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를 돌아보며

다양한 각도로, 후속 평가 이뤄져야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4-11-19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가 지난 10일 5일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올해는 어느 때보다 더욱 뜻깊었다. 광화문에서 세종로사거리, 청계천을 잇는,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광장에서 ‘조경’의 이름을 건 박람회가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조경인들이 거는 기대도 높았다.


4천㎡ 면적의 박람회장에는 54개회사가 266부스가 참여했다. 불후의 정원 컨테스트, 황지해 작가 특별강연, 나는 조경가다 시즌3 등 풍성한 프로그램도 눈과 귀를 즐겁게 하였다.

조경인 뿐만아니라 일반시민과 광화문광장을 찾은 많은 외국인 관광객까지 새로깔린 초록색 융단 위에서 카메라 셔터를 쉴 새없이 눌렀다.

 

2014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는 사실 5월 9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처음 열기로 했었지만, 세월호 사고로 11월로 미루어졌다. 이후 서울시 협조로 9월 중순 경 광화문광장으로 개최지를 확정짓게 되었다.

 

박람회를 준비하는 두 달여의 기간동안 대한민국 조경박람회 조직위원회(위원장 최신현)는 서울시 푸른도시국과 함께 개최준비에 몰두하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주황색 자켓을 입고 준비부터 뒷정리까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보수는 보람과 자부심이었다.


 


이러한 준비와 노력으로 광화문광장이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되었다.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짧은 전시기간을 말하며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었으며, 너른 풀밭에서 조각포럼의 야외전시 예술작품과 사진을 찍는 시민도 많았다. 조경과 예술, 그 속의 시민의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었다.

 

도시농업연구회의 문정하 씨는 “도심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조경문화박람회는 시민들은 정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며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어우러질 수 있는 이런 전시와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수원농생명과학고에서 조경을 배우고 있는 고등학교 수험생들은 “다양한 조경의 갈래를 접하며, 생각이 넓어지는 것 같다.”며 특히 대학생 언니오빠들이 직접 학교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준 ‘취학박람회’가 진로선택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취학박람회로 참여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생들은 “무료로 학교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며 특히 전통조경공간을 모형화한 작품에 외국인들도 높은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공주대 학생들도 조경학과를 묻는 입시생들의 물음에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가족화분만들기 경연대회에 참여한 가족은 “조경은 어렵고 멀리있는 줄 알았는데, 주변의 꽃과 나무 속에서 살아있는 것임을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처럼 많은 시민들은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모습과 조경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이번 박람회의 ‘성공’개최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조경문화박람회의 중심에 있는 참여사들의 반응때문이다. 조경소재와 기술을 전시한 업체입장에서는 투입과 산출까지 생각해야 하는데, 일부 업체에서는 실질적으로 손해를 입어가면서 전시를 강행하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몇 천만원까지 호가하는 야외 시설물은 전시후 판매도 어렵다.

 

이를 위해 조직위에서는 공공기관 및 자치단체 공무원의 투어프로그램과 개막 리셉션 자리도 마련해 두었지만, 판로 확보에는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참가업체 관계자의 지적도 있다.

 

시민과 조경이 한자리에 만나는 자리로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행사를 마친 후 조경분야와 각 참가업체가 얻은 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진지한 평가가, 박람회 지속성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세환 교수(한양대)는 “조경문화박람회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먼저 그는 꽃심기와 화분만들기에서 조경의 스펙트럼을 보여줄 콘텐츠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가 골목길 꽃가꾸기 사업 위주로 조경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식이 확산되면 조경분야가 국가적 아젠다를 수행하는데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4년제 대학졸업장과 석박사 학위가 필요없는 분야로 인식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세월호 사고로 11월로 행사가 연기됐지만, 앞으로 조경문화박람회는 식물과 환경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확산되는 4월에 ‘조경문화제’, ‘조경의날’을 함께 밀도있게 편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해주었다.


이처럼 조경문화박람회를 보는 시선이 다양한 갈래로 혼재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심장, 대한민국의 중심에 걸린 '조경'은 떨어진 조경인들의 사기를 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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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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