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우리의 정원문화 발전에 거는 기대

김용식 논설위원(영남대 산림자원및조경학과 교수)
라펜트l김용식 교수l기사입력2015-08-13

우리의 정원문화 발전에 거는 기대



우리나라의 정원문화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제는 수목원법에 국가정원을 포함한 정원관련법도 시행되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정원문화는 새로운 발전과 도약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새롭게 태동하는 국민적 관심도 정원발전에 큰 원동력이다. 극도로 도시화된 우리 사회에서 인간성 회복, 전통과 새로운 문화의 창출을 통해 정원문화가 우리 국민 속에 깊숙이 파고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음악은 흔히 가수의 이름이나 얼굴을 떠 올리는데, 그 이면에는 그 음악을 만든 작사·작곡가, 그리고 가수가 있다.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도 마찬가지로 각자의 재능을 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낸 경우이다. 정원발전과 가드너는 바늘과 실처럼 매우 밀접하다. 그러나 조경분야마저 정원관리의 핵심인 가드너를 음악세계의 딴따라처럼 대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정원문화의 관점에서 우리사회의 일반화된 폐해인 탑다운(top down) 방식에 많은 염려가 생긴다. 정원의 발전에는 직접 가꾸고, 키우고, 이를 통한 인간성 회복의 기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해외의 유명 정원은 자질 있는 가드너가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한두 해 유지하여 좋은 정원을 가질 수 있다면 별 문제없겠으나, 수준 높은 정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자질을 지닌 가드너의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미 1970년대에 천리포수목원은 해외 유수의 수목원이나 식물원에 직원을 장기간 파견해 선진기술을 습득해왔다. 2013년부터 천리포수목원, 신구대학식물원, 자굴산치유수목원은 우리나라 수목원관리 전문가양성을 위하여 1년 과정의 가드너 양성과정을 산림청 지원으로 3년 째 열고 있다. 과거 해외 유명 식물원과의 교류가 매우 제한적이었던 시절과 달리, 요즈음에는 특히 뜻있는 젊은이들이 해외에서 가드너교육을 이수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각 정원이 추구하는 조성과 관리목적에 따라 훈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이들 젊은이들이 필요한 곳에서 뜻을 펼칠 수 있는 환경조성도 매우 시급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조경관련 식물도감과 잡지, 그리고 식물원과 수목원, 심지어 관공서 건물 주변 식재지에 부착한 식물라벨 조차도 올바르지 않은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흔하다. 예를 들어 미국은 지난 1970년대만 하더라도 유럽에 비해 조경식물 분야가 많이 뒤졌으나 이제는 학명사용이 일반적이며, 궁극적으로 이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우리도 국제재배식물명명규약(ICNCP: International Code of Nomenclature for Cultivated Plants)에 따라 재배품종명을 정확히 사용해야 한다. 정원산업의 발전은 정확한 식물명의 사용이 생명이며, ICNCP가 유럽에서 이미 160여 년 전부터 체계화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배경을 알아야 한다.


또한 국립수목원에서 운영 중인 국가식물표준목록의 질적 향상과 일반인의 이용이 쉽도록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이번 수목원법 개정을 계기로 앞으로 우리나라의 정원발달과 우리 사회의 상생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관련분야는 건전한 경쟁과 협력으로 앞길을 헤쳐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정원과 관련 산업 발달은 국민의 생활환경 개선과 함께 우리 분야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원산업과 깊은 관련이 있는 원예학, 산림자원학 또는 조경학 관련 여러분은 아름다운 음악의 탄생을 위한 역할분담처럼 서로 통섭과 상생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고민해야할 것이다. 정부는 뒤에서 이를 적극 지원하여 전국 여기저기에서 아름다운 정원문화를 즐길 수 있기를 염원한다. 

_ 김용식 교수  ·  영남대학교 산림자원및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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