며,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접근하는 조경가, 건축디자이너, 설치미술가, 조각가, 무대미술가, 정원사, 엔지니어 등 경계를 넘어 작가들을 선발해,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며 고유한 입지를 구축했다. 

현지인과 외국인을 비롯, 매년 유료관람객 50만 명이 다녀가고 있으며, 쇼몽성이 입지한 루아르 고성지대는 ‘프랑스의 정원’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문화적으로 가치있고 예술적인 정원 20여 개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루아르 강 주변을 따라 즐비하게 입지해 있다.

‘마녀의 힘’을 비롯한 20여 개의 설치정원과 10여 개의 설치미술 작품들은 페스티벌의 올해 주제인 ‘꽃의 힘’을 각기 다른 해석으로 다양하게 선보이며, 쇼몽성에서 올해 10월 말까지 전시한다.

한편, 박성혜 작가는 1998년 고려대 원예과를 졸업하고, 2005년 미국 미시간주립대 방문학자 (지역/부동산 개발 전문과정)를 걸쳐 영국 런던대(바틀렛스쿨) 건축도시디자인 석사를 졸업했다. 2011년 싱가폴 서바나주롱(Surbana Jurong) 컨설턴트 조경 스튜디오 팀장, 2014년 에이콤(AECOM) 싱가폴 조경팀장으로 해외 입지를 넓혀가며, 2016년 랜스케입 아웃라인을 창업했다.

민병은 작가는 1995년 고려대 원예과를 중퇴하고, 99년 영국 Warwick대 인문 학사를 취득, 2000년 영국 LSE 경제사회학 석사를 졸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영문에디터, 국경없는 의사회 통역, 메디슨 프랑스 경영관리팀, Deloitte 법무팀 비서실, 삼성메디슨 및 삼성전자 재무경영팀 등을 걸쳐 2016년 박성혜 작가와 함께 아웃라인을 창업했다.



2017 년 5 월 17 일 La Nouvelle République 주말판 문화면 표지에 보도된 설치정원 ‘마녀의 힘’. 상트르지역 주지사인 프랑소와 보노와 페스티벌 총괄 책임자인 샹탈 콜뤼-뒤몽 등이 돌아보고 있다.

한국팀 민병은(제일 오른쪽)과 박성혜가 프랑소와 보노(오른쪽에서 세번째) 상트르 지역 주지사에게 ‘마녀의 힘’ 설치정원에 대해 설명중이다.

제 26 회 국제 정원 페스티벌과 제 9 회 자연 예술제가 열리고 있는 쇼몽 성 전경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ssinkija@naver.com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