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분야에 파랑새가 온다"

[인터뷰]한태호 건설사조경협의회 회장
라펜트l나창호 기자, 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3-04

건설경기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IMF 이후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또 다시 호황이 몰려오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불황의 터널 끝에 당도했다는 것이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각 건설사들이 올해 상당 물량의 공동주택 분양계획을 잡아놓았다. 당분간 재개발과 재건축 시장이 크게 움직일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한태호 건설사조경협의회 회장(대림산업 부장)은 “조경분야가 새롭게 일어설 수 있는 시기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시장 트렌드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주도하는 건설사 조경담당자의 분석이라 기대감이 커진다. 건설사 조경직 네트워크의 중추인 건설사조경협의회(이하 건조회) 한태호 회장에게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한태호 건설사조경협의회 회장


극심한 불황, 건설사들의 생존전략
그동안 국내 주택/건축 시장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다. 건설사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지난해에는 IMF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로 중견 대형건설사들이 차례로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다. 2014년은 건조회 회원 신상에도 변화가 많았던 한 해였다.


건설사들은 해외사업 진출, 민간발주 사업 등 기존 공공공사 수주 및 국내 주택사업과 차별화된 자신들만의 전략으로 대응해 왔다. 국내 사업을 접고 글로벌화에 치중하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공공공사를 털어내는 회사도 있었다. 주택사업에서 손을 놓는 건설사도 있었고, 그러한 흐름을 역으로 전략으로 구사한 지방 중견건설사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이 밖에 부동산침체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에서 탄력을 받아 중견회사로 거듭난 건설사,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진 회사가 있었다. 정부정책과 경기에 따라 일반적인 패턴을 보여왔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풍경이다.


다수의 건설사들이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생존을 위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력투구해 왔다. 각 회사들은 설계와 시공 전반에 걸쳐 경제성검토(VE)를 시행해오고 있는데 이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였을 뿐만아니라, 상당한 기술력까지 갖추게 됐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적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배가된 셈이다.


건설사업, 파랑새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더이상의 건설경기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희망은 있었다. 복지정책으로 표류하던 건설사업이 정부의 정책적 변화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2월 27일부로 시행되는 ‘부동산 3법’이 그 중심에 있다. 부동산 3법이란, 부동산 시장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법 개정안'을 말한다.

법 시행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에 따른 우수한 품질을 갖춘 주택의 공급이 확대되고 구매수요도 늘어나게 된다. 또 재건축 부담금의 3년 부과유예가 확정됨에 따라 그간 미뤄온 재건축 사업들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여기에 다주택 재건축 조합원의 주택분양을 3주택까지 허용하면, 현금청산에 따른 사업성 저하를 방지할 뿐 아니라 분양받은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게 되어 민간임대주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표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여론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바꿔 생각하면, 지속적인 전세난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졌고, 신규주택에 대한 수요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이 가시화됨에 따라 대부분 건설사들이 상당한 물량의 공동주택분양 계획을 세워두었다. 재개발과 재건축 시장도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과거처럼 뜨거운 수주전과 분양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건설사 조경직의 역할이 다시한번 강조되는 기회가 왔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시기를 기점으로 침체된 조경설계분야도 다시 한번 일어설 기회가 되길 바라며, 아울러 조경공사업도 다시 한번 활황기에 접어들길 기대해 본다.


조경 트렌드, 건설사 차별화 전략 대두
앞서 언급했듯 많은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전략과 효과적인 사업관리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각 회사별로 다양한 디자인컨셉이 되어 흐름을 끌고가리라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이러한 차별화된 외부공간조성 기법, 즉 모던, 심플, 예술성, 건강, 고급, 경제성 등의 키워드가 조경 트렌드화 되지않을까 생각된다.




건설사조경협의회, 견고한 조직화
지난 1년, 건조회 회원사들도 건설경기 침체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회원들의 대외활동이 위축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6대 회장에 취임하며 천명한 것이 ‘친목’이었다. 회원사의 사기를 높이고, 내부적 결속을 강화해 단체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단체를 바로 세울 수 있는 ‘허리’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해 회원사의 중간관리자(차·과장급)들로 구성된 간사모임을 정례화 시켰다. 위와 아래를 아우르는 간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는 회원간 원활한 소통을 이루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여성회원 참여를 위한 여성위원회(위원장 박유정 삼성물산 부장)를 설치하는 한편, 고문과 회장단 모임(골프)도 가졌다. 가을 건조협 체육대회는 상당한 숫자의 회원이 참여해 교류의 장으로서 새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회장 2년차인 올해 역시 회원들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해로 만들고자 한다. 내부적 결속력을 갖춘 상태에서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참고로 최근 건조협 신년총회에서 GS건설의 조영철 부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선출돼, 내년부터 단체를 이끌어가게 된다.

올해는 신기술 신공법 답사가 2회 예정돼 있다. 컨테이너 식재로 수목을 생산하는 회사와 식물원 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원사간 또래 및 동기학번 모임도 활성화 시켜, 친목을 더욱 공공히 다져나갈 생각이다.


건설사 취업, 시공회사에서 경험하라
건설사 조경직을 희망하는 조경학도들이 있다.
건설사 조경직 채용은 공채를 통해 ‘건축/토목 관련학과’로 선발하는 곳이 많다. 따라서 선배나 아는 분을 통해 희망하는 회사가 조경전공자를 채용하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조경전공자는 비정기적으로 채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건설사 공채는 매년 하반기에 실시되는데, 학점, 토익, 사회봉사활동, 자기소개서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비정기적인 공채의 좁은문보다는 건설사 비정규직 취업(교수님 소개 등)으로 진입해 본인의 노력으로 정규직 전환 기회를 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럼에도 많은 건설사는 필요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대리나 과장급 조경직을 뽑는 빈도가 높다. 건설사 취업을 희망하는 조경인이라면, 조경시공회사나 조경설계사에 취업해 다양한 전문기술을 습득한 후 경력직으로 취업하는 것이 유리하다. 비교적 입사가 용이한 중소규모의 건설사에 들어간 후 경력을 쌓은뒤 대형 건설사 경력직으로 취업하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취업준비생에게 '건설사 취업보다 건실한 조경전문업체에 입사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시공회사의 경우, 처음 얼마간은 힘들고 어렵겠지만 본인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면, 그 회사의 임원이 되거나, 직접 회사를 경영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우리나라 조경시공회사에 젊은 대표들도 많다. 그들도 무수히 많은 현장경험을 쌓은 후, 이를 바탕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힘들고 어렵지만 처음 그 시기만 견딘다면, 조경전문가로서 날개를 달 수 있다.


후배 조경인 터전 닦아야
범조경계가 더욱 견고해지기 위해서는 건설경기 박동이 힘차게 뛰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주택 부동산 시장이 살아야 한다. 그러한 흐름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그리고 지금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길게 지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 부동산정책 완화, 소비자 주택수요 증가 등 많은 요소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그간 각 건설사들도 생존전략에 심혈을 기울였던 만큼, 보다 향상된 품질과 다각화된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글로벌 건설시장도 한 걸음 가까워 졌다.


 조경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조경인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적지않은 출혈이 있던 우리 조경업계가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조속히 재정비해, 우리 후배 조경인들이 설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것을 간절히 바래본다.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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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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