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기사 근본문제는 실무-교육의 미스매치”

조경기사 시험개선을 위한 공청회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5-06-21


 

“조경기사 합격률(난이도)은 허깨비에 불과하다”

 

전효중 박사는 “응시대상자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난이도 조절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지만, 6% 필기합격은 단편적인 현상만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해당 년도 첫시험 난이도가 상(上)이더라도, 그러한 문제유형이 책으로 출판되면 ‘하(下)’가 되는 것처럼 난이도는 대상이 체감하는 정도이기도 하거니와 국가도 쉽게 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보다는 ‘현장실무와 학교교육의 미스매치’라는 근본적 문제해결이 시급하다고 집어 말하였다.

 


 

일례로 그는 “현장에서는 앞으로 조경분야가 관리로 먹고살아야 한다고 말하는데, 학교 커리큘럼에는 관리가 반영되지 않거나 비중이 적은 곳이 대부분이다. 조경식재 교재도 현장실무와 달라, 학생들이 틀린 내용을 배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조경식재 최고 교재가 농업계 고등학교 교과서라는 것이 작금의 상황을 말해준다.”며 대학교육과 현장실무의 괴리를 좁히는 일, 즉 현장실무자의 적극적인 관여가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1% 극악의 필기 합격률로 도마 위에 오른 ‘조경기사 자격증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18일 한국조경사회 주최로 개최됐다. 

 

현재 조경자격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김규섭 선임연구원도 교육의 변화를 강조했다. 이미 공단에서는 4~5년 전부터 공급자(학교)가 아닌 수요자(고용주) 입장인 실무형 자격으로 포커스를 바꾸어 잡았다는 설명이다. ‘실무반영이 안되는 자격증은 퇴출시킨다’는 고용노동부의 큰 그림도 언급했다. 결국 학교교육과 실무에서 요구하는 괴리를 좁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강연을 위해 조경학과 학생들에게 기사자격 취득의 목적을 묻는다. 과반수 이상이 '공무원 시험'을 위한 가점을 위해 딴다고 말한다. 모순이다."

 


 

무엇보다 조경자격도 NCS(국가직무능력표준)와 신자격(과정평가형 자격과 일학습병행제)으로 국가에서 현장형 인재육성에 큰 흐름으로 잡고 있는만큼 조경자격제도, 나아가 조경교육 전반으로까지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응시자 감소에 대한 분석도 이목을 끌었다. 김 연구원은 "조경기사 응시자 감소가 난이도 문제만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기사 1회 2164명이 응시했고, 2회의 경우 1678명으로 감소하였는데, 반대로 산림기사와 식물보호기사는 큰 폭으로 응시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조경기사 자격증의 매력도와 연결되는 문제다.

 


 

주신하 교수(서울여대)도 자격증의 역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기사 자격증이 '공무원 시험'의 전단계로 활용되는 사례가 많으며, 오히려 설계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자격증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례로 조경기사 실기시험은 개념을 발전시키는 형태보다는 형식적인 완성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드로잉이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컴퓨터를 활용한 검증이 맞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유형도 '이건 모르겠지'가 아니라 '그걸 풀어야 자격이 있어'로 세심한 난이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박명권 대표(그룹한어소시에이트)는 "조경기사 자격증은 신입사원을 뽑는 잣대로 작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졸업작품의 포트폴리오와 실기테스트로 좋은 인재를 고를 수 있다"고 밝히며, 기사자격의 실무활용도를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대학마다 특성화 커리큘럼을 통해 특정분야(과목)에 집중하고 있으며, 설계의 경우에도 이론보다는 팀작업을 통한 스튜디오 교과목으로 편성하는 등 실습중심의 교육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신지훈 교수(단국대)는 현 조경기사 시스템을 목표로 학과 커리큘럼을 구성하는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단국대에서는 자격증 취득을 위한 특강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기 중 과제와의 충돌, 방학 중 참여도 저조 등' 난맥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시험에는 교과과정 외 영역의 문제가 많아 근본적으로 학교에서는 문제풀이 중심의 교육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진승범 수석부회장(한국조경사회)은 "대학은 단순한 직업인 양성소가 아니기 때문에, 실무에서 직업을 가지면, 인증하는 시스템으로 자격체계가 변화해야 한다."며 학생과 실무전문가, 그 중간단계에서의 자격을 제안했다.

 

김규섭 연구원은 "현재 NCS 과목(조경설계, 조경시공, 조경관리, 조경감리)을 기준으로 '조경설계기사, 조경시공기사'로 자격을 나누어 실무적합도를 높이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대신 공통과목을 포함시켜 부담을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방식의 자격제도 시험을 제안했다.

 

한편 지난해 조경기사 필기의 합격률은 6.1%였으며, 실기까지 포함하면, 2.44%의 전체합격률을 기록했다. 김태경 교수(강릉원주대)는 "현 시점에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과목수 조정, 즉 양적인 부분을 줄이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밝혔다.


(사)한국조경사회가 최근 조사한 설문에서도 과반수 이상이 과목조정이 필요하다고 나타났고, 그 중 현재 6과목에서 4과목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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